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순방 중에도 '무시로' 국정 현안 챙겨

인도와 스위스를 잇달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 중에도 국내 주요 현안에 대해 일일이 챙기는 특유의 꼼꼼한 국정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스타일은 지난 20일 스위스 베른 현지에서 공식 일정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정상회담 등 국빈방문의 핵심 일정들이 진행되는 중에도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용카드 정보유출 사태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등 민감하거나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관련 장관들에게 철저히 다룰 것을 지시한 것.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른 현지에서 한국의 개인 금융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유출 경로를 철저히 조사토록 하고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할 것"이라며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토록 하라"고 관련 장관에게 지시했다.

아울러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에 대해서도 "철새 이동경로를 파악해 방역대책을 철저히 세우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과 오찬을 가진 뒤 한·스위스 정상회담이 열리기에 앞서 잠시 시간이 빈 틈을 이용해 한국에 있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직접 전화해 이 같은 내용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정상회담이 열리기에 앞서 잠깐의 틈새 시간을 이용해 이 같은 통화를 한 이유는 시차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통화한 시간은 한국에서 거의 저녁 늦은 시간(오후 9∼12시 사이)"이라며 "너무 늦으면 시간이 안 되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끝난 뒤가 아닌 빈 시간을 이용해서 전화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방문국인 인도에서도 박 대통령은 다음 순방지인 스위스로 출국을 앞둔 분주한 상황에서 국정 현안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인도 뉴델리에서 다음 방문지인 스위스로 이동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북한의 거듭된 '중대제안'에 대해 "북한이 우리가 제안한 이산가족상봉 제안에 응하지 않으며 이 같은 선전 공세만을 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라고 규정하면서 대남도발 우려 등에 대비할 것을 관계장관들에게 지시했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 내용이 알려진 것은 취재진을 포함한 수행단들이 출국을 위해 버스로 이동하던 시점이어서 송신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외부에서 급하게 관련 소식을 국내에 타전하느라 취재진들이 애를 먹기도 했다.

강현석 기자 hskang@mediap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