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47% 잔액 변화 없어…포용금융 요구에 리스크 확대 불가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타 금융기관에서 고금리 대출을 보유하면서 인터넷은행에서 신규로 대출을 받은 중·저신용자의 절반 가량이 기존 대출을 상환하지 않고, 추가로 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인터넷은행이 포용금융을 확대하면서 중·저신용자의 금리부담을 크게 낮췄지만, 대출자의 빚 부담 감소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매년 중금리대출 목표치를 상향 중인 가운데, 목표 비중만 높일 시 신용위험이 높은 대출자에게 대출을 확대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토스인사이트 유재원·노유철 연구진이 발간한 '중저신용자 대출시장 분석 및 포용금융 제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의 금융접근을 넓히고, 일부 고금리 대출 이용자에게 금리를 낮출 기회를 제공했다. 실제 3사가 포용한 중저신용자는 전체 가계대출잔액의 약 35%에 달했으며, 대출을 보유한 중저신용자의 40% 이상은 중위 금리가 13%대인 저축은행·카드사 대출을 주로 이용했다. 

   
▲ 타 금융기관에서 고금리 대출을 보유하면서 인터넷은행에서 신규로 대출을 받은 중·저신용자의 절반 가량이 기존 대출을 상환하지 않고, 추가로 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인터넷은행이 포용금융을 확대하면서 중·저신용자의 금리부담을 크게 낮췄지만, 대출자의 빚 부담 감소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매년 중금리대출 목표치를 상향 중인 가운데, 목표 비중만 높일 시 신용위험이 높은 대출자에게 대출을 확대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진=각사 제공


하지만 3사의 신규 대출 확대에도 불구, 대출자의 고금리 부채는 여전했다. 3사가 취급한 신규 대출의 상당 부분은 기존 대출에 더해진 추가 차입이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실제 3사의 중금리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신규 신용계좌의 약 31%는 신용대출이 없던 차주에게 공급됐다. 하지만 타 금융기관에서 이미 신용대출을 이용하던 진입자 중 기존 대출이 크게 줄어든 차주는 약 20%에 그쳤고, 47%는 기존 대출잔액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렸다.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제공하거나 고금리대출을 중금리로 대환해주는 순기능을 하면서도, 제도에 편승해 추가로 대출을 받으려는 중저신용자에게 추가로 대출을 제공한 셈이다. 

인터넷은행의 공급여력도 초창기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사는 지난 2021년 4분기 11만 2000명을 포용했는데, 지난해에는 분기당 약 3만 4000~4만명 수준에 그쳤다. 또 고금리 업권 대출자가 인터넷은행으로 대환한 비율도 0.8%에서 0.2~0.3%로 크게 떨어졌다. 2024년 이후 중금리대출 비중이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고신용자대출 감소에 따른 수치적 착오도 한 몫한다는 지적이다. 
 
또 연구진은 당국의 공급목표 제시가 중금리대출 확대의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대출자의 부채부담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실제 3사가 신규 대출자를 포용하면서 이들의 평균 대출잔액은 약 5만 7000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의 이자부담 감소 사례는 많지 않았고, 오히려 총부채가 평균 약 40만 1000원 늘었다. 새 대출이 기존 부채를 대체하기보다 다른 대출과 함께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급목표 상향이 중저신용자에게 신용공급을 늘리는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한편으로 중저신용자의 재무상태를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무리한 포용금융 확대는 인터넷은행의 자산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3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당시 신용점수가 600점 미만이던 차주의 대출은 중저신용 대출잔액의 6.6%에 불과했는데, 3개월 이상 연체한 차주가 보유한 대출잔액 중에서는 약 28.9%에 달했다. 대출잔액 대비 예상 손실 비율도 7.9%에 달했다. 또 금리가 1%p 상승할 때 중금리대출의 연체율 상승폭은 고신용자대출 대비 약 0.36%p 컸다. 

당국은 오는 2028년 3사의 신규취급액 목표비중을 35%까지 상향한다는 입장인데, 연구진은 신용공급의 정책적 기여와 위험부담을 함께 반영하는 '성과연계형 공급책임 체계'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우선 신규 금융접근과 실제 상환이 확인된 고금리대출 대환에는 더 높은 실적을 인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또 저신용 차주에 대한 공급에는 실적 가중치를 부여하고, 위험분담과 결합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아울러 차주의 부채부담 변화는 정책 차원에서 평가해 제도 보완에 활용하고, 공급목표는 경기·금리 여건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3사의 올 2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실적은 금융당국의 3개월 평균잔액 기준치 30%를 일제히 넘겼다. 토스뱅크가 34.2%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카카오뱅크 31.9%, 케이뱅크 31.3% 순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실적은 △카뱅 32.3% △케뱅 31.9% △토뱅 34.7% 등이었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도 목표치 32%를 일제히 넘겼다. 카뱅이 38.4%로 가장 많이 취급했고, 토뱅 32.7%, 케뱅 32.4%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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