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흑자 유지·SK온 매출 회복 기대…LG엔솔은 수익성 둔화 전망
유럽 전기차·북미 ESS 중심 사업 확대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SDI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확대를 바탕으로 흑자 기조 유지를 기대하고 SK온도 전기차 배터리 판매 회복을 전망하는 반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3사 모두 유럽에서는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응하고 북미에서는 ESS 사업을 확대하는 공통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생산시설 가동 시점과 비용 부담, 실제 매출 반영 속도에 따라 실적 개선에는 차이가 나타날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4분기 실적 전망과 시장별 대응 전략을 공개했다.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9조6434억 원, 영업이익 756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SDI는 매출 4조6856억 원, 영업이익 4078억 원을 거뒀으며 SK온은 매출 1조5263억 원, 영업손실 805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북미 ESS 시장 성장과 유럽 전기차 수요 회복이 4분기 실적의 공통적인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규 생산라인 가동에 따른 비용과 판매 물량 증가 시점에 따라 수익성 개선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유럽선 전기차·북미선 ESS…배터리 3사 공통 전략

배터리 3사가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시장은 유럽 전기차와 북미 ESS다.

유럽에서는 고유가와 주요국의 보조금 지원 확대에 힘입어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북미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력망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ESS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고객사에 공급하는 고전압 미드니켈 파우치형 배터리와 원통형 배터리의 견조한 출하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에서는 올해 말까지 5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ESS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내년 말에는 7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계획된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2028년까지 북미 ESS 공급 물량 대부분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SDI도 유럽 보급형 전기차 모델에 대한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분기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을 시작했으며 4분기에도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미에서는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를 중심으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 초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해 같은 달 중순부터 셀을 출하했으며, 12월에는 삼성배터리박스(SBB) 완제품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2개를 추가로 ESS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올해 10월까지 확보한 ESS 수주는 60GWh 이상으로, SPE와 울산 생산라인을 2028년까지 풀가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온 역시 북미 ESS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 네오볼타파워와 2027년부터 5년간 총 9GWh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 소재업체들과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고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SK온은 ESS 사업의 본격적인 확대에 앞서 4분기 주요 전기차 고객사의 판매 회복이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삼성SDI 흑자 유지·SK온 회복 기대…LG엔솔은 수익성 부담

삼성SDI는 미국 ESS 생산 확대와 소형 배터리 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4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SPE의 LFP 양산 본격화와 기존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생산라인의 물량 확대, 데이터센터용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공급 증가가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현지 생산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 확대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 배터리 사업에서는 미주 고객사에 대한 전기차용 원형 배터리 판매 재개와 신규 스마트폰용 파우치 배터리 초도 물량 공급으로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SK온은 주요 전기차 고객사의 판매량 증가에 따른 부분적인 매출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

3분기에는 주요 고객사 판매 감소로 매출이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전사적인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체결한 ESS 배터리 공급계약에 따른 매출도 4분기부터 발생할 예정이다.

SK온 관계자는 "4분기 주요 고객사의 판매 물량 증가에 따른 일부 회복을 예상하면서 ESS 사업 확대와 원가 절감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올해 매출 성장 목표까지 상향했지만 4분기 수익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생산보조금을 포함한 올해 매출 성장 목표를 기존 전년 대비 10% 중반~20% 수준에서 35~40%로 높였다. 4분기에도 ESS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약 40%, 전체 매출은 약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수익성 둔화를 전망한 것은 3분기에 반영된 일회성 이익이 사라지는 데다 신규 생산시설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3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AMPC 4169억 원과 일부 전기차 고객사의 일회성 보상금이 포함됐다. 4분기에는 이러한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는 동시에 혼다 합작법인의 ESS 생산시설 추가 가동에 따른 초기 고정비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응해 기존 생산시설의 가동률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40% 이상 줄이고 원재료 조달처 다변화 등을 통해 비용 절감에도 나설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의 실적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ESS 사업의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신규 생산시설의 가동률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 인식했던 여러 일회성 요인이 소멸되는 기저효과가 있고, 4분기 예정된 합작공장의 ESS 생산능력 추가 가동 준비에 따른 초기 고정비 부담도 발생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4분기 수익성은 일부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