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의 '비전문 자본' 흔들기...'통합 대한항공', 검증된 전문성·리더십 필요
입력 2026-11-06 15:05:33 | 수정 2026-11-06 15:05:33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호반, 0.11%p 차로 앞서 지분 경쟁 리스크…산은 10.58% 향방 주목
비전문 자본 진입 경계 목소리…"항공, 정밀한 국가기간산업"
통합 항공사 출범 앞두고 실무 과제 산적…"경영 연속성 우선돼야"
비전문 자본 진입 경계 목소리…"항공, 정밀한 국가기간산업"
통합 항공사 출범 앞두고 실무 과제 산적…"경영 연속성 우선돼야"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호반그룹이 한진칼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양측 지분율 격차가 0.11%포인트에 그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예정대로 주식을 추가 매입하면 순위는 다시 뒤바뀔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마무리를 앞둔 시점에서 지분 경쟁보다 경영 연속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4일 호반건설과 특수관계인이 보통주 1381만4053주(20.69%)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보통주 지분율은 20.58%로, 양측의 격차는 0.11%포인트다. 공시에 기재된 호반 측의 지분 인수 목적은 '단순투자'다.
◆ 조원태, 12월 지분 추가 매입…캐스팅 보트 쥔 '산업은행'
호반 측의 최대주주 지위는 지분 매입 공시 시점 차이에 따른 일시적 결과로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조 회장은 지난 2일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약 0.49%포인트)를 사들이는 계약을 공시했으며, 매수 예정 기간은 12월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다. 이 거래가 완료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이 현재 격차를 넘어 서며 1대 주주 지위는 즉시 복귀한다. 지분율 순위 역전은 단기적인 착시에 불과하며 경영권 방어 전선에는 이상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주주 변경이 곧바로 이사회나 경영진 교체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한진그룹은 델타항공 등 우호 주주를 고려하면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델타항공은 올해 6월 말 기준 한진칼 지분 14.90%를 보유한 주요 주주이자, 2018년부터 대한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를 운영해 온 사업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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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B777-300ER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 ||
향후 경영권 구도를 가를 주요 변수는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한 산업은행이다. 조 회장 측과 호반 측이 근소한 차이로 맞선 만큼 산은의 의결권 행사와 지분 처분 방향은 양측의 표 대결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한진칼 주가 상승으로 보유 지분의 평가차익이 커졌지만, 산은은 항공산업 구조 개편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2020년 한진칼에 투자했던 본래 목적을 다시 짚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산은이 내세운 명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통한 '국가기간산업의 경쟁력 강화'였다. 단순한 지분율이나 시세차익이 아니라 한국 항공산업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는 12월 17일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더라도 두 회사의 운항·정비·운영체계를 안정적으로 맞추는 실무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통합을 추진해 온 현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절실한 시기에 지분 경쟁이 이사회 주도권 다툼으로 번진다면 국가적 통합 작업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향후 지분 처리나 의결권을 검토할 때는 투자금 회수나 단순 주주 순위보다 현 경영진이 추진해 온 통합의 연속성에 무게를 두고 현명한 선택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팬데믹 흑자부터 아시아나 통합까지…결과로 증명된 조원태 리더십
경영권 방어의 가장 강력한 명분은 조 회장이 수년간 입증해 온 전문성과 경영 실적이다. 항공산업은 안전 관리, 노선 확보, 운항 슬롯, 글로벌 항공연맹(스카이팀) 네트워크 등 수십 년간 축적된 지식재산과 노하우가 집약된 특수 국가기간산업이다. 자본력만으로 운용될 수 있는 단순 제조업이나 건설업과는 차이가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건설업을 기반으로 한 호반 등 외부 세력이 진입할 경우 전문성 부재로 인한 경영 리스크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항공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없이 경영권 흔들기에 나설 경우 유동성 관리와 글로벌 네트워크 운용에 치명적인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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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제공 | ||
조 회장은 2003년 입사 이후 여객, 화물, 경영전략 등 항공업 핵심 분야를 두루 거친 20년 베테랑 경영인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활용해 화물 수요에 대응했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글로벌 항공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같은 대응은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2022년 매출 13조4127억 원, 영업이익 2조883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당시 역대 최대였다. 올해 3분기 별도 매출은 5조448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21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9% 늘었다.
글로벌 항공시장에서의 평가도 압도적이다. 조 회장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집행위원회 위원 및 스카이팀 회장단 초대 의장을 맡아 전 세계 항공업계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글로벌 항공 전문 매체인 ATW로부터 '올해의 항공사상(2021년)', '올해의 화물항공사상(2022년)', '올해의 항공업계 리더(2023년)'를 3년 연속 석권하며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아울러 14개국 경쟁당국의 까다로운 심사를 끝까지 끌고 가며 2024년 12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편입을 완료한 점 역시 조 회장의 리더십이 이끌어낸 결정적 성과다. 메가캐리어 출범과 안착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앞둔 만큼 검증된 전문 경영진 중심의 체질 강화와 안정적인 경영 기조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