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신동아 보도, 안민석 논문표절 의혹 기사 허위 아냐 판결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4.13총선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의 논문 표절 의혹이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논문을 거의 복사수준으로 베낀 후보자가 있다. 제자들의 논문을 표절해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후보자도 있다.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한 사람에게 고소 등 협박한 후보자가 뒤늦게 표절을 인정한다면서 양심선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

총선 후보자 중에서 가장 심한 표절논란이 제기되는 사람은 안민석 더민주당 의원(경기 오산). 법원은 최근 월간 신동아가 제기한 안 의원의 논문 표절 의혹 제기 기사 삭제 및 명예훼손 손해배상금 지급 소송에서 신동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을 담당한 판사는 해당기사가 허위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표절의 범위가 안 의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특정부분에만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논문 전체가 표절로 의심될 만한다고 한 것.

신동아는 보도 당시 검증팀을 구성해 안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을 철저히 따졌다. 그는 미국 북콜로라도주립대(UNC)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학위논문은 <한국 골프붐의 정치경제학:사회문화적 영향의 인식과 해석>. 신동아 검증팀에 따르면 그의 논문은 복사 수준의 표절로 분석됐다. 신동아는 "다른 논문의 글을 10줄 이상 그대로 전재했다"고 했다. 자신의 논문에서 단어 한 개만 교체해서 다른 논문에 게재하는 자기표절도 한 것으로 지적됐다.
 
   
▲ 논문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더민주당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이 지난 1일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하며 31번째 주자로 나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UNC는 표절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원저작자의 표현이나 문구를 한 단어라도 인용없이 쓰거나, 어구를 바꿔써도 표절로 간주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문장이나 문구 표현을 인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따옴표처리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출처를 밝히지 않으면 표절자로 낙인 찍히게 되는 것. UNC는 표절이 드러날 경우 청문회를 갖고, 학위를 철회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다.
 
안 의원은 신동아의 의혹제기에 대해 2014년 12월 동아일보 및 동아닷컴을 상대로 '기사삭제 및 명예훼손 손해배상금 지급'소송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소송에서 다른 논문을 표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출처등에 누락이 있다고 해도, 논문 도입 부분의 서론과 이론적 배경 부분에 국한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논문 핵심영역인 연구결과와 결론 부문에는 다른 사람의 논문이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법원은 신동아의 표절의혹 제기가 맞다고 판정한 셈이다. 안 의원에 대한 표절의혹 제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19대 총선을 전후해서 문대성 의원 등의 논문표절이 언론의 주된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더민주에서 2선의 중진으로 부상했다. 19대에선 문화관광체육위에서 활동했으며, 예결위 더민주 간사를 맡아 막강한 힘을 과시했다. 문화체육관광위에선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체육단체 통합법안을 직접 발의해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정작 해당법안이 통과되자, 표변했다. 그는 지난해 국회 회기 및 국감 기간 문체부 장차관을 대상으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연기하라고 압박했다.
 
국감 등에선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나 루머성 이야기로 체육단체 통합 업무를 맡고 있던 김종 제2 차관을 괴롭혔다. 체육단체는 최근 통합을 마무리하고 공식 출범했다.

정치권은 그의 논문표절 의혹에 대한 이중적 태도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하려 한 교육부총리에 대해 논문 표절의혹을 제기하며 낙마시키는 데는 선두주자로 나섰다. 2014년 김명수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그의 공격이 대표적이다. 당시 그는 김 후보자에게 표절의혹과 제자 논문 가로채기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김 후보자에게 논문표절 사례집까지 전달하는 '쇼'를 벌였다. "논문표절은 교수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의 이중행태에 대해 정치권에선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둔의 티끌만 보려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기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편향된 시각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안민석 의원만이 아니다. 더민주 비례대표 1번을 받은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도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전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교수는 해당 논문 문제는 해명이 다 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프로파일러 시장을 개척한 표창원 더민주 후보(경기 용인정)도 표절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우파 행동주의자 및 논객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2013년 7월에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고소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그는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블로그에서 "박사논문에 일부 표절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해명한 것.
 
한편 경기 안산 상록을에 출마한 김영환 의원과 김철민 더민주 후보는 자신들의 석사학위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 공방을 벌였다. 김영환과 김철민 후보 모두 자신들의 논문은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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