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이념 갇힌 주병기의 뻔하디뻔한 '내로남불'
대한민국 먹여 살리는 건 관료 아닌 혁신하는 기업
   
▲ 조우현 산업부 기자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궁금했다. 요즘 세상에도 대기업을 착취자 내지는 타도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는 사람이 있다니, 대체 어떤 삶을 살았길래 80년대 운동권 대자보 수준의 이분법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걸까. 찾아보니 경제학을 전공한 뒤 일평생 기업을 악으로 규정하는 이론을 쌓아올린 사람이었다. 그 시절 대학가를 휩쓸었던 낡은 이념 안에서 청춘을 보낸 이들의 전형적인 확증편향이다. 배운 게 그것뿐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가 착취와 피착취로 고정돼 있으니, 고귀한 기업가정신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을 것이다. 그럴 수 있다.

그런 그가 공정거래위원장이라는 완장을 찼으니 물 만난 물고기가 된 것도 당연하다. 취임 후 그가 한 일은 기업인을 만나 자신의 철학을 훈계하듯 설파하는 거였다. 현장에서 '운동권스러운' 말들을 내뱉는 그의 말을 받아치며 반론할 포인트를 정리하다가 이내 그만뒀다. 말을 보탤수록 그 빈약한 논리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거창하게 반박할 만큼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어쨌든 그는 이론만으로 그치지 않고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 폭탄과 전방위 직권조사, 촘촘한 그물망 규제들을 줄줄이 쏟아냈다. 다소 파격적이긴 하지만 그간 공정위원장들의 행보와 결을 같이할 뿐 특이점은 없었다. 대한민국 공정위는 단 한 번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민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시장의 심판관을 자처하며 기업을 압박하는 역사가 이어졌을 뿐이고, 주 위원장 역시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전형적인 관료 중 하나에 불과했다.

가장 놀랍지 않았던 대목은 그 역시 '내로남불'의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거창하게 공정과 분배를 외치는 사람들은 꼭 그래야만 정체성이 완성되는 걸까. 주 위원장 역시 25억 자산가임에도 불구하고 5년간 30번 넘게 세금을 상습 체납해 집이 압류당하고, 과태료를 안 내 차가 14차례나 압류를 당했었다고 한다. 또 수년간 정기적으로 받은 강연·자문료는 '기타소득'으로 둔갑시켜 수천만 원의 세금을 아꼈다.

   
▲ 대한민국 공정위는 단 한 번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민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시장의 심판관을 자처하며 기업을 압박하는 역사가 이어졌을 뿐이고, 주 위원장 역시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전형적인 관료 중 하나에 불과했다. 사진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0월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토지 불로소득에 국민이 분노한다"고 공언함과 동시에, 본인의 배우자는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에 1억 원의 웃돈을 얹어 사들여 8억 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부모 배경이 입시를 좌우한다며 '개천용지수'를 만들어 이름을 날렸지만, 자신의 자녀는 최상위권 국제고에 진학시켰다. 물론 집으로 시세차익을 남기거나, 자녀가 특목고에 진학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주 위원장 본인이 이런 것들을 '적폐'라고 규정했으니 이야기하는 거다.

사실 "어차피 중요한 사람도 아닌데"라며 넘겼던 나부터 그랬으면 안 됐다. 주 위원장 같은 사람들 대부분이 위선과 내로남불 언저리에 있는 것이 놀랍지 않은 세상이 됐다지만, 그렇다고 잘못마저 희석되는 것은 아니다. 그 뻔한 위선에 익숙해져 방관하는 사이, 알량한 권력에 희생당하는 것은 결국 기업이기 때문이다. 주 위원장은 떳떳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맞고, 그런 그가 '감히' 대기업을 착취의 대상 내지는 규제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대한민국에서 부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주체는 주 위원장 같은 관료가 아니라 생존을 걸고 혁신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세상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혁신, 수만 명의 직원이 받는 월급과 미래의 터전, 국가 복지를 떠받치는 세수까지 전부 기업의 고군분투에서 나온다. 그럼에도 요즘 주병기 위원장의 시선은 쿠팡을 향해 있는가 본데 꿈도 야무지다. 생각해보라. 내일 당장 로켓배송이 멈춘다면 과장 조금 보태 온 나라가 마비되겠지만, 공정위가 사라진다 한들 공정위 직원들과 그 가족들만 곤란해질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공정위보다 쿠팡이 더 중요한 조직이니 자중하란 뜻이다.

세상은 늘 정반합의 흐름 속에 있다. 관료가 낡은 이념으로 기업을 옥죄려 들수록 시장의 가치를 증명하는 기업의 힘 역시 더 또렷해질 뿐이다. 그동안은 민주화니 뭐니 하며 어영부영 반기업 논리가 통했다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분위기 파악해야 한다. 기업은 공정위 '따위'에 그런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다. 혹시 이해하기 어렵다면 외우시라. 머리는 머리카락을 기르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이치를 깨우치라고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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