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지 내부 부품 제멋대로 이탈… 강제로 펴다 ‘퍽’ 소리와 함께 패널 파열
안드로이드 오소리티 긴급 설문… 대기 수요자 40% “신뢰 깨져 구매 포기”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화면 갈라짐 현상인 ‘크랙게이트’와 사후지원(AS) 마비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iPhone Duo)’에서 이번에는 힌지 내부 부품이 멋대로 어긋났다가 다시 맞춰지는 기괴한 결함이 연이어 포착됐다.

2000달러(국내 출고가 300만 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기기를 펼칠 때마다 화면 파손 공포에 떨어야 하는 등 소비자가 기기를 온종일 ‘상전 모시듯’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비판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 화면 갈라짐 현상인 ‘크랙게이트’와 사후지원(AS) 마비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iPhone Duo)’에서 이번에는 힌지 내부 부품이 멋대로 어긋났다가 다시 맞춰지는 기괴한 결함이 연이어 포착됐다. /사진=애플 제공


◆ “부품 빠졌다 도로 덜컥?”… 폰아레나, 기괴한 ‘자가 복구’ 현상 조명

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테크 전문 매체 폰아레나(PhoneArena)는 최근 보도를 통해 아이폰 듀오 실사용자들 사이에서 힌지 내부 메커니즘의 비정상적인 저항과 황당한 ‘자가 복구’ 현상이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아이폰 듀오 사용자는 기기를 바닥에 가볍게 떨어뜨린 직후 제품을 펼치려다 힌지가 걸리며 뻑뻑하게 저항하는 이상 현상을 겪었다. 이는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대규모로 보고되고 있는 화면 파손 직전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이다. 

통상 이 상태에서 힘을 주어 억지로 기기를 펼치면 힌지 내부 지지 부품이 디스플레이를 밀어 올리며 날카로운 파열음(‘퍽’ 소리)과 함께 패널이 산산조각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사용자는 수리를 위해 애플스토어 방문을 준비하던 중 약 1시간 뒤 기기를 다시 조심스럽게 열었고, 힌지 안에서 어긋났던 부품이 ‘덜컥’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면서 간신히 파손 위기를 넘겼다.

문제는 이러한 사례가 단발성 해프닝이 아니라 수많은 사용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목격되고 있다는 점이다. 

폰아레나는 온라인 포럼과 소셜미디어에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는 사용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으며, 이는 아이폰 듀오의 힌지 내부 부품이 외부 충격이나 일상적인 사용 중에도 손쉽게 제자리에서 이탈(dislodged)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이라고 짚었다. 

결국 정상 작동하는 기기와 파손된 기기의 차이가 엔지니어링의 완성도가 아니라 ‘부품이 제자리로 우연히 다시 굴러 들어갔는지’에 달렸다는 황당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2000달러 주고 샀는데… “상전 모시듯” 소비자 피로감 극에 달해

테크 미디어와 소비자들의 비판은 제품의 본질적인 사용성으로 향하고 있다. 폰아레나는 칼럼을 통해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쓰면서 이렇게까지 애지중지하며 상전 모시듯(babying) 관리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제품이 언제 부서질지 몰라 노심초사해야 한다면, 2000달러를 주고 새로운 폼팩터를 구매했을 때의 설렘과 즐거움은 완전히 사라진다는 지적이다. 

매체는 이어 “자기가 내키는 대로 언제든 고장 날 수 있는 기기를 2000달러나 주고 살 수는 없으며, 수년간 이 불안감을 견뎌낼 인내심을 가진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폴더블 특유의 주름을 가리기 위해 채택한 100여 개 이상의 미세 복합 기구 설계가 역풍을 맞았다고 분석한다. 

수년간 부품 구조를 단순화하며 내구성을 검증해 온 경쟁사와 달리, 1세대 후발주자의 과도하게 복잡한 기구 설계가 충격과 비틀림에 치명적인 약점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하드웨어 결함에 더해 소프트웨어 최적화 미비도 실사용자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r/iPhoneFold’ 게시판에서는 화면 비율 최적화 실패로 인한 이른바 ‘레터박스(블랙바) 사태’가 핵심 불만으로 터져 나왔다. 

상당수 서드파티 앱들이 아이폰 듀오의 내부 화면 비율을 지원하지 못해 좌우로 넓은 검은 여백을 남긴 채 기존 바형 스마트폰 크기로만 축소 구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화면을 쓰기 위해 300만 원이 넘는 거금을 들인 구매자들은 “화면 크기만 키워놓고 정작 쓸 수 있는 영역은 기존 아이폰과 다를 바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대기자 40% 구매 포기… “리콜 등 대책 없인 시장 주도권 상실”

기구 결함과 소프트웨어 부실이 겹치자 대기 수요층의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오소리티(Android Authority)가 전 세계 소비자 20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9.7%가 “출시 초기 보고된 화면 파손 및 내구성 결함으로 인해 제품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깨졌으며 구매 계획을 접었다”고 응답했다. 

여기에 “애초부터 결함 우려로 살 생각이 없었다”고 답한 29.5%를 합치면 전체의 70%에 달하는 소비자가 극도의 불신을 드러낸 셈이다. 차세대 모델에서 결함이 개선될 것이라 믿는다는 응답은 12.8%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크랙게이트’와 ‘AS 거부 사태’에 이어 힌지 내부 부품 이탈 및 블랙바 논란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애플의 하드웨어 기술 리더십과 폴더블 진출 전략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설계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난 만큼 리콜 등 전면적인 대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프리미엄 폼팩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