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해도 남는 게 없다”…LG엔솔 ESS 입찰 불참, 정부 지원책 실효성 논란
입력 2026-11-06 14:58:32 | 수정 2026-11-06 14:58:32
김하늘 기자 | ais8959@mediapen.com
LG엔솔, 3차 ESS 입찰 불참…출혈경쟁 속 수익성 확보 우선
적자 기업에 세액공제 실효성 논란…업계, 직접환급제 도입 촉구
적자 기업에 세액공제 실효성 논란…업계, 직접환급제 도입 촉구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제3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국내 ESS 시장의 과도한 가격 경쟁과 정부 지원 정책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대규모 설비투자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충분한 투자 유인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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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AI 이미지 생성 | ||
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1일 입찰이 마감되는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기적인 물량 확보보다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입찰 규모는 육지 1100MW, 제주 80MW 등 총 1180MW다. 정부는 ESS 사업자의 수익성 확보와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해 장기계약 방식의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자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배터리 공급가격에도 인하 압력이 가해질 수 있어 수주 물량 확대가 반드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불참 배경에 대해 "제한된 자원과 인력 안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가장 컸을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출혈경쟁이 지속되면 장기적으로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1·2차 중앙계약시장에서 총 215MW의 물량을 확보했다. 회사는 추가 수주 대신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수행에 집중하는 한편, 시스템 통합(SI)과 인공지능(AI) 기반 운영 등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 적자 기업에 세액공제 실효성 한계…직접환급제 요구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ESS 시장의 가격 경쟁에 대응하면서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 부담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조사의 투자 부담을 줄이는 지원책이 장기적으로 공급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지난해 국내 본사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3281억 원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을 냈으며, 삼성SDI 역시 별도 기준 2조3284억 원의 세전순손실을 기록했다.
정부는 이차전지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관련 시설투자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기업의 회계상 적자와 별개로 세법상 납부할 법인세가 부족한 경우에는 공제 혜택을 즉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행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15%, 중소기업에 25%의 기본공제율을 적용한다.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공제도 가능하지만, 사용하지 못한 공제액은 향후 과세연도로 이월해야 해 당장의 현금 확보와는 차이가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납부할 법인세가 없어도 세액공제액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직접환급제'와 미사용 세액공제 권리를 다른 기업에 양도해 현금화하는 '제3자 양도'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 개선 요구는 정치권에서도 제기됐다. 지난 8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선 적자 기업이 세액공제 혜택을 즉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직접환급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미국은 현금 환급 허용…정부는 ESS 입찰 추가 지원에 신중
미국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45X)를 통해 적격 배터리 셀 생산·판매 시 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셀을 사용하는 배터리 모듈에는 1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납부할 법인세가 없어도 세액공제액을 현금으로 환급받거나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가 요구하는 직접환급제 역시 이러한 현금화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직접환급제가 도입되면 국내 배터리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된 배터리 산업을 기업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투자 지원이 확대되더라도 ESS 중앙계약시장의 과도한 가격 경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입찰하는 가격 자체가 많이 비정상적"이라며 "현재의 입찰가격 경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당초 ESS 사업의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정부 주도로 중앙계약시장을 운영하게 된 것"이라며 "사업자들이 입찰 과정에서 사업비와 마진 등을 고려해 가격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계약시장은 사업자 간 가격 경쟁을 통해 선정되는 구조여서 별도의 인센티브가 적용될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아직 추가적인 지원책을 검토한 적은 없지만 향후 시장 운영 결과와 업계 의견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배터리 제조사의 세제 지원과 별개로 ESS 중앙계약시장에 추가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이다. 사업자가 비용과 적정 이윤을 고려해 입찰가격을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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