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만 내린 서울 집값…정부의 섣부른 '시장 안정 기대'
입력 2026-11-07 08:43:28 | 수정 2026-11-07 08:45:30
서동영 기자 | westeast0@mediapen.com
서울 25개 구 중 22곳 상승…전문가 "추세 하락 판단 일러"
정부 공급 확대 속도…신규택지보다 착공·교통망 개선 시급
정부 공급 확대 속도…신규택지보다 착공·교통망 개선 시급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정부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며 시장 안정을 기대했다. 하지만 강남권 일부만 하락했을 뿐 서울 대부분 지역은 오르고 있어 시장이 본격적인 안정 국면이나 추세 하락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내놓은 대규모 공급대책 역시 신규 물량 확보보다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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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가 둔화됐다며 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시장 안정이나 추세적 하락을 얘기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지난 5일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택가격동향조사 기준 7월부터, 실거래가지수 기준 6월부터 둔화했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조사에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나타나고 KB부동산 매매가격지수에서도 서울 전반의 상승폭이 줄어든 데다 매매 매물도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시장 안정의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했다.
◆강남3구만 하락, 25개 구 중 22곳 상승
전문가들은 상승폭 둔화만으로 집값이 안정되거나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강남권 일부 지역이 하락했지만 외곽 지역에서는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윤지해 부동산평론가(부동산리서치랩)는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의 추세 하락이 시작된 것인지에 대해 정부 관계자나 전문가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며 "아직은 추세 하락 여부를 논할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 충격으로 하락장이 시작된 2022년 1월 마지막 주를 비교 대상으로 들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로 당시 서울은 -0.01%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다. 25개 구 가운데 11곳이 하락했고 6곳은 보합, 8곳만 상승했다. 비강남권까지 고르게 약세를 보였고, 이후 하락세가 이어져 그해 서울 아파트값은 7.70% 떨어졌다. 당시 하락장은 강남권에 국한되지 않고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었다.
반면 현재는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만 약세라는 점에서 시장 상황이 다르다. 지난 5일 발표된 11월 첫째 주 통계에서 서울은 0.07% 올랐다.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3구가 하락했지만 25개 구 중 22곳은 상승했고, 보합까지 내려온 곳은 없었다. 노원·도봉·강북(노도강)과 금천·관악·구로(금관구) 등 외곽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지해 평론가는 "비강남권 가운데 아파트 재고가 많은 노원·강서·성북·양천 등이 약세로 돌아서는지 확인한 뒤 하락 전환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주간·월간 상승폭은 줄고 있지만 올해 1~10월 누적 상승폭은 3사 통계와 실거래가 모두에서 상당한 수준이라며 "특정 기관 수치 하나로 시장을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급 속도 내는 정부…"숫자보다 실행력"
그럼에도 정부는 서울 집값 상승세 둔화를 시장 안정의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며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홍 장관은 결혼과 1인 가구 증가로 수요는 꾸준한데 서울·수도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해법은 집을 짓는 것"이라고 했다. 공급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불안 심리에 따른 수요도 진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세 차례 공급대책으로 5년간 수도권에 150만 가구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과 맞닿은 수도권에 신규택지 10만4000가구를 추가로 내놨다. 홍 장관은 공공부문 착공 물량이 2023년 1만6000가구에서 올해 6만 가구 이상으로 늘고, 수도권 전체 착공도 20만 가구 이상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내 공급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함께 정비사업 활성화,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확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새로운 공급대책보다는 이미 발표한 대책을 실제 주택 공급으로 연결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목표 물량에 집착하기보다 광역교통망을 확충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도 김포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수도권 신규택지 중 김포 아라지구에 3만7000가구가 배정됐다. 2022년 발표된 김포한강2지구(4만6000가구)까지 합치면 약 8만3000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김포에 들어서게 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김포는 수도권에서 교통 여건이 가장 열악한 지역 중 하나"라며 "서울 수요를 분산하려면 9호선 연장 같은 광역교통망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망 확충 없이 아파트만 늘리면 김포 주민의 출퇴근 불편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면서 "착공과 분양, 입주로 이어지는 결실 없이 신규택지만 발굴하는 건 더 이상 시장에 감흥을 주지 못한다"며 "이미 확보한 택지의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