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식 외교라인 통해 입수"…증거조작 의혹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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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16 19:43:09
온라인뉴스팀 기자 | office@mediapen.com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공식 외교라인을 통해 입수·확인한 문서"라며 중국 화룡시 공안국의 문서 발급 확인서 등을 근거로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그러나 해당 문서는 이미 주한 중국대사관이 "중국 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문서"라고 밝힌 바 있어 속시원한 해명이 이뤄지진 못했다는 평가다.
윤웅걸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16일 브리핑을 통해 간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우성(34)씨에 대한 중국 화룡시 공안국의 관인 및 공증도장이 찍힌 출입경 관련 문서와 대검이 외교부를 통해 중국 측과 주고받은 공문 및 발급 확인서 등을 제시하며 조작 의혹이 일고 있는 문서의 신빙성을 주장했다.
검찰은 우선 유씨에 대한 출입경 기록 문서를 4가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첫번째 문서는 인쇄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수사 착수 당시에만 참고자료로 활용됐다. 이 문서에는 2006년 5월 27일 '입경-입경' 정도만 기재돼 있을 뿐 발급기관 등이 기재돼 있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다고 봤다.
두번째 문서는 영사인증서에 출입경 기록이 첨부된 것으로 지난해 9월 확보했다. 그러나 이 역시 발급기관이 기재돼 있지 않고 발급처의 관인도 없어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항소심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검찰은 국가정보원(국정원)으로부터 화룡시 공안국이 발급한 출입경기록 2부를 제출받았다.
한 부는 관인이, 또 다른 한 부에는 관인과 화룡시 공증처 관인이 찍혀있다. 이 문서에는 유씨가 2006년 5월27일~6월10일 '입경-출경-입경'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검찰은 이 문서가 화룡시 공안국이 발급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0월24일 중국 측에 사실조회를 요청했다. 공문은 대검찰청 명의로 외교부에 발송, 주선양한국영사관을 통해 화룡시 공안국에 전달됐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11월1일 항소심 2차 공판에서 관인과 공증인이 날인된 출입경 기록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고, 같은 달 27일 화룡시 공안국으로부터 기록 발급 사실을 확인하는 회신 공문을 접수했다. 이 사실조회서는 3차 공판이 있던 지난해 12월6일 재판부에 제출됐다.
검찰 관계자는 "입수된 출입경 기록의 내용이 다르지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증거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한 뒤 가장 객관적이고 증거력이 있는 문서를 골라 법원에 제출했다"며 "발급기관과 관인, 공증인 날인까지 있는 신빙성 있는 문서"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제기한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검찰은 두 개의 문서 관인이 다른 위치에 찍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같은 문서에 공증날인을 덧찍은 것이 아니라 애초에 2부를 발급받아 각각 찍은 것"이라며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출입경기록 확인서 위조 의혹에 대해서도 "정식 외교 경로를 통해 받았다"며 팩스 송수신 기록, 문서번호, 발신 번호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유씨가 3번 연속 입경한 것으로 돼 있는 변호인 측의 연변조선자치구 공안국 기록에 대해선 "프로그램 오류일 가능성은 없다"며 "오기 또는 잘못 입력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화룡시 공안국은 유씨의 출입경기록을 발급해 준 적이 없다는 진술 동영상에 대해서도 "주선양한국영사관을 경유해 사실확인을 요청했지만 '불법적으로 촬영해 취지를 왜곡한 영상'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기존에 수사 및 공소유지를 맡았던 공안 1부를 중심으로 하되 중국에서 3년간 법무협력관으로 근무한 외사부장이 참여하는 체제로 공소유지를 할 방침"이라며 "중국이 공문 위조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 처벌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요청이 들어오면 국익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조하고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이미 위조 문서라고 공식 확인한 만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검찰이 대부분의 문서를 국정원으로부터 제출받았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문서의 구체적인 입수 경위와 확인서 등의 문서가 사전에 조작됐을 가능성 등에 대해선 철저한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간단치 않은 문제다. 향후 양국간 규명할 게 있을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규명이 된다면 범죄 행위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변은 주한 중국대사관에 확인한 결과 검찰이 유력한 증거로 제시한 ▲유씨에 대한 화룡시 공안국의 출입경 기록 ▲삼합변방검사참의 출입경기록 정황설명서에 대한 회신 ▲화룡시 공안국이 주선양한국영사관에 발송한 공문 등은 위조된 것이라고 폭로했다.
한편 유씨는 2004년 탈북한 뒤 서울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간첩 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기소됐으나 지난해 2월 1심에서 국가보안법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법과 여권법 위반죄가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