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신도 못가는 직장, 신도 가고 싶어하는 직장.'
공기업을 지칭하는 말들이었다.
정년보장속에 각종 푸짐한 복리후생과 넘치는 연봉 수당 및 보너스 등으로 공기업은 그야말로 젊은이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꿈의 직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대졸자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연봉많고 정년보장되는 공기업에 입사하려고 도서관에서 밤샘했다. 부모들도 자녀가 공기업에 들어가면 최고의 직장을 얻었다며 좋아라 했다.
그러나 달도 차면 기우는 법. 공기업의 봄날이 급속히 지나가고 있다. 짧은 순간에 햇빛을 왕창 쬔 후에 이제는 그 햇빛이 저만치 서쪽으로 가고 있다. 모든 게 과하면 쇠퇴하는 게 인생사다.
정부는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과도한 연봉체계를 대대적으로 혁신키로 했다.
공기업이 더 이상 신의 직장이란 말이 나오지 않게 연봉과 수당 등 복리후생을 대폭적으로 축소키로 한 것이다.
예컨대 장기근속 휴가와 포상제를 없애고,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대한 무상지원도 금지키로 했다. 양육수당도 폐지된다.
기획재정부는 12일 295개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 운용지침을 통해 공공기관에 대해 논란이 많은 복리후생제도를 대폭 개선할 지침을 내려보냈다.
기재부는 이번 지침에서 퇴직금, 교육 및 보육비, 의료비, 경조사비, 기념품, 휴가 및 휴직, 복무행태 등 9개 분야에서 40여가지의 가이드라인을 통보했다.
정부는 앞으로 공공기관의 복리후생은 국가공무원의 복리후생 수준을 기준으로 축소키로 했다. 공공기관 직원들은 그동안 받아온 자녀들의 초등 및 중학교 학비, 방과후 학교비, 자녀 영어캠프비용, 학원비 등 사교육비를 지원받지 못하게 됐다.
자녀들의 대학입학 축하금과 대학생 학자금 무상지원도 폐지된다. 영아 및 유아 보육료 또는 양육수당도 공공기관 예산으로 주지 못하게 됐다.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이 이처럼 강력하게 이루어지기는 처음이다. 그만큼 공공기관직원들이 느끼는 썰렁한 복지온도는 심각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창립기념일이나 근로자의 날에 상품권, 선불카드등도 기념품으로 주지 못하도록 규제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병가, 포상휴가등도 공무원수준으로 혜택이 제한된다.
공공기관 직원들에 대단한 메리트였던 주택자금, 생활안정자금의 무이자 융자도 금지된다.
‘기재부는 공공기관들에 대해 이 같은 세부지침을 반영한 방만경영 해소방안을 연말까지 제출하고, 이를위한 세부실행방안도 3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정부의 서슬퍼런 칼날에 주눅이 든 공기업들은 벌써부터 복리후생제도를 대폭 축소하기 시작했다. 석유공사는 자사고 및 특목고 자녀에 대한 수업료 전액 지원을 폐지했다. 한전도 경조사 휴가일수를 축소했다.
부채가 과도하게 많은 LH와 수자원공사 가스공사 등도 복리후생제도를 대폭 축소한 세부 개혁방안을 마련, 실시키로 했다.
올해 공공기관 직원들은 어느해보다 썰렁한 분위기로 고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받는 각종 복리후생을 줄일 때는 해당직원들이 느끼는 썰렁지수와 고통이 복리후생이 증가하는 것에 비해 몇배로 더 커지기 때문이다. [미디어펜=장원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