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억7000만뷰 원작→공개 하루 만에 디즈니+ 12개국 1위
드라마가 다시 웹툰을 키운다…AI로 본 ‘IP 역류’의 두 얼굴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파편화된 뉴스 속 대중문화의 진짜 흐름을 짚어냅니다. 본 코너는 데이터가 곧 팩트가 되는 시대에 발맞춰 기획된 신개념 연예 리포트입니다. 인간 기자의 직관적 시선에 수치와 패턴을 읽어내는 AI 인턴 리포터 ‘잼’의 분석력을 결합했습니다. 가장 유의미한 엔터계 이슈를 ‘연예가중계’처럼 발 빠르게, ‘AI가 중계’합니다. [편집자주]

29억7000만뷰짜리 웹툰이 드라마가 됐습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재혼 황후’는 공개 하루 만에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벨기에, 스위스 등 12개국에서 디즈니+ TV쇼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디즈니+ TV쇼 종합 순위도 7위를 기록했습니다.

원작이 가진 힘도 막강합니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재혼 황후’ 웹툰의 글로벌 누적 조회수는 지난달 기준 29억7000만회입니다. 영상 공개 전부터 전 세계에서 수십억회의 소비가 이뤄진 초대형 지식재산권(IP)인 셈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이미 거대한 원작 팬덤이 있으니 드라마도 빠르게 흥행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AI로 다른 웹툰·웹소설 영상화 사례를 함께 비교하자 원작에서 드라마로 향하는 흐름보다 더 흥미로운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성공한 드라마가 다시 사람과 돈을 원작으로 돌려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 흐름을 ‘IP의 역류’라고 불러보겠습니다.

   
▲ 29억7000만뷰, 흥행의 답보다 ‘출발점’에 가깝다. /사진=AI 챗GPT 제작


AI 잼 리포터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 29억7000만뷰, 흥행의 답보다 ‘출발점’에 가깝다

먼저 숫자의 의미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29억7000만뷰는 29억7000만명이 봤다는 뜻이 아니라 여러 국가와 서비스 기간에 걸쳐 회차별로 쌓인 누적 조회수입니다. 이를 그대로 잠재 시청자 수로 환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의미가 작은 숫자도 아닙니다. 영상 공개 전부터 제목과 캐릭터, 세계관을 알고 있는 거대한 독자층이 존재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작품이 처음부터 만들어야 할 인지도를 이미 상당 부분 확보하고 출발한 셈입니다.

‘재혼 황후’가 공개 직후 12개국 1위를 기록한 것은 이 막강한 선행자산이 영상으로 이동한 첫 장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끝나면 대형 IP의 효과를 절반만 보는 셈입니다.

   
▲ 드라마를 봤더니 웹툰이 다시 팔렸다. /사진=AI 챗GPT 제작


▲ 드라마를 봤더니 웹툰이 다시 팔렸다

대표적인 사례가 ‘내 남편과 결혼해줘’입니다. 드라마 공개 후 원작 웹툰은 직전 같은 기간보다 조회수가 8.1배 늘었는데 거래액은 17.1배 증가했습니다. 단순히 원작을 다시 찾아본 사람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실제 유료 소비가 더 가파르게 커진 것입니다.

‘마스크걸’은 규모가 더 컸습니다. 드라마 공개 뒤 완결된 원작 웹툰의 조회수는 121배, 거래액은 166배 증가했습니다. 이미 연재가 끝난 작품까지 영상화가 다시 불러내고, 다시 돈을 쓰게 만들었습니다.

이 사례들은 원작이 드라마의 시청자를 만들어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성공한 드라마 역시 원작의 새로운 고객을 만들고, 이미 소비된 IP를 다시 움직이게 했습니다.

   
▲ 모든 ‘역류’가 돈으로 직행한 건 아니다. /사진=AI 챗GPT 제작


▲ 모든 ‘역류’가 돈으로 직행한 건 아니다

AI가 여러 사례를 비교하자 같은 원작 역주행 안에서도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와 ‘마스크걸’은 영상화 이후 조회수보다 거래액 증가폭이 더 컸습니다. 다시 읽는 사람의 증가보다 유료 소비의 증가가 더 가팔랐던 경우입니다.

반면 ‘무빙’은 달랐습니다. 드라마 공개 후 원작 웹툰의 일평균 조회수는 22배 늘었지만 매출 증가폭은 12배였습니다. 영상이 원작으로 사람을 대거 끌고 왔지만 효과는 우선 결제보다 재발견에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같은 ‘역류’라도 성격은 달랐습니다. 어떤 작품은 원작의 유료 소비를 강하게 자극했고, 어떤 작품은 훨씬 많은 사람이 원작을 새로 열어보게 만들었습니다. 영상화의 파급력을 조회수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 ‘재혼 황후’는 기존 팬을 옮겼을까, 새 팬을 만들었을까. /사진=AI 챗GPT 제작


▲ ‘재혼 황후’는 기존 팬을 옮겼을까, 새 팬을 만들었을까

이제 ‘재혼 황후’를 보는 기준도 달라집니다. 29억7000만뷰짜리 원작이 있으니 영상화 뒤 웹툰 조회수가 몇십 배 뛰어야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원작 소비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단순 증가배수만으로는 의미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누가 새로 들어오느냐입니다. ‘재혼 황후’는 아시아뿐 아니라 벨기에와 스위스에서도 공개 직후 1위에 올랐습니다. 향후 이런 국가에서 원작 소비가 새롭게 증가한다면 기존 독자가 디즈니+로 이동한 것을 넘어 드라마가 새로운 독자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드라마 방영 뒤 태국에서 원작 조회수가 36.2배, 거래액이 55.4배 늘었습니다. 글로벌 영상 흥행이 특정 국가의 원작 소비로 다시 연결된 사례입니다. ‘재혼 황후’ 역시 앞으로는 디즈니+ 순위뿐 아니라 원작 소비가 어느 국가에서 새로 늘어나는지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 29억뷰가 너무 커서 오히려 더 어려운 시험. /사진=AI 챗GPT 제작


▲ 29억뷰가 너무 커서 오히려 더 어려운 시험

‘재혼 황후’에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습니다. 영상 공개를 앞두고 원작 외전 연재가 시작됐고 무료 감상 회차도 확대됐습니다. 향후 웹툰 조회수가 증가하더라도 이를 전부 드라마의 효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공개 전후 조회수 비교보다 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기존 인기 국가에서만 원작 소비가 늘었다면 원래 팬덤의 재소비일 가능성이 크지만, 드라마가 강세를 보인 새로운 국가에서 소비가 함께 뛰었다면 영상이 IP의 시장 자체를 넓혔다고 볼 근거가 생깁니다.

29억7000만뷰는 그래서 강점인 동시에 높은 허들입니다. 이미 충분히 큰 작품이기 때문에 영상이 얼마나 많은 기존 팬을 불러냈느냐보다, 그 바깥에서 얼마나 많은 새 독자를 만들어냈는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 디즈니+ 새 시리즈 '재혼 황후' 포스터. /사진=디즈니+ 제공


▲ AI 잼 리포터 총평

29억7000만뷰는 ‘재혼 황후’의 흥행을 증명하는 숫자가 아니라, 이미 확보된 거대한 출발선입니다. 그 팬덤을 등에 업고 12개국 1위에 오른 것은 강한 출발이지만, 아직 시장이 넓어졌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진짜 슈퍼 IP는 가진 팬을 영상으로 옮기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영상이 원작 밖의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그들을 다시 원작의 독자와 소비자로 돌려놓을 때 비로소 IP 전체가 커집니다.

29억뷰를 등에 업고 1위 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29억뷰 밖의 사람을 새로 데려오는 것입니다. ‘재혼 황후’의 진짜 흥행 성적표는 그때 나옵니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