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경시'는 대조직 엘리트의 '발달장애' 표출
조직 이기주의란 원래 중소기업과 같이 작은 규모의 조직에서는 드물고 설사 그런 이기주의를 갖고 있더라도 작은 조직은 주변 영향도 미미하고 금방 조직 경쟁력이 떨어져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별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 조직과 공기업과 대기업이 조직 이기주의에 젖어 있으면 그 악영향은 국가 경제와 국민 의식에 대단히 광범위하게 오래도록 미친다. 정부 조직과 공기업은 조직 이기주의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중소기업처럼 즉시 ‘징벌’을 받지 않고 생존하면서 사회에 독성을 퍼뜨린다. 대기업도 오랫동안 수명을 유지하면서 수많은 피해를 남기고 나서야 한참 뒤에 자멸한다.
그래도 대기업은 오너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대폭적인 인사개혁이나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 이기주의를 완화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삼성과 현대차, LG 등 소수의 국내 대기업은 그런 노력의 결과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이들 정부조직과 공기업과 대기업은 주로 시험을 통해 신입 직원을 채용한다. 이들 ‘시험’ 인재들은 기수별로 우의를 다지며 비상한 자부심과 동질감, 우월의식, 선배들로부터의 물려받은 폐습이 뒤섞이는 가운데 서서히 조직 이기주의에 자기도 모르게 빠져든다. 여기에도 학연과 지연이 얽히면서 직원들의 내부 지향성은 더욱 강화되고 그런 경향은 인사와 승진을 둘러싼 치열한 파벌투쟁으로 나타나 조직의 에너지를 소진시킨다. 문제는 이런 조직 이기주의가 내부에 그치지 않고 외부와의 관계, 특히 그 조직과 관련된 작은 규모의 조직들에게 적나라하게 표출된다는 데 있다.
그들은 작은 조직, 즉 중소기업, 민간 연구소, 중소규모 국내컨설팅사 등을 경시하고 정부조직개편 때마다 나타나듯이 조직 확대에 골몰하고, 모든 걸 자기 조직 내에서 하는 인하우스(in-house)를 고집한다. 한국에 민간 싱크탱크가 거의 없고 부처마다 그 아래 몇 개씩 국책연구소를 두는 것도 다 이런 배경이다. 대기업도 각종 기술 연구소와 경제연구소를 산하에 두고 심지어 마케팅 연구소까지 만든다. 재벌 기업들은 다 광고회사를 하나씩 꿰차고 있다. 이런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까닭에 마지 못해 외주를 준다고 해도 그 공적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고 보상은 아주 적게 쥐꼬리만큼 준다.
한국 정부 기관들은 국내 중소기업의 신기술이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평가에 대해서는 인색하기 짝이 없고 요즘은 좀 달라진 듯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것이라면 으레 높은 평가를 하는 것도 다 이런 심리적 배경 때문이다. 또 수십 년째 현실화되지 않고 있는 원고료, 외주제작비, 컨설턴트 피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우리 경제의 거의 모든 문제는 다 밑바닥으로 내려가면 이 대규모 조직의 이기주의에 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경제가 대기업과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 프리랜서 전문가 등의 상생적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지 않는 것도 근원적으로 따져보면 모두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생태계의 곳곳이 단절돼 있고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한쪽은 괴사되고 있다. 즉 프리랜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고 자영업은 현재 죽어가고 있다. 중견기업이 비정상적으로 희소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생은커녕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다.
경제 생태계는 주로 상호 경쟁하는 것만을 필연적인 속성인양 생각하는데 생태계는 동시에 서로 밀접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속성을 알아야 한다.
대기업이 자신들의 물건을 사줄 소비자가 없으면 품질 좋은 생산물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아무리 규모가 크다고 해도 혼자서 모든 기술과 인력을 가질 수도 없고 가질 필요도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중소기업도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도 대기업이 존재해야 부품을 납품할 수 있으며 대기업이 제값을 주고 사줄 정도면 대기업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뛰어나고 독창적인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당한 원리를 인식해야 함에도 실제는 거리가 멀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자기들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집중하려고 하지 않고 두루뭉실한 영역에 걸쳐 구색을 맞추려고 한다. 그래서 부품들의 수준이 그저 싸다는 것 외엔 볼 품이 없다. 그러다가 대기업이 침체기에 긴축모드로 세게 드라이브를 걸면 숨이 넘어간다. 규모가 작을수록, 한 곳을 깊이 파고 들어갈 때 독창적 기술을 확보할 수 있고 융합의 틈새가 보이는 법인데도 그 모든 나쁜 결과는 대기업과 환경 탓으로 돌린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날 때부터 대기업이 아니라, 그들도 자신과 똑같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한 성공자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한데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런 작은 조직들의 외부 의존증을 감안하더라도 일차적 원인 제공자는 정부 기관과 공기업, 대기업에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우리 경제가 정상적인 생태계로 작동되려면 중소벤처 기업들을 사고 파는 M&A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런 인수합병시장이 활발하지 않은 것도 중소기업의 기술을 우습게 여기고 그저 먹으려고 하는 대기업 조직의 오만한 이기주의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당선자는 재임기간에 정부기관과 공기업의 조직 이기주의를 뿌리뽑는 데 힘을 기울여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대규모 조직의 구성원들은 작은 규모의 조직들에게 시혜를 베푼다는 자만심에 젖어 있어 무시하고 냉랭하게 대한다. 이런 대접을 받는 작은 조직의 일원들은 굴욕감에 치를 떨며 면종복배하고, 실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연고를 찾게 되고 이는 부정부패의 원인이 된다.
조직 이기주의의 처방은 단 한 가지, 개방적 채용제도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정부 기관과 공기업만이라도 외부 인재를 수시로 수혈하는 방식으로 인사채용방식을 바꾸면, 대기업도 자연스레 이를 따라 하여 전반적으로 조직 이기주의가 크게 완화되는 방향으로 발전될 것으로 생각한다. 박 당선자가 약속했듯이 중소기업을 육성시키고, 현 정부가 목소리를 높였던 대-중소기업의 ‘동반자 관계’를 진정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조직의 이기주의’ 불식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믿는다. (끝)
그러나 정부 조직과 공기업과 대기업이 조직 이기주의에 젖어 있으면 그 악영향은 국가 경제와 국민 의식에 대단히 광범위하게 오래도록 미친다. 정부 조직과 공기업은 조직 이기주의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중소기업처럼 즉시 ‘징벌’을 받지 않고 생존하면서 사회에 독성을 퍼뜨린다. 대기업도 오랫동안 수명을 유지하면서 수많은 피해를 남기고 나서야 한참 뒤에 자멸한다.
그래도 대기업은 오너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대폭적인 인사개혁이나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 이기주의를 완화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삼성과 현대차, LG 등 소수의 국내 대기업은 그런 노력의 결과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이들 정부조직과 공기업과 대기업은 주로 시험을 통해 신입 직원을 채용한다. 이들 ‘시험’ 인재들은 기수별로 우의를 다지며 비상한 자부심과 동질감, 우월의식, 선배들로부터의 물려받은 폐습이 뒤섞이는 가운데 서서히 조직 이기주의에 자기도 모르게 빠져든다. 여기에도 학연과 지연이 얽히면서 직원들의 내부 지향성은 더욱 강화되고 그런 경향은 인사와 승진을 둘러싼 치열한 파벌투쟁으로 나타나 조직의 에너지를 소진시킨다. 문제는 이런 조직 이기주의가 내부에 그치지 않고 외부와의 관계, 특히 그 조직과 관련된 작은 규모의 조직들에게 적나라하게 표출된다는 데 있다.
그들은 작은 조직, 즉 중소기업, 민간 연구소, 중소규모 국내컨설팅사 등을 경시하고 정부조직개편 때마다 나타나듯이 조직 확대에 골몰하고, 모든 걸 자기 조직 내에서 하는 인하우스(in-house)를 고집한다. 한국에 민간 싱크탱크가 거의 없고 부처마다 그 아래 몇 개씩 국책연구소를 두는 것도 다 이런 배경이다. 대기업도 각종 기술 연구소와 경제연구소를 산하에 두고 심지어 마케팅 연구소까지 만든다. 재벌 기업들은 다 광고회사를 하나씩 꿰차고 있다. 이런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까닭에 마지 못해 외주를 준다고 해도 그 공적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고 보상은 아주 적게 쥐꼬리만큼 준다.
한국 정부 기관들은 국내 중소기업의 신기술이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평가에 대해서는 인색하기 짝이 없고 요즘은 좀 달라진 듯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것이라면 으레 높은 평가를 하는 것도 다 이런 심리적 배경 때문이다. 또 수십 년째 현실화되지 않고 있는 원고료, 외주제작비, 컨설턴트 피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우리 경제의 거의 모든 문제는 다 밑바닥으로 내려가면 이 대규모 조직의 이기주의에 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경제가 대기업과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 프리랜서 전문가 등의 상생적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지 않는 것도 근원적으로 따져보면 모두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생태계의 곳곳이 단절돼 있고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한쪽은 괴사되고 있다. 즉 프리랜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고 자영업은 현재 죽어가고 있다. 중견기업이 비정상적으로 희소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생은커녕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다.
경제 생태계는 주로 상호 경쟁하는 것만을 필연적인 속성인양 생각하는데 생태계는 동시에 서로 밀접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속성을 알아야 한다.
대기업이 자신들의 물건을 사줄 소비자가 없으면 품질 좋은 생산물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아무리 규모가 크다고 해도 혼자서 모든 기술과 인력을 가질 수도 없고 가질 필요도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중소기업도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도 대기업이 존재해야 부품을 납품할 수 있으며 대기업이 제값을 주고 사줄 정도면 대기업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뛰어나고 독창적인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당한 원리를 인식해야 함에도 실제는 거리가 멀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자기들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집중하려고 하지 않고 두루뭉실한 영역에 걸쳐 구색을 맞추려고 한다. 그래서 부품들의 수준이 그저 싸다는 것 외엔 볼 품이 없다. 그러다가 대기업이 침체기에 긴축모드로 세게 드라이브를 걸면 숨이 넘어간다. 규모가 작을수록, 한 곳을 깊이 파고 들어갈 때 독창적 기술을 확보할 수 있고 융합의 틈새가 보이는 법인데도 그 모든 나쁜 결과는 대기업과 환경 탓으로 돌린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날 때부터 대기업이 아니라, 그들도 자신과 똑같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한 성공자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한데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런 작은 조직들의 외부 의존증을 감안하더라도 일차적 원인 제공자는 정부 기관과 공기업, 대기업에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우리 경제가 정상적인 생태계로 작동되려면 중소벤처 기업들을 사고 파는 M&A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런 인수합병시장이 활발하지 않은 것도 중소기업의 기술을 우습게 여기고 그저 먹으려고 하는 대기업 조직의 오만한 이기주의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당선자는 재임기간에 정부기관과 공기업의 조직 이기주의를 뿌리뽑는 데 힘을 기울여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대규모 조직의 구성원들은 작은 규모의 조직들에게 시혜를 베푼다는 자만심에 젖어 있어 무시하고 냉랭하게 대한다. 이런 대접을 받는 작은 조직의 일원들은 굴욕감에 치를 떨며 면종복배하고, 실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연고를 찾게 되고 이는 부정부패의 원인이 된다.
조직 이기주의의 처방은 단 한 가지, 개방적 채용제도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정부 기관과 공기업만이라도 외부 인재를 수시로 수혈하는 방식으로 인사채용방식을 바꾸면, 대기업도 자연스레 이를 따라 하여 전반적으로 조직 이기주의가 크게 완화되는 방향으로 발전될 것으로 생각한다. 박 당선자가 약속했듯이 중소기업을 육성시키고, 현 정부가 목소리를 높였던 대-중소기업의 ‘동반자 관계’를 진정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조직의 이기주의’ 불식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믿는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