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대우건설(대표이사 박창민)이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이하 안진)으로부터 3분기 실적보고서에 대한 검토의견으로 '의견거절' 판정을 받으면서 건설업계와 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대우건설측은 투명 회계를 인정, 상반기까지 '적정'의 판정을 내린 안진의 태도 돌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안진측에 준공예정원가 추정 자료 등을 제출, 감사의견 재검토를 요구하는 데 이어 연말 사업보고서는 정상의 판정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대우건설측은 투명 회계를 인정, 상반기까지 '적정'의 판정을 내린 안진의 태도 돌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안진측에 준공예정원가 추정 자료 등을 제출, 감사의견 재검토를 요구하는 데 이어 연말 사업보고서는 정상의 판정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재계는 안진의 갑작스런 판정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논란으로 부실 감사 의혹에 시달리는 상황을 지나치게 의식한 보신성 감사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안진은 대우건설의 3분기 보고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다"며 '의결 거절' 판정을 내렸다. 

안진의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공사 수익, 미청구(초과청구) 공사, 확정계약자산(부채) 등 주요 사안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판단할 적합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회계법인이 상장한 대기업에 대한 감사나 재무제표 검토 결과 '의견 거절'을 판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분식 회계로 보수적인 시각에서 대우건설의 분기보고서를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진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우조선해양이 외부감사인을 맡으면서 매년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내놓다가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면서 실무책임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까지 삼일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다가 금융감독원 감리결과에 따라 올해부터 외부감사인으로 안진을 지정받았다. 

이번 '의견 거절'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등 수주산업에 대한 회계법인(안진)의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당사의 분기보고서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로 해석한 결과라고 판단된다"고 밝혔지만 '의견 거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1분기와 상반기 재무제표에 대해서도 '적정'의견을 낸 안진이 갑작스럽게 의견 거절을 낸 것은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발도 나온다.

대우건설 측은 "2013년말부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회계에 대한 특별감리를 받은 뒤 회계투명성 강화조치에 발맞춰 국내 어느 건설사보다도 투명한 회계처리를 해 왔다고 자부한다"며 "법정관리나 상장폐지 기업이 받는 의견거절 판정 조치는 매우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결과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주주나 채권단에 심려를 끼치게 된 것에 사과를 전한다"며 "내년 3월 기말 감사 이전까지 감사인이 요청한 자료에 대해 충분히 소명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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