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남과 화성남간 괴리...안 의석수 늘려 안과의 대권경쟁 유리 노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4.13 총선 후보 단일화 담론은 금성남과 화성남의 생각차이만큼 크다.

김종인 대표는 연일 안철수 대표가 총선에 별 관심이 없다고 맹포격하고 있다. 총선 패배를 자초하는 분열세력이라고 조준사격하고 있다. 김 대표는 3일 광주를 방문해서도 역시 안철수 대표를 분열을 부추기는 세력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안에 대해 대통령병에 걸린 사람이라는 듯한 표현도 불사했다.

김 대표로선 국민의 당 후보들과 단일화를 해야 수도권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후보간의 표차가 5%, 10%이내인 경우가 수십군데나 됐다. 그는 과반수 의석 달성을 통해 야당 리더의 위상을 확고히 하려 하고 있다. 더 나아가 문재인 전 대표를 넘어 킹으로도 도약할 꿈을 꾸고 있다.

호남에서 절대 열세인 문재인을 대신해서 호남출신인 자신이 대권주자로 나설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최근 전남북 방문을 통해 조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과 부친, 자신이 호남출신이라고 했다. 과거 정권에서 호남 출신임을 극구 숨기고자 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자신을 호남의 적자, 대권을 차지할 수 있는 인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없지 않은 것 같다.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4.13 총선 후보 단일화 담론은 금성남과 화성남의 생각차이만큼 크다.김종인 대표는 안철수 대표가 총선에는 관심이 없고 대선만 노린다고 비난하고 안철수 대표는 야권후보 단일화는 문재인 전 대표만 좋은 일을 시킨다고 맞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대표는 문재인이 호남지역에서 유세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못마땅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이 호남에 올수록 표가 떨어진다는 것. 자신만이 호남에서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러나 있다. 후보단일화만 이뤄지면 호남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철수를 연일 압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재인도 최근 안철수의 소극적인 후보 단일화를 비판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당선될 만한 국민의당 후보는 겨우 안 대표에 불과하다고 조롱했다. 안철수가 단일화를 거부하면 새누리당만 좋은 일 시킨다는 역적개념으로 안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안철수는 김종인의 후보 단일화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단일화에만 매달리는 구태의연한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안 대표는 이날 호남의 심장부인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호남에서 전체 선거구에서 석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기염을 토했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20석 이상 얻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종인의 단일후요구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그는 국민의당의 정치변화, 정권교체를 위해 출범했다고 했다.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의 항의에도 마이웨이였다. 광주시민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다른 선택, 더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대표가 후보단일화에 극구 비판적인 것은 문재인과의 대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권도전에서 국민의당이 20석 이상 교두보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로선 절박하다. 국회에 원내교섭단체를 확보하지 못하면 대권도전은 물건너 가기 때문이다.

후보단일화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문재인만 좋은 일 시킬 것이라는 속내도 크다. 더민주가 현재의 107석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을 경우 문재인의 리더십이 강화되고, 그의 대권도전도 한층 순풍이 불기 때문이다.

야권 대권주자로서 문재인과 치열한 대결을 벌여야 하는 안철수로선 후보단일화로 문재인을 도울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국민의당이 의석을 최대한 확보해야 문재인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후보단일화로 국민의 당 후보가 상당수 사라지면 비례대표 투표율이 낮아지는 것도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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