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반(反)박근혜' 대표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6일 "정의로운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제19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19대 대통령의 시대적 책무는 분명하다"며 ▲부실기업·가계부채 청산 및 창업지원을 통한 저성장 극복 ▲중(中)부담 중복지를 통한 양극화·저출산 극복 ▲공직비리 척결 및 국가기관 개혁 ▲정경유착 근절 ▲한미동맹 및 국방력 강화 등을 공약했다.
유 의원은 "새 대통령은 양극화, 불평등, 불공정에서 벗어나 온 국민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새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 1조가 천명한 민주공화국, 그러나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하지 못한 정의로운 민주공화국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이 돼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겠다"며 "공화국은 '온 국민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면서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이다"며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이것은 제가 정치를 해온 이유이고 제가 추구해 온 민주공화국의 헌법 가치"라고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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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자칭 타칭 경제전문가인 그는 "부실기업, 부실금융, 가계부채에 대한 과감한 수술이 필요하다"며 "경제위기를 막아내는 대수술을 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릴 부분은 확실하게 살려내 새 살이 돋게 하고, 도려낼 부분은 과감하게 도려내겠다. 기업부실, 가계부채의 시한폭탄을 제거해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경제의 기초체력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재벌개혁에 관해선 "혁신에 실패한 부실재벌들은 국민 부담이 더 커지기 전에 과감하게 퇴출시킬 것"이라면서 "기업의 자유를 허용하되, 공정한 시장경제의 규칙을 준수할 의무를 부여하겠다"고 했다. 또 "재벌이 경제력의 남용, 독점력의 불공정한 횡포를 부리지 못하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한 운동장으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안보 및 대북 문제의 경우 "나라의 명운이 걸린 국가안보 만큼은 단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사드 배치, 킬 체인을 포함해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강력한 억지력과 방위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 한반도 비핵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며 "북한이 변화를 수용하면 어떤 이익이 있고, 변화를 거부하면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를 분명히 해서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적절한 시점에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겠다"면서도 "대화와 협상은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해야 효과가 있다. 수세에 몰려서 구걸하는 협상은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조건 없는 대화'는 없다는 방침도 세웠다.
그는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 정의로운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저의 진심을 다해 용감하게 도전하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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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병국 당대표(왼쪽)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축사를 하고 있다. 특히 이회창 전 총재는 이날 대선 출정식 참석을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것으로도 밝혀졌다./사진=미디어펜 |
한편 유 의원의 이날 '대선 출정식'은 전날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출마 선언 때와 달리, 정병국 당대표는 물론 당일 새누리당 당적을 정리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홍철호 의원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가운데 진행됐다.
정병국 대표는 축사를 통해 "깨끗하고 확실한 공정한 경선 관리 대표가 돼서 유승민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겠다"며 "경선 결과에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돼 동의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전날 남 지사의 출마 선언에서는 축사를 하지 않았다.
그동안 두문불출하다가 유 의원의 축사를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행사에 참석한 이회창 전 총재는 "유 의원은 우리나라의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국민께 총력을 갖고 설득할 수 있고 정치를 바로잡아갈 수 있다"며 "대한민국 미래를 각박하고 위중한 세계 속에서 짊어지려면 유승민과 같은 실력과 내공을 갖춘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지지를 선언했다.
이 전 총재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 운운하면서 유 의원을 매도하고 결국 원내대표를 떠나게 만든 걸 보고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또 더민주 대선주자들을 향해서도 "이상하게 저쪽에서 문재인씨나 이재명씨가 '진짜 보수는 나다' 이렇게 주장한다. 보수진영에서 홀대한 보수를 진보진영에서 주워갖고 표 얻기에 활용하고 있다. 참 보수가 딱하구나 생각한다"고 지적, 강력한 보수주자를 자처하는 유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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