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완전변경…볼륨감 넘치는 펜더와 중형급 차체
모터 출력 강화로 합산 157마력…도심·고속 주행서 연비 26.3㎞/L
주행 직결감과 정숙성 대폭 개선…높아진 가격표 속 합리적 선택 필요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차체가 커지면 무게와 공기저항이 늘어 성능과 효율을 함께 높이기 어려워진다. 6년 만에 완전변경된 8세대 '디 올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몸집을 키우고도 출력과 연비를 모두 끌어올렸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의 힘으로 조용하고 부드럽게 움직였고, 속도를 높이면 이전보다 여유로운 가속 성능을 보여줬다.

4일 디 올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경기 일대 약 250㎞를 주행했다. 시승차는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에 선택 사양을 모두 적용한 모델이다.

디 올 뉴 아반떼는 전장 4765㎜, 전폭 1855㎜, 휠베이스 2750㎜로 이전 세대보다 각각 55㎜, 30㎜, 30㎜ 커졌다. 과거 중형 세단과 견줄 만한 크기로, 실제 차량을 마주하면 길고 넓어진 차체 비율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 디 올 뉴 아반떼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아반떼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신형 아반떼는 정통 3박스 세단의 균형감을 유지하면서 낮고 넓어진 자세를 강조했다. 외관은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아트 오브 스틸'을 바탕으로 완성했다. 전면부에는 좌우로 길게 이어지는 'H 엣지 라이팅'과 길게 뻗은 후드를 적용해 차체가 한층 넓고 낮아 보인다. 앞뒤 모서리를 사선으로 다듬고 램프를 안쪽에 배치해 오버행도 실제보다 짧아 보이도록 했다.

측면에서는 풍부하게 부풀린 앞뒤 펜더와 도어를 가로지르는 캐릭터 라인이 눈에 띈다. 펜더와 쿼터 패널에 강한 볼륨을 주고 승객석 부근은 안쪽으로 다듬어 머슬카를 연상시키는 단단한 비례를 구현했다. 긴 후드에서 쿠페처럼 매끄럽게 흐르는 루프라인까지 이어지는 실루엣은 스포티한 분위기를 더한다.

후면부는 H를 형상화한 수평형 리어램프와 볼륨감 있는 펜더를 통해 넓고 안정적인 자세를 강조했다. 별도의 범퍼가 두드러지지 않도록 하단부를 정리하고 디퓨저 형태의 장식을 더해 스포츠 세단에 가까운 인상을 만든다.

실내에서는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대칭형 레이아웃과 더블 D컷 스티어링 휠이 스포티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크래시패드 중앙에는 16대 9 비율의 14.6인치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플레오스 커넥트'를 배치했다. 공조장치와 비상등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에는 물리 버튼을 남겨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 디 올 뉴 아반떼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아반떼 2열./사진=김연지 기자

전자식 변속 레버를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 옮기면서 센터콘솔의 활용도도 높아졌다. 비워진 공간에는 히든 콘솔 케이스와 스마트폰 듀얼 무선 충전 시스템을 배치했다. 변속 조작부가 사라지면서 작은 물건을 두거나 스마트폰을 충전하기도 한결 편해졌다.

시승차에는 운전석 앞에 차속과 변속단, 주행 경로 등을 표시하는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도 적용됐다.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운전자의 시선 가까이 배치해 전방에서 눈을 크게 떼지 않고 확인할 수 있었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앱 마켓을 통해 내비게이션과 음악 스트리밍, 게임 등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다. 다만 새로운 화면 구성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곧바로 돌아가는 물리 버튼이 없고 하이브리드 에너지 흐름을 확인하는 화면도 차량 설정 안쪽에 있어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기는 쉽지 않았다.

늘어난 차체 크기는 실내에서 더욱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휠베이스를 30㎜ 늘리고 1열 시트와 루프라인을 새롭게 설계해 2열 공간을 확보했다. 쿠페처럼 날렵하게 흐르는 지붕 형태에도 머리 위 공간이 답답하지 않았고, 성인 여성이 앉았을 때 무릎 앞에도 넉넉한 여유가 남았다.

   
▲ 디 올 뉴 아반떼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아반떼 측후면./사진=김연지 기자

트렁크 적재용량은 VDA 기준 479L다. 위아래 열림 폭도 기존보다 45㎜ 넓혀 부피가 큰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도록 했다. 2열 좌석을 접으면 긴 짐도 실을 수 있어 장보기부터 여행과 레저 활동까지 폭넓게 대응할 수 있다.

디 올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에는 3세대 스마트스트림 1.6 GDI 하이브리드 엔진과 2세대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가 탑재됐다. 최고출력 45㎾, 최대토크 203N·m의 구동모터와 1.49㎾h 고전압 배터리를 조합해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 157마력과 최대토크 27.0㎏f·m를 발휘한다.

실제 주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전기모터의 존재감이었다. 시스템 출력은 이전보다 16마력 높아졌지만 체감되는 변화는 수치 이상이었다.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으면 전기모터가 차체를 조용하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정차와 출발이 반복되는 구간에서도 동력이 갑작스럽게 이어지거나 차체가 울컥거리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엔진이 개입하는 순간에도 소리와 진동이 거칠게 두드러지지 않아 모터에서 엔진으로 동력이 넘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러웠다.

전기모터가 엔진보다 이른 시점부터 힘을 내기 때문에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차체를 경쾌하게 밀어냈다. 도심에서는 민첩하게 반응했고 고속도로 합류나 추월을 위해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도 답답함 없이 속도를 높였다.

   
▲ 디 올 뉴 아반떼./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아반떼./사진=김연지 기자

모터가 힘을 보태면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엔진 회전수를 높여야 하는 상황도 줄었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엔진이 비교적 낮은 회전수를 유지해 실내가 차분했고, 속도를 높일 때도 엔진음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현대차 연구소 자체 시험 기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의 발진 가속 성능은 기존보다 5.8% 개선됐다. 시속 80㎞에서 120㎞까지의 추월 가속 성능은 16.7% 향상됐으며 최고속도도 시속 187㎞로 높아졌다.

하이브리드 전용 6단 DCT도 새롭게 다듬었다. 구동모터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 후진하는 방식을 적용해 변속기 내부의 후진 기어 관련 부품을 없앴다. 후진할 때는 전기모터만으로 차체를 움직여 엔진 소리나 변속 충격 없이 매끄럽게 이동했다. 저마찰 볼베어링과 저점도 오일 적용으로 변속기 전달 효율도 기존보다 약 0.8% 높였다.

승차감은 부드러움과 탄탄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차체가 위로 거칠게 튀어 오르지 않았고, 뒷바퀴가 턱을 넘은 뒤에는 상하 움직임을 빠르게 정리했다. 거친 노면에서는 잔진동이 일부 전달됐지만 충격이 날카롭게 실내로 파고들지는 않았다.

전륜 서스펜션에는 3세대 주파수 감응형 밸브인 SFD3를 적용했다. 차체 움직임이 크게 발생하는 저주파 영역에서는 거동을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잔진동이 반복되는 고주파 영역에서는 진동을 정제한다.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인 HRS2도 과속방지턱처럼 큰 충격이 들어올 때 이를 부드럽게 받아낸다.

   
▲ 디 올 뉴 아반떼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아반떼 트렁크./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아반떼 2열 폴딩한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용된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굽은 길에서 장점을 드러냈다. 다소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해도 차체가 바깥으로 크게 밀리지 않았고, 뒷바퀴가 차체를 안정적으로 받치며 의도한 방향을 따라갔다. 부드러워진 승차감 속에서도 차선 변경과 굽은 구간에서는 민첩하고 탄탄한 움직임을 유지했다.

정숙성은 파워트레인과 차음 설계가 함께 만든 결과다. 전기모터가 엔진의 부담을 덜어준 데다 플로어 카펫 이중 레이어와 대시 흡음 패드, 흡음 타이어가 외부 소음과 노면 소음의 유입을 억제했다. 윈드실드와 전석 도어에는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하고 A·B필러와 아웃사이드 미러 주변의 실링 구조도 보강했다. 고속 주행에서도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크게 거슬리지 않아 준중형 세단 이상의 차분한 실내 분위기를 만들었다.

효율은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강점이다. 정부 신고 복합연비는 17인치 휠 기준 21.2㎞/L다. 18인치 휠 모델은 빌트인 캠 적용 여부에 따라 19.5∼19.9㎞/L의 복합연비를 확보했다. 차체를 키우고 출력까지 높이면서도 기존보다 높은 효율을 달성했다.

실제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연비는 26.3㎞/L였다. 주행 환경과 운전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정체가 반복되는 구간이 포함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상적인 수치다. 가다 서기를 반복할 때 전기모터와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하이브리드의 장점이 연비로 이어졌다.

파워트레인 외에도 공기저항과 주행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데 공을 들였다. 차체 모서리와 에어로 휠, 세미 외장형 액티브 에어 플랩, 엔진룸 풀 언더커버를 통해 공기 흐름을 정돈했다. 공기저항계수는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의 0.28에서 0.26으로 낮아졌다.

   
▲ 디 올 뉴 아반떼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 디 올 뉴 아반떼 실주행 연비./사진=김연지 기자

회생제동 활용 범위도 넓혔다. 시속 10㎞ 이하의 정차 직전까지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버려지는 에너지를 줄였다. '스마트 회생제동 3.0'은 전방 차량과 주행 상황에 따라 감속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앞차가 멈추면 정차까지 지원한다. 실제 주행에서도 회생제동이 갑작스럽게 차체를 잡아당기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내비게이션과 전방 차량 정보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계층형 예측 제어'도 적용했다. 주행 경로와 교통 상황을 바탕으로 배터리 충전 상태를 조절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정차 중 엔진을 켜지 않고 고전압 배터리로 공조장치와 인포테인먼트를 이용할 수 있는 스테이 모드도 갖췄다.

안전·편의사양도 강화했다. 전자식 변속 레버의 P 버튼을 계속 누르면 가속을 제한하고 네 바퀴에 유압 제동을 작동시키는 P단 긴급제동 기능을 현대차 최초로 적용했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는 고속도로뿐 아니라 일반도로의 과속방지턱과 교차로, 안전 구간에서도 주행 상황에 맞춰 속도를 조절한다.

기억 후진 보조는 시속 30㎞ 이하로 전진한 경로를 최대 50m까지 저장한 뒤 후진할 때 조향을 지원한다. 실제로 기능을 작동하자 스티어링 휠이 앞서 지나온 경로에 맞춰 스스로 움직이며 차량을 뒤로 이끌었다. 운전자는 주변을 살피며 가속과 제동만 조절하면 돼 좁은 길에서 후진할 때 느끼는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와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10개의 에어백도 적용됐다.

세제혜택 적용 후 가격은 모던 2942만 원, 프리미엄 3261만 원, 인스퍼레이션 3599만 원이다. 계약 첫날 전체 아반떼 계약 1만1094대 가운데 하이브리드 비중은 27.5%를 기록했다. 기존 아반떼의 하이브리드 선택 비율 14.8%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디 올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넓어진 공간과 향상된 출력, 정제된 승차감에 높은 효율까지 고르게 담았다. 일상 주행에서는 고요하고 부드러우며, 가속이 필요한 순간에는 전기모터가 든든하게 힘을 보탠다. 다만 준중형 세단으로서 높아진 가격대는 선뜻 선택하기에 부담스러운 요소다. 높은 경제성과 대폭 강화된 상품성이 올라간 가격만큼의 가치를 제공하는지는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