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도물량 19.6톤 상하이행…프리미엄 유통매장 입점 추진
동남아 편중, 수출시장 다변화 기대…경남 단감농가 새 판로 확보
정부, 선전 APEC 계기 현지 판촉전…중국 소비자 공략 본격화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17년간 닫혀 있던 중국 시장의 문이 열렸다. 한국산 단감이 처음으로 중국 수출길에 오르면서 국내 과일 수출시장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동남아시아에 집중됐던 단감 수출시장을 세계 최대 감 생산·소비국인 중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되면서 농가 소득 증대와 국내 수급 안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 농림축산식품부와 aT가 6일 경남 창원시 동읍농협에서 한국산 단감의 중국 첫 수출 선적식을 개최했다./자료사진=농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6일 경남 창원시 동읍농협에서 한국산 단감의 중국 첫 수출 선적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수출되는 물량은 약 19.6톤으로, 10㎏들이 1960상자 규모다. 부산항을 출발해 오는 10일 상하이에 도착한 뒤 현지 수입업체를 통해 시티슈퍼(City Super) 등 고급 유통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이번 수출은 지난해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국산 감 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1년 만에 이뤄진 성과다. 특히 당초 예상보다 중국 측 수출 승인 절차가 약 한 달 앞당겨지면서 올해 중국 선전 APEC 정상회의와 연계한 현지 시장 공략도 가능해졌다.

한국산 감의 중국 수출 검역협상은 2008년 시작됐다. 병해충 검역 등 양국 간 까다로운 절차로 17년간 진전을 보지 못했지만 지난해 11월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한중 정상회담에서 수출 검역요건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후 정부는 올해 2월 한국산 감 생과실의 중국 수출검역요령을 시행하고 5월 경남 지역 5개 수출단지를 지정하는 등 후속 절차를 진행했다. 중국 측의 원격 현지조사를 거쳐 지난달 30일 수출과수원 25곳과 선과장 6곳이 중국 해관총서(GACC)의 검역등록 목록에 최종 등재됐다.

이번 중국 진출의 경제적 의미는 수출시장 다변화에 있다. 2025년 한국산 감 수출량은 3217톤, 수출액은 580만4000달러였다. 이 가운데 필리핀·말레이시아·홍콩·싱가포르·베트남 등 5개국이 전체 수출 물량의 79.7%를 차지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중국이라는 대형 시장이 추가된 것이다.

특히 경남 지역 농가의 기대가 크다. 경남은 지난해 국내 단감 수출량의 약 99%를 담당한 핵심 산지다. 수출량은 3202톤, 수출액은 574만6000달러에 달했다. 김해·창원·사천 등 주요 산지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이 새로운 판로로 자리 잡을 경우 지역 농가의 수출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수확기 출하 물량을 해외로 분산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수출시장이 넓어지면 국내 시장에 집중되는 물량을 조절할 여지가 생기고, 이는 수급 안정과 가격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기대다. 다만 실제 농가 소득 개선과 가격 안정 효과는 중국 현지 판매 실적과 지속적인 수출 물량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정부는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한국산 단감의 품질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중국산 감이 주로 떫은감을 후숙해 먹는 방식인 것과 달리 한국산 단감은 별도의 후숙 과정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아삭한 식감과 높은 당도가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앞세워 중국 내 프리미엄 신선과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마케팅도 본격화한다. aT는 상하이·베이징·홍콩 지사를 거점으로 중국 화동·화남·화북 등 3대 권역에서 연말까지 판촉과 소비자 체험행사를 추진한다. 상하이에서는 오는 14일부터 12월 27일까지 과일 도매시장과 고급 유통매장을 중심으로 론칭 판촉전을 진행한다.

베이징에서는 19일 식품 바이어 35개 사를 초청해 상품설명회를 열고, 20일부터 22일까지 소매상품전시회에 참가한다. 선전에서는 18~19일 APEC 정상회의와 연계해 21일부터 24일까지 K-푸드 소비자 체험행사와 기업 간 거래(B2B) 바이어 상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수출이 지속적인 수출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과제다. 중국 현지 소비자의 선호도와 가격 경쟁력, 유통망 확보, 검역 기준 준수 등이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첫 수출 이후 병해충 관리와 선과장 검역을 지원하고, 현지 소비자 반응과 유통 성과를 토대로 수출단지 확대와 판로 다변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한국산 단감의 중국 수출은 17년에 걸친 검역협상과 정상외교, 경남 단감 농가와 수출업체가 함께 준비해 온 노력의 결실”이라며 “검역 관리부터 현지 판촉까지 빈틈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17년간 이어진 검역 장벽을 넘어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한국산 단감의 이번 수출이 국내 농산물의 중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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