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통계 혁신 필요하다
지난 주 신문방송 보도에서 자식 1명을 대학까지 키우는 비용이 3억여원이 들고, 결혼 비용은 남녀가 각각 7500만원과 5200만원이 든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2012년도 전국 결혼출산 동향 및 출산력가족 보건복지 실태조사에 근거한 보도였다.

결혼하지 않은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이런 숫자를 보면 결혼하기 겁난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법하다. 실제로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과 자녀양육 비용 등을 이유로 결혼을 늦추고, 결혼을 하고서도 아이 가지기를 미룬다는 설문조사들이 나온다. 이런 판에,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를 은근히 조장하는 이런 류의 조사결과들이 이러저러한 기관들에 의해 해마다 어김없이 발표된다.

정부 기관들이 이런 통계를 조사하여 어떤 데 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혼수 마련과 자녀 교육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주자는 뜻도 있을 것 같은데, 기자가 보기에는 그런 효과보다는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 혹은 만혼 풍조를 더욱 부추기는 것 아닐까 염려된다.

세상을 좀 살아오면 자녀를 기르고 결혼시키는 것 말고 더 큰 대사가 있는가 싶다. 부부가 돈 벌어 그런 데 많은 돈을 쓰는 것이지, 부부끼리 돈 쓸 일이 뭐가 있겠는가. 우리나라가 모두 가난했던 시절에도 자식을 대학 보내고 결혼시킬 때 소 팔고 논 팔아서 댔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부모는 자식에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다. 그런 탓에 소득이 높아지면 혼수비는 더 많이 지출되는 경향이 있다. 또 부모의 마음은 부자나 가난한 이나 다를 게 무엇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서민들은 부자들의 돈 쓰임새를 자식에게 쓰는 것만큼은 무리해서 좇아가려고 애를 쓰는 것이 어리석지만 똑같다.

그러므로 정부는 이런 통계를 조사한다고 해도 정책적 참고로만 쓸 것이며 그것을 무슨 연례행사처럼 보도자료를 뿌리는 것은 자제하기를 바란다.

아직 판단력이 발달하지 못한 청소년이나 젊은 여성들은 이런 숫자를 보고 결혼과 자녀 교육에 잘못된 견해를 갖기 쉽다. 그리하여 인생과 사회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부정적 세계관을 형성하여, 후회 많은 일생을 보낼 수 있다.

언론인과 연구기관의 종사자는 그 통계의 조사가 무슨 의미와 효과가 있는지를 깊이 유념해야 할 것 같다. 만고의 상식을 확인하기 위해 통계조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재 시대가 필요로 하는 통계는 정작 조사하지 않고 지금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통계를 타성적으로 조사하고 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