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개혁 방안 등을 둘러싼 민주당 내 노선갈등이 표면화되면서 김한길 지도부의 리더십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친노무현계를 중심으로 김한길 대표의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르자 지도부는 겉으로는 포용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최재성 의원 등은 당 지도부를 겨냥해 정치혁신과 정당혁신을 요구하는 의원 모임인 '정치교체·정당 재구성을 위한 혁신모임(가칭)'을 결성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최 의원은 이날 "지난 주에 정당정치 개혁안을 냈고, 혁신모임은 당 지도부에 이 개혁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하는 차원의 모임"이라며 "대선에서 패한 정당 중에 이렇게 혁신하지 않는 정당이 어디 있냐. 모임을 통해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그동안 투쟁 전략에 관해선 당 지도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정치혁신안 내용으로 당 지도부와 붙어본 적은 없었다"며 "건강하게 논의를 하고 만약에 안 받아들여지면 논쟁도 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혁신모임에는 고(故) 김근태 의원 계열인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이목희·유은혜 의원, 친노무현계인 전해철 의원, 호남 3선인 강기정 의원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모임은 28일 국회의원회관 제3 세미나실에서 정치혁신을 주제로 한 '2014 정치혁신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모임을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이 모임의 성격과 목표를 문의하는 의원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정청래 의원 역시 지난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김 대표님, 제 전화도 열려있습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김 대표를 비난했다.
정 의원은 "당 색깔을 퍼런색으로 바꿀 때 의원과 당원들께 의견을 묻는 절차나 소통이 없었다. 특검 문제와 신년사 내용에 대해서도 소통이 없었다"며 "북한인권법 태스크포스팀에 나를 임명했던데 아직까지 내 의사를 묻거나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당 지지율 하락은 당 지도부가 비판을 차단하고, 문재인을 찍었던 국민을 대변하지 못하며, 야당다운 야당성이 없는 등 선명성이 부족해서"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당내에서 이견이 분출되자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당 전략홍보본부장인 최재천 의원은 27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정 의원 발언 논란과 관련, "그 문제는 중요한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일사불란을 꿈꾸는 전체주의 정당이 아니다. 내부 논쟁을 제도화하고 충분히 수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어 "정책적 당론으로 결정된 사안에 이견을 노정하는 것에는 최소한의 경계심을 가져야 하지만 민주당은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론의 장을 갖고 있다"며 "그게 건강한 정당이다. 새누리당의 친이, 친박 논쟁보다는 훨씬 낫지 않냐"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혁신모임에 대해서도 "최재성 의원은 정당혁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당에 혁신 관련 페이퍼를 돌렸고, 당 지도부에도 제출됐다. 전략본부에서도 당 혁신안을 만드는데 최 의원의 제안이 도움이 되고 있다. 공식적으로 토론이 되는 등 이미 다뤄지고 있다"며 당 안팎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아울러 정당혁신에 관한 당내 이견이 노선갈등으로 비화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도 진화에 나섰다.
최 의원은 경제 정책과 대북 정책의 보수화 경향에 대한 당내 비판에 "민주당이 단 한번도 계급정당을 얘기한 적 없고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란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왔다"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좌표를 미시적으로 조정할 수는 있지만 시계추처럼 정책노선을 취한 적 있느냐 데는 부정적이다. 좌네 우네 하는 논법 자체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좌우를 가리지 않고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정책을 꾸릴 것"이라며 "삶의 기본 조건조차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건 이념정치일 뿐이다. 국민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문제, 민생의 문제에 대안을 어떻게 제시할지가 우리 당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북한인권 관련 법안의 2월 국회 논의에 관해서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고 상대 정당이 의제화를 하는 상황에서 외면하거나 덮어둘 수는 없다"며 "북한이 사회주의 왕조 같은 극단적 행태를 하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대북정책을 버전업 해가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 빨갱이론의 새로운 버전인 종북론에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이처럼 민주당 내 노선갈등이 불거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단순한 정치철학과 노선, 법안 처리 방향에 관한 논쟁이 벌어진 것이 아니라 지방선거 후 당권의 향배를 둘러싼 기싸움이 일찌감치 시작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 = 강현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