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하루 전까지 '올림픽 마케팅' 사실상 실종…IOC 규제 탓
[미디어펜=이원우 기자]브라질 리우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KEB하나은행이 특판예금 상품을 내놓은 정도를 제외하면 은행권의 올림픽 마케팅을 찾기 힘들다. 이미 많은 수신예금이 유입된 데다 IOC 측 규제 강화로 공식후원기업이 아니면 '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회사들은 선수 개인별‧종목별 후원에 '은밀하고 애틋한' 기대를 품는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이 오는 6일 오전 7시경(한국시간) 역사적인 개막식을 거행한다. 그런데 이번 대회의 경우 하계올림픽이라는 스포츠 이벤트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마케팅 분위기는 조용하다.

   
▲ 브라질 리우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은행권의 올림픽 마케팅을 찾기 힘들다. IOC 측 규제 강화로 공식후원기업이 아니면 '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회사들은 선수 개인별‧종목별 후원에 '은밀하고 애틋한' 기대를 품는 모습이다. /KB금융

통상 금융회사들에게 올림픽‧월드컵 등의 국제행사는 중요한 '마케팅 승부처'다. 주요 시중은행장이나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이 출국을 앞둔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하는 풍경도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올림픽 관련 특판상품도 거의 '실종' 상태다. 현재 금융권에서 볼 수 있는 올림픽 특판상품이라고 해 봐야 KEB하나은행이 내놓은 '오! 필승코리아 적금‧정기예금 2016' 밖에 없다. 이 상품은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이 8강에 진출할 경우 연 0.1%p, 4강에 오를 경우 연 0.2%p, 결승 진출 시 연 0.3%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그 밖의 시중은행들은 올림픽 관련 특판상품을 기획하지 않았다. 원인으로는 두 가지가 지목된다. 금융 불확실성 증가로 이미 많은 양의 요구불예금이 은행권에 유입됐다는 평가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지금은 수신예금을 끌어들이기보다는 이미 유입된 자금을 어떻게 융통할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면서 "굳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서까지 자금을 유치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달라진 IOC 규제 방침도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IOC에 의하면 올림픽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 '올림픽' '금메달' 등의 단어를 사용해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없도록 정책이 바뀌었다. 이는 '공식 후원'사들의 메리트를 높이기 위한 배타적 수익성 보장활동이다.

리우 올림픽의 열기가 아직까지 달아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에까지 제약이 걸린 결과 공식후원기업이 아닌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KEB하나은행 측 관계자는 "그나마 5일 열린 피지와의 축구 예선경기에서 한국이 8:0으로 대승하면서 국민들 관심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마케팅은 힘들어졌지만 선수별‧종목별 후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마케팅의 '명가'로 불리는 KB금융은 골프 박인비, 리듬체조 손연재,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유연성 등을 후원하고 있다. 

IOC의 강력한 규제로 이들 선수에 대한 홍보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KB금융 측 관계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관계자는 "워낙 경고 메시지가 강력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조심스러울 정도"라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단, 이들 선수 모두가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어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장기적인 마케팅 효과는 존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특히 박인비 선수에 대해 "KB금융과 '케미'가 좋은 선수"라면서 "KB금융과 손을 잡은 뒤 성적이 급상승했고 이번 성적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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