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재무구조개선약정 완전 졸업"…김준기 회장 1천억 사재출연

동부그룹이 유동성 위기 돌파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고강도 자구계획을 마련했다. 동부그룹은 17일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마무리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2015년까지 졸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부그룹은 2003년 주채권 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뒤 3년 단위로 갱신해 왔다.

자구안에 따르면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등 주요 계열사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준기 그룹회장도 사재출연을 통해 계열사 증자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이는 당초 자구안 규모가 최대 2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던 금융시장과 업계의 예상을 웃도는 수치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금융 당국과 시장의 자구노력 확대 요청을 적극 수용하고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그동안 계열사 간 유상증자나 주식을 담보로 한 자금 지원 방안이 아닌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담은 자구계획안을 요구해왔다. 동부그룹은 구조조정과 함께 금융과 철강, 전자, 농업·바이오 등 4대 주력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자구안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충남의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도 매각키로 했다. 동부하이텍은 보유 중인 동부메탈 지분을 처분, 차입금을 줄인 뒤 매각할 계획이다.

또 동부제철은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매각 외에 유상증자와 자회사인 동부특수강 기업공개(IPO),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현재 2조3,500억원 규모의 차입금과 269%인 부채비율을 2015년에는 9,000억원과 14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동부건설도 이미 매각한 서울 동자동 오피스 빌딩과 막바지 매각 작업 중인 동부익스프레스 지분에 이어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포함한 각종 자산 매각을 추가로 추진할 예정이다. 김준기 회장은 계열사 보유 지분 일부를 팔아 1,000억원 가량의 재원을 마련한 뒤 동부제철 유상증자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같은 자구노력이 마무리되면 현재 6조3,000억원 규모인 차입금은 2조9,000억원대로 절반 이상 줄고, 부채 비율은 270%에서 170%로 줄어든다. 이자보상 배율은 현재 0.14배에서 1.6배로 개선해 재무구조개선 약정에서 완전히 탈피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