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울산·효성중공업 창원 등 국내외 신공장 잇단 가동
매출 증대 효과로 실적 성장 전망…추가 수주도 기대
중장기 성장 위한 투자도 지속…진입장벽 더 높인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전력기기 3사가 생산시설 증설 효과를 속속 거두면서 글로벌 시장 내 입지 강화가 기대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로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핵심 전력기기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증설을 통해 공급 역량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향후 수주 확대와 실적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내 전력기기 3사가 생산시설 증설 효과를 속속 거두면서 글로벌 시장 내 입지 강화가 기대된다. 사진은 효성중공업이 창원 초고압차단기 신공장 모습./사진=효성중공업 제공


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 변압기 신공장을 이달부터 본격 가동한다. 해당 공장은 AI 데이터센터용 제품과 765kV급 초고압변압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한다. 회사는 내년 11월까지 공장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울산 신공장 가동으로 HD현대일렉트릭은 연간 40~50대의 초고압변압기를 추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연간 2000억 원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도 신공장을 구축 중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제2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4월까지 준공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이번 증설로 미국 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이 약 50% 증대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늘어나는 추가 매출은 연간 2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효성중공업도 지난달 경남 창원에 초고압차단기 신공장을 준공했다. 신공장에서는 420kV·550kV·800kV급 수출용 초고압차단기를 생산한다. 이번 시설 확충으로 창원공장의 초고압차단기 생산능력은 기존보다 2배 확대됐다. 

미국 멤피스 공장에서도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말까지 멤피스 공장의 2차 증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해당 공장의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3억 달러에서 4억 달러 규모로 늘어난다. 

LS일렉트릭 역시 미국 유타주 생산시설 확충에 나섰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까지 공장 증설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배전반 등 전력기기 생산능력은 연간 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처럼 전력기기 3사가 일제히 증설에 나서는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한 전력 인프라 수요가 자리잡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로 전력 소모량이 늘어난 데다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도 도래했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의 계통 연계 수요까지 가세하며 전례 없는 전력기기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력기기 3사는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힘입어 수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신규로 수주하는 물량의 납기 역시 2028년부터 2030년까지 이어지는 등 공급 일정이 장기간 밀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수주에 대한 문의는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면서 AI 시대에 대응한 것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수년치 일감 확보…안정적 납기가 곧 '수주 경쟁력’

업계에서는 이번 증설 효과가 단순히 외형 확대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빅테크를 상대로 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전력 시장은 가격보다 납기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력기기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지가 사업자 선정의 주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생산능력을 확충한 국내 업체들은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고객사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존 수주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해 납기와 품질 경쟁력을 입증하면 고객사와의 신뢰를 강화하고 후속 프로젝트 참여 기회도 확보할 수 있다. 

그동안 공급 여력 부족으로 신규 주문을 제한적으로 받아야 했던 상황에서 벗어나 다양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생산능력 확대가 기존 고객사의 추가 발주와 신규 고객 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능력 확충에 따른 실적 성장도 예상된다. 기존 수주 물량의 매출 전환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추가 주문까지 확보하면 매출 규모를 한층 키울 수 있다. 또 생산능력 확대가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공장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경우 수익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전력기기 업체들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추가 투자를 진행하면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전력기기 3사는 추가 투자를 발표하며 생산능력 확대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1980억 원을 투입해 청주 배전캠퍼스 2단계 증설에 나서기로 했으며, 효성중공업도 멤피스 변압기 공장 3단계 증설을 내년부터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S일렉트릭도 텍사스주 배스트럽 캠퍼스에서도 생산 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전력기기 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투자가 향후에는 경쟁사들과의 체급 차이를 벌리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굳히는 진입 장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