[MP 현장] 차인표 "최불암, 까마득한 후배 동등히 대한 웅숭깊은 어른"
입력 2026-10-30 20:21:17 | 수정 2026-10-30 21:15:47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국민 아버지' 고 최불암, 문화계·정계 조문 행렬 속 소박한 어른의 미소
차인표·김혜자·나문희·김혜수 등 시대 함께한 동료·후배들 마지막 인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정부, 최고 영예 '금관문화훈장' 추서
차인표·김혜자·나문희·김혜수 등 시대 함께한 동료·후배들 마지막 인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정부, 최고 영예 '금관문화훈장' 추서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큰 별이자 수십 년 간 온 국민의 가슴속에 가장 따뜻하고 넉넉한 '한국의 아버지'로 살아왔던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29일 향년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30일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에는 장례 첫날부터 문화·예술계와 정계를 아우르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온종일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비통함과 애도 속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배우로서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연극과 스크린,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한국 현대사의 희노애락을 묵묵히 품어 안았던 고인의 황망한 부고에, 시대를 함께 건너온 연예계 동료들 까마득한 후배 배우들까지 슬픔을 감추지 못한 채 고인의 마지막 길을 외롭지 않게 지켰다.
![]() |
||
| ▲ 한국의 아버지상을 대표해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사진은 30일 서울아산병원0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 ||
김혜자·나문희·차인표·김혜수 등 거장을 떠나보낸 배우들의 오열과 그리움
장례 첫날 빈소를 찾은 연예계 동료와 후배들은 한국 대중문화사의 한 축을 지탱해 온 거장이자 든든한 스승이었던 고인의 빈자리에 황망함과 슬픔을 털어놓았다.
특히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 고인과 묵직한 부자(父子) 호흡을 맞추며 인연을 맺었던 배우 차인표는 빈소를 찾아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차인표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현장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고인과의 특별한 추억을 회고했다.
그는 "현장에서 뵀던 선생님은 까마득한 후배들을 단순히 연기 지도를 받는 대상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인격적으로 늘 동등하게 대해주셨던 참으로 훌륭하고 웅숭깊은 분이었다"며 고인이 생전에 후배들에게 보여준 겸손과 배려의 어른다움을 되짚었다. 이어 "이제 고통과 아픔이 전혀 없는 저 하늘나라에서 부디 편안히 영면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린다"고 나지막이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대한민국 방송사에서 수십 년 간 고인과 가장 깊은 인연을 쌓아온 배우들의 애통함도 이어졌다.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무려 22년 간 양촌리 김 회장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시대의 어버이상을 완성했던 배우 김혜자는 깊은 슬픔 속에 근조 화환을 보내며 수십 년 동료이자 삶의 궤적을 함께해 온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지인의 부축을 받으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장례식장을 찾은 연기자 나문희 역시 고인과의 추억을 가슴에 묻었다. 나문희는 "선생님은 우리 모두의 큰 자랑이셨는데 이렇게 먼저 떠나시게 되어 마음 한구석이 너무나 섭섭하고 아프다"며 "함께 쌓아온 수많은 추억들을 평생 잘 간직하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 |
||
| ▲ 고 최불암의 빈소인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에는 후배 배우들을 비롯해 정계와 문화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 ||
과거 드라마 '사모곡'(1987)에서 고인의 아내인 배우 김민자와 모녀 호흡을 맞춘 것을 계기로, 생전 고인을 '아버지'라 부르며 딸을 자처할 만큼 각별한 정을 나눠왔던 배우 김혜수의 조문은 빈소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김혜수는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몰려오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채 줄곧 오열을 터뜨렸으며, 한동안 흐느낌을 거두지 못한 채 무거운 발걸음으로 빈소를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밖에도 고인과 연이 깊었던 수많은 배우와 방송인들의 회고가 잇따랐다. MBC '전원일기'에서 둘째 아들 용식이로 22년 간 부자 관계를 살았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데뷔작인 '강남가족'부터 '전원일기'까지 늘 아버지로 사셨기에 개인적으로는 진짜 가족이었다"며 "평상시에도 늘 아버지라 불렀는데 부고를 받게 돼 가슴이 무너진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배우 김성환은 "이순재 선배님과 함께 한국 드라마 역사를 쓰신 분이자 후배들을 끔찍이 아끼시던 참된 어른"으로 고인을 기렸고, 배우 박근형, 고두심, 선우용녀, 길용우, 양택조, 홍순창, 이천희·전혜진 부부를 비롯해 방송인 이상벽, 가수 진성, 조용필, 방탄소년단(BTS) 제이홉 등 대중문화계 전반에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애도의 물결이 몰려들었다.
'국민 수사반장'이자 '대한민국의 아버지'…정계와 사회 각계의 온기 어린 추모
고 최불암의 별세 소식에 정계와 사회 공공 분야 인사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50여 년 간 대중문화계는 물론 사회적 약자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해 온 고인의 넓고 깊은 발자취를 다 함께 기리기 위함이었다.
빈소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거 30년 가까이 서울시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도시를 알리는 데 앞장섰던 고인과의 인연을 회고했다. 오 시장은 "추진위원장을 맡으셨던 한강예술섬 프로젝트가 이제 막바지에 다다라 완성을 앞두고 있는데, 그 결실을 끝내 보지 못하고 가셔서 참으로 섭섭하다"며 "국민적으로 큰 사랑을 받던 국민 아버지이자 '국민 아재'였던 선생님을 떠나보내며 온 국민의 마음이 허전할 것"이라고 슬퍼했다.
1972년 명예 경찰로 위촉된 이래 반세기 넘게 한국 경찰과 인연을 맺어온 고인을 기리기 위해 빈소를 방문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고인은 14만 경찰은 물론 5000만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영원한 '수사반장'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고인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 |
||
| ▲ 고 최불암에게 정부는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사진=연합뉴스 | ||
또한 과거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인과 라이벌로 맞붙었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거 당시 단 한 번도 나를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으시고 늘 따뜻한 정으로 대해주셨다"고 회고했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국민들이 산업화 시대에 '해보자'는 용기를 내던 시절,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넉넉하게 의지하고 싶었던 대한민국의 참된 아버지"라고 고인을 고개 숙여 추모했다.
문화예술발전 공로 인정해 '금관문화훈장' 추서…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한편, 정부는 한국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고 한평생 이웃 사랑을 실천한 고 최불암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대한민국 문화예술계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전격 추서했다.
30일 빈소를 직접 방문해 고인에게 훈장을 전달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6월 병문안을 갔을 때만 해도 환하게 웃으시며 퇴원하면 막걸리 한 잔 나누자고 약속하셨는데, 그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하고 너무 빨리 떠나셔서 야속하고 애통하다"며 소회를 전했다. 최 장관은 "선생님은 늘 국민 곁에서 자상한 아버지이셨고, 우리 모두에게 정말 많은 업적을 남기신 분인 만큼 당연히 받으셔야 할 훈장이다. 국민을 대표해 훈장을 전달해 드렸으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장례는 그가 1985년부터 무려 40여 년 간 전국후원회장으로 봉사하며 온정을 쏟아온 인연을 기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엄수된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고인은 연기자이기 전에 한평생 아이들을 '또 하나의 나'로 품으셨던 진정한 어른이었다"며 아프리카 봉사, 김천소년교도소 뮤지컬 지도 등 나눔에 한평생을 바친 고인의 삶을 회고했다. 장례위원회에는 황영기 회장을 비롯해 이수성·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뜻을 모았다.
고 최불암의 발인은 오는 11월 2일 오전 7시 40분에 엄수된다. 이어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하는 장례 미사를 거행한 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거쳐 동화경모공원에서 영면에 들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