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요금감면·디지털 교육 등 취약계층 지원 지속
고령화로 복지 수요 확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 중요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금융과 의료, 행정 등 일상생활의 상당 부분이 디지털 서비스로 이뤄지면서 통신 접근권은 국민 생활의 기본적인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통신3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경제적 부담이나 디지털 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의 통신 이용을 지원하며 정부의 복지정책을 뒷받침해 왔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고령화로 복지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신사의 공적 역할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사진=AI 이미지


6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보편적 역무의 하나로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기초연금 수급자,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통신요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지원 대상과 감면 기준을 정하고 통신사가 실제 요금을 할인하는 구조다.

통신3사가 지난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감면한 통신요금은 1조3000억 원을 넘어섰다. 통신요금 감면은 생계·의료급여 수급자에게 월 최대 3만3500원, 주거·교육급여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는 월 최대 2만1500원이 적용된다. 기초연금 수급자도 월 최대 1만1000원의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통신3사는 이 같은 법정 요금감면 외에도 고령층의 디지털 기기 활용을 돕고 장애인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등 자체적인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통신사가 보유한 기술과 서비스 운영 경험을 활용해 취약계층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SKT)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취약계층 돌봄과 디지털 접근성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독거 어르신의 안부를 확인하는 AI 기반 서비스를 운영해온 데 이어 올해는 장애인·고령자 접근성과 디지털 격차 해소 등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도 추진했다. 최근에는 세종시의 저소득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AI·디지털 건강관리와 돌봄 서비스를 실증하기 위한 협력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KT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 활용법과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가 금융·생활 서비스를 보다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다. 도서산간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는 이동형 AI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지역과 세대에 따른 디지털 교육 격차 해소에도 참여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디지털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방부와 협력해 격오지 군인 자녀에게 문해력·과학·디지털 분야 교육을 지원해왔으며, 올해 9월에는 AI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체험형 교육 행사도 개최했다. 

업계에서는 통신3사가 통신요금 감면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취약계층 지원을 병행하며 사회적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 증가로 이러한 역할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 고령화에 커지는 복지 수요… 장기적 지원체계 주목

국가데이터처가 지난달 발표한 '2026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21.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비중은 2036년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통신 복지제도 역시 장기적인 수요 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령층의 디지털 이용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인터넷 이용률은 79.2%로 집계됐다.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 검색과 소통이 일상화되고 있지만, 금융거래나 본인인증 등 복잡한 절차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특히 기초연금 수급자에 대한 통신요금 감면은 고령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기초연금 수급자는 2018년부터 통신요금 감면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후 전체 감면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향후 수급자 규모와 통신 이용 환경에 따라 제도 운영에 필요한 재원도 달라질 수 있다.

취약계층 통신요금 감면 규모가 꾸준히 늘면서 통신사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일부 감면 가입자에 대해 전파사용료를 면제하고 있지만, 감면액을 예산으로 직접 보전하는 제도는 마련돼 있지 않아 통신사가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다.

이에 통신3사는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취약계층 요금감면 제도 개선안을 제출했다. 개선안에는 정부의 재원 분담 확대와 장기적인 제도 운영 방안 등이 담겼으며, 과기정통부는 현재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수혜자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통신사의 복지 지원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법정 요금감면과 기업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디지털 교육·돌봄 사업은 성격이 다른 만큼 각각의 특성에 맞는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취약계층의 기본적인 통신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은 공공성이 높은 영역인 만큼 정부가 장기적인 복지 수요를 고려해 재원 마련과 지원체계 정비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사가 보유한 기술과 운영 경험에 정부의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더해진다면 복지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통신요금 감면은 취약계층의 기본적인 통신 접근권을 보장하는 공공성이 높은 제도인 만큼 민간 사업자의 부담만으로 장기간 운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통신사들이 상당한 규모의 요금감면을 부담하면서 디지털 교육과 돌봄 등 자체적인 지원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고, 정부가 중장기적인 복지 수요를 예측하고 합리적인 재원 분담 기준을 마련한다면 기존 수혜자의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통신사의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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