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수 전 춘추관장, 국정원 댓글의 선거영향 실증 분석 논문 단독 입수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이 18대 대선에 사실상 아무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논문이 나왔다.

민주당과 진보시민단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등까지 나서 대선 부정을 비난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론까지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국정원 댓글사건은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디어펜이 27일 단독입수한 곽경수 전 청와대 춘추관장의 <국정원 댓글은 선거에 영향을 줬나>라는 논문은 댓글사건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들이 댓글문제를 늫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은 이 논문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댓글사건이 대선부정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점을 치밀한 자료를 근거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향후 논쟁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곽 전관장이 고려대 박사학위 논문을 발췌해 발표한 이 논문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들의 선거개입 의혹을 받는 댓글은 5만5,689개로 이는 이 기간 박근혜후보,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야권 단일화로 사퇴) 등 세 후보에 대한 전체 트위터 멘션량 900여만개의 0.6%에 불과했다. 0.6%에 불과한 멘션량이 세 후보에 대한 나머지 트위터 멘션량 99.4%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을지는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곽 전관장은 이어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이 전체 트위터의 여론 트렌드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Pulse-K자료를 보면 박후보의 멘션량은 6월 19만건, 7월 38만건, 8월 54만건, 9월 61만건으로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 작업이 시작된 9월에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은 점이 주목된다. 오히려 8월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된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박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글을 수치로 나타낸 긍정 감성수도 6월 2만4000건, 7월 5만4000건, 8월 7만건, 9월 8만1000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박후보의 멘션량 증가에 따른 자연스런 증가로 볼 수 있다.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 작업에 때문에 급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후보의 멘션량은 어떤가 문후보의 멘션량은 6월 9만건, 7월 14만건, 8월 15만건, 9월 36만건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9월의 증가폭이 두드러진다. 이는 9월에 문후보가 민주통합당의 공식후보로 선출된 것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후보나 문후보 트위터 멘션량은 시기와 절대량은 달라도 분포에서는 유사한 형태를 갖고 있다.

문후보의 긍정 감성수는 6월 1만7000건, 7월 2만6000건, 8월 2만9000건, 9월 6만6000건 등으로 조사됐다. 부정적인 언급을 수치로 나타낸 부정 감성수는 6월 2만1000건, 7월 3만8000건, 8월 4만건, 9월 8만7000건 등으로 집계됐다.

곽 전관장은 “만약 국정원의 댓글 작업이 영향력을 발휘했다면 9월 문후보의 긍정 감성수는 줄고, 부정 감성수는 늘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실제 결과는 문후보의 멘션량과 긍정 감성수 부정 감성수 등이 모두 전달보다 각각 2배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결국 국정원 댓글작업이 후보에 대한 트위터 트렌드에 영향을 주지않았다는 것이다.

18대선 과정에서 트위터가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논문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법적으로 지지율 발표가 허락된 12월 12일 조사일까지의 리얼미터 지지율 자료와 Pulse-K의 트위터 자료를 이용해 박후보에 대한 트위터 멘션량과 지지율관계, 문후보에 대한 트위터 멘션량과 지지율과의 관계를 시계열 분석 중 그랜저인과관계 분석을 통해 알아보면 유의미한 인과관계가 없었다. 트위터 멘션량과 지지율 사이에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는 “트위터에서 특정후보에 대한 언급이나 지지발언 혹은 비난발언이 큰 폭으로 늘더라도 그것이 후보지지율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트위터가 선거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실제 자료분석을 통해 규명했다는 점에서 국정원 댓글 공방을 해소하는데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

트위터 등 SNS가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은 대표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 전체 유권자를 대표하지 못하는 점이 치명적인 약점이다.

예컨대 18대 대선의 경우 전체 유권자는 4030만명으로 20대가 16.3%, 30대가 20.1%, 40대가 21.8%, 50대가 19.2%, 그리고 60대이상이 20.8%로 나타났다. 박후보가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장년층인 50대 이상이 40%에 달했다.

반면 SNS 사용자는 연령 구성이 정반대다. SK텔레콤이 2013년 4월 한달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1회 이상 이용한 고객 774만명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10대가 7.7%, 20대가 34.6%, 30대가 29.5%, 40대가 16.5%, 50대가 8.5%, 60대이상이 3.2%로 나타났다.

젊은 20~30대가 전체의 65%가 넘는다. 50대이상 사용자는 11.7%로 적게 나왔다. 이는 트위터 등 SNS이용자가 실제 유권자비율과는 정반대로 나온 것이다.

SNS는 상품 인지도를 올리기위한 기업들의 타깃마케팅에는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대선후보가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올려야 하는 선거전에서는 그다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이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SNS가 선거에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는데도 국정원 직원들이 이에 매달린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2002년 대선에 대한 학습효과와 2008년 오바마가 당선된 미국 대선의 영향이 크다.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하자 인터넷에서의 우위가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 이후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당과 후보들이 인터넷에서 반드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뿌리박혔다. 이는 2007년 대선에서도 적용됐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워낙 커서 인터넷이 상대적으로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2008년에는 오바마후보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해 승리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다시금 인터넷과 SNS의 중요성이 화두가 됐다.

결국 2012년 대선은 2002년 대선에서의 인터넷과 2008년 미국대선에서의 트위터 및 페이스북처럼 SNS가 핫이슈가 됐다.

곽 전관장은 “SNS에 조바심이 난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이든, 혹은 개인차원이든 SNS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 댓글사건은 SNS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없이 이를 여론전에 이용하고자 하는 국정원 혹은 국정원 직원들의 아마추어적 행위에 다름 아니었다”고 결론지었다. [이동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