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국민연금이 투자한 30대 그룹 상장사 중 삼성그룹의 주식가치가 올해 상반기에 2조7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15일 기준으로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 179곳에 대한 국민연금 투자 내역을 조사한 결과,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기업은 98곳(54.7%)이었고 지분 가치는 62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91곳에서 7곳 늘었고, 지분 평가액은 57조4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8.3%) 증가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전체 지분 평가액 96조4000억원(4월 말 기준)과 비교하면 30대 그룹 투자 비중은 64.5%로 지난해 말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에 약 100조원을 직접 또는 위탁 투자하고 있으며 5% 이상 투자한 지분에 대해 공시한다. 5% 미만 투자 내역은 알 수 없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30대 그룹의 상반기 주식평가액 증가분 4조8000억원 중 절반 이상(56%)이 삼성그룹에서 나왔다. 삼성그룹 9개 상장사의 지분 가치가 21조5000억원에서 24조2000억 원으로 2조7000억원(12.5%) 증가했다.

국민연금 투자의 삼성 비중은 최근 부쩍 높아졌다. 2013년 말 24.4%에서 2014년 22.8%, 2015년 22.7%로 떨어졌다가 올해 상반기 25.1%로 3년여 사이에 최고치를 찍었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9.14%), 삼성물산(5.78%), 삼성화재(8.07%), 삼성SDI(8.19%), 삼성전기(8.65%), 에스원(6.83%), 호텔신라(10.16%), 삼성증권(8.15%), 제일기획(9.20%) 등 삼성그룹 15개 상장사 중 9곳에서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위는 현대차로 7개 계열사에 투자한 지분가치가 7조4000억원이었다. 작년 말에 비해 4200억원 줄었다. 3위 LG(6조9000억원)도 1600억원 감소했다. 4위 SK(6조7000억원) 지분평가액은 1400억원 늘었다.

이들 상위 4개 그룹의 지분 평가액은 45조3000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에서 72.8%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75%에서 2.2%포인트 낮아졌다.

5위는 재계 14위 그룹인 CJ였다. 국민연금 지분가치는 2조2000억원으로 포스코, 롯데, 한화 등 10대 그룹을 앞섰다. 포스코는 2조1000억원으로 6위, 롯데는 1조5000억원으로 7위였다.

이어 KT&G(1조4700억원), 한화(1조원), 영풍(9300억원) 순으로 '톱 10'에 들었다. KT&G와 영풍은 재계 순위로는 30위와 27위이지만 국민연금 투자가 많은 편이었다.

반면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은 국민연금 지분이 5%를 밑돌아 순위 밖으로 나갔다. 하림(730억원)과 금호아시아나(1500억원), 두산(1800억원) 등은 국민연금 투자 평가액이 2000억 원 미만으로 비교적 낮았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지분가치가 20조원으로 가장 컸다. 이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시장 투자액 중 20.6%로 지난해 말 대비 3.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지분 변동은 없었지만 주가 상승과 자사주 소각 등으로 가치 평가액이 16조5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어 현대모비스(2조3000억원)와 현대차(2조2000억원), SK하이닉스·포스코(각 1조9600억 원) 등이 2조 원 안팎으로 뒤를 이었다.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LG상사로 13.56%였고 SKC(13.55%), 나스미디어·신세계(각 13.50%), LG하우시스(13.47%), LS산전(13.27%), CJ오쇼핑(13.25%), CJ제일제당(13.18%), 대림산업(13.12%), LG생명과학(13.10%)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최근 6개월 사이에 국민연금 투자 지분율이 가장 높아진 곳은 현대홈쇼핑으로 6.19%에서 11.07%로 4.88%포인트 상승했다. 현대미포조선과 OCI도 상승률이 4%포인트대로 높았다.

또 금호타이어, LS산전, KT, 대림산업, 미래에셋증권 등도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포스코대우(6.15%), 현대증권(6.10%), GS건설(5.55%), 대한항공(5.08%), 에쓰오일(5.02%) 등은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5%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현대위아는 같은 기간 국민연금 지분율이 12%에서 8.14%로 3.86%포인트 낮아져 하강 폭이 가장 컸다.

호텔신라와 현대글로비스, 롯데하이마트, 현대그린푸드, 신세계인터내셔날, CJ E&M, LG이노텍, KCC건설, 제일기획 등이 2%포인트 이상 감소폭을 보였다. 최근 SK텔레콤과 합병이 무산된 CJ헬로비전과 한국공항, NS쇼핑 등도 지분율이 5% 미만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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