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로보톰과 무빙월 개발…벽체 역할 가구 이동해 공간 분리·통합
한화 건설부문, 포레나 평면 6개에서 12개로 확대…선택지 넓혀
벽체·가구 이동부터 평면 다변화까지…생활 방식 변화에 대응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아파트 내부 공간을 입주자의 생활 방식에 맞춰 재구성하는 가변형 설계가 건설업계의 차별화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획일적인 평면에서 벗어나 한정된 주거 면적의 활용도를 높이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건설사들도 '집'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기술과 주거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 로봇 기술로 벽체를 옮겨 집 안 공간을 나누거나 합칠 수 있는 GS건설의 가변형 주거 상품 '무빙월'./사진=GS건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S건설은 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한 '무빙월'을 통해 입주자가 필요에 따라 실내 공간을 바꿔 사용할 수 있는 주거 상품을 선보였다. 벽체 역할을 하는 가구를 이동시켜 하나의 공간을 나누거나 합치는 방식으로, 설계 단계에서 정해진 공간의 용도를 거주자의 필요에 따라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평소에는 거실과 연결된 개방형 공간으로 사용하다가 재택근무나 자녀 학습이 필요할 때 벽체를 이동해 독립적인 업무·학습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손님을 맞이할 때는 다시 공간을 개방해 넓은 거실이나 다이닝 공간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하나의 공간을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별도의 방을 추가하지 않고도 주거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GS건설은 거주자의 생활 유형을 고려해 무빙월을 네 가지 형태로 구성했다. 다이닝 공간과 업무·학습 공간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와이드 다이닝-알파룸 타입', 필요에 따라 주방을 가릴 수 있는 '히든키친 타입'이 대표적이다. 넓은 거실과 독립된 알파룸을 상황에 맞춰 활용하는 '와이드 리빙-알파룸 타입'과 침실 내부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는 '룸인룸 타입'도 마련했다. 

이번 기술 구현에는 로보틱스 퍼니처 전문기업 로보톰과의 협력이 이뤄졌다. GS건설은 LG전자와 공동 개발 중인 'AI Home'과 연계해 음성 명령으로 공간을 제어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장기적으로는 입주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공간이 자동으로 바뀌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미래 주거 모델 '넥스트 홈'을 통해 주거 상품을 차별화하고 있다. 차세대 주거 모델 '넥스트 홈'의 핵심은 세대 내부에 기둥을 두지 않는 무주(無柱) 형태의 '넥스트 라멘' 구조다. 기둥과 보가 건물 하중을 지탱하도록 해 내부 벽체의 제약을 줄이고, 입주자가 원하는 형태로 실내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조립식 건식 벽체인 '넥스트 월'과 이동형 가구 '넥스트 퍼니처'를 결합해 공간을 분리하거나 통합할 수 있도록 했다. 바닥 하부에 배관을 배치하는 '넥스트 플로어'는 주방과 욕실 등 급·배수 설비가 필요한 공간의 위치를 바꾸는 데 활용된다. 가구나 벽체의 배치뿐 아니라 세대 내부의 공간 구성 자체를 유연하게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평면 설계 단계에서 입주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10월 한화포레나의 신규 평면을 개발하고 단위가구 구성을 기존 6개에서 12개로 확대했다. 같은 면적에서도 주방과 거실, 수납공간의 배치를 달리해 입주자가 생활 방식에 맞는 평면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전용 84㎡형에는 알파룸과 안방 발코니 공간을 활용한 대면형 광폭 주방과 순환형 팬트리, 대형 드레스룸 등을 구성했다. 주방은 거실을 바라보는 개방형으로 설계해 가족 간 소통을 고려했고, 팬트리는 식재료 반입부터 보관과 조리까지 이어지는 동선을 반영했다. 전용 59㎡와 74㎡형도 현관 팬트리와 안방 드레스룸 등 수납공간을 다시 꾸렸다. 

건설사들이 가변형 설계와 맞춤형 평면 개발에 나서는 배경에는 주거 수요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와 재택근무 확산, 자녀 성장과 가족 구성의 변화 등으로 한 가구가 필요로 하는 공간의 종류와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어서다. 같은 면적이라도 업무 공간이나 취미 공간, 수납공간 등 입주자마다 우선순위가 다른 만큼 정형화된 평면만으로는 개별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도 거주자의 생활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주거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