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품종에 기댄 팽이버섯 시장…국산 ‘설단’·‘아람’으로 종자주권 속도
입력 2026-11-04 14:00:00 | 수정 2026-11-04 14:00:00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외래 품종 점유율 64.6%…농가 연간 로열티 부담 약 7억원
디지털 육종 ‘설단’, 개발 기간 69% 단축…생산 회전율도 높여
황금팽이 ‘아람’, 병당 생산량 23.8% 증가…농가소득 개선 기대
디지털 육종 ‘설단’, 개발 기간 69% 단축…생산 회전율도 높여
황금팽이 ‘아람’, 병당 생산량 23.8% 증가…농가소득 개선 기대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국내 팽이버섯 시장의 외래 품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국산 품종 보급이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육종 기술로 개발한 순백색 팽이버섯 ‘설단’과 생산성과 저장성을 높인 황금색 팽이버섯 ‘아람’이 대표 주자다. 품종 경쟁력을 앞세워 외국산 종균에 지급하던 로열티 부담을 줄이고 국내 버섯 산업의 종자 자립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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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팽이버섯 병 재배. 안정적 품질로 생산량도 증가했다./자료사진=농진청 | ||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팽이버섯 시장에서 외래 품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64.6%에 달한다. 국산 품종 점유율은 35.4%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재배 농가들이 매년 부담하는 품종 사용료(로열티)는 약 7억 원으로 추산된다.
외래 품종 의존은 단순한 로열티 지출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해외 종균 기업의 가격 인상이나 공급 불안, 품종 보호권 강화 등이 발생하면 국내 농가와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팽이버섯 시장은 흰색 품종이 95%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여서 가격 경쟁도 치열하다. 갈색 팽이버섯은 유통 과정에서 갓에 반점이 생기거나 밑동이 검게 변하는 등 상품성이 떨어지고 저장 기간이 짧아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설단’과 ‘아람’은 이 같은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국산 품종이다.
먼저 ‘설단’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순백색 외관과 갈색 팽이버섯의 우수한 기능성분을 함께 갖춘 품종이다. 2025년 품종 출원한 설단은 디지털 육종 기술을 활용해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농진청은 건국대학교와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팽이버섯 갓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밝혀내고, 이를 바탕으로 분자표지를 개발했다. 어린 균사체 단계에서 원하는 색깔의 유전형질을 미리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전통 육종 방식에서는 버섯 교잡과 선발에 154일이 걸렸지만, 분자표지 기술을 적용하면서 48일로 줄었다. 개발 기간을 약 69% 단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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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팽이 ‘아람’. 황금의 원소기호인 'Au(Auram)'를 친근한 순우리말 느낌으로 표현했다./자료사진=농진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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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진청이 개발한 국내산 순백색 팽이 ‘설단’. 눈(雪)처럼 하얀 갓이 작고 단정함, 깔끔하고 정제된 이미지를 담은 이름이다./자료사진=농진청 | ||
품질 경쟁력도 확보했다. 설단의 명도는 93.7로 외래 품종의 91.1보다 높아 더 희고 깨끗한 외관을 나타냈다. 첫 버섯이 나오는 시기와 전체 재배 기간도 외래 품종보다 1~2일 빨라 재배 회전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생육 과정에서 버섯이 배지에서 떨어지는 박리 현상도 줄어 상품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기능성분도 눈에 띈다. 설단은 천연 항산화 물질인 에르고치오네인이 대조 품종보다 93%,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은 91% 더 많이 함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관뿐 아니라 영양적 특성까지 고려한 품종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황금색 팽이버섯 ‘아람’은 생산성과 유통 경쟁력을 동시에 높인 품종이다. 2021년 품종 등록된 아람은 국내 야생 팽이버섯 자원을 활용해 기존 갈색 팽이버섯의 단점을 보완했다.
기존 갈색 팽이버섯은 유통 중 갓에 반점이 생기거나 밑동이 검게 변하는 현상으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아람은 야생 자원과의 교잡을 통해 밑동 흑변 현상을 줄이고 수확 이후에도 선명한 황금빛을 유지하도록 개발됐다.
생산량도 늘었다. 1400㏄ 병 기준 아람의 병당 수량은 350g으로 대조 품종인 갈뫼의 283g보다 23.8% 많다. 대가 곧고 단단하며 생육 후기까지 갓이 잘 벌어지지 않아 길게 재배해도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농진청은 이를 통해 농가 소득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20만 병을 재배하는 농가를 기준으로 병당 생산량이 283g에서 350g으로 증가하면 연간 출하량은 56.6톤에서 70톤으로 늘어난다. 5㎏ 상자당 약 2만 원의 시장가격을 적용하면 연간 조수입은 기존 2억2600만 원에서 2억8000만 원으로 약 5400만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아람은 유색 팽이버섯 품종 가운데 최초로 진공 포장 상용화에 성공했다. 기존 30일 이하였던 신선도 유지 기간을 최대 40일까지 늘려 장거리 유통과 수출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기능성분 역시 일반 흰색 팽이버섯보다 풍부하다.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은 3배, 가바(GABA)는 2.5배, 식이섬유는 1.4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이 치밀해 탕이나 찌개 등 가열 조리에서도 형태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 재배 현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충북 음성의 한 재배 농가는 설단에 대해 생육 회전이 빠르고 잡티 없이 깨끗한 흰색을 유지해 품질에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유통 현장 관계자도 아람은 찌개와 전골 등 고온 조리에서도 쫄깃한 식감이 유지되고 유통 중 신선도가 잘 보존돼 매장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농진청은 두 품종의 현장 정착과 보급 확대를 위해 신기술보급 시범사업과 주요 거점 농가를 대상으로 실증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청도와 나주 등 주요 거점 농가를 중심으로 재배 기술을 검증하고 농가별 맞춤형 재배 지침과 현장 기술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목표는 2030년까지 팽이버섯 로열티 지출액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다. 농진청은 국산 품종 점유율을 현재 약 35% 수준에서 66.6%까지 끌어올리고, 연간 로열티 지출액은 약 7억2000만 원에서 3억8000만 원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김대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설단과 아람은 외래 품종 점유율이 높았던 팽이버섯 시장에서 종자 주권을 확보하고 농가 소득 안정과 품종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품종”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육종 등 첨단 육종기술을 활용해 현장 수요에 맞는 품종을 개발·보급함으로써 농가 소득과 산업 경쟁력을 함께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