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3대원칙 포기해야, 지금 파는 것인 공자금 회수 극대화하는 것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질질 끌면서 국민들이 낸 세금이 바람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고려대 김동원교수가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자꾸 늦어지는 것에 대해 통탄한 말이다. 지금처럼 신도 해법을 찾지못할 공적자금 3대 원칙(조기 민영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금융산업의 바람직한 발전 )을 고수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외환위기이후 13년간 차질을 빚어온, 아니 관료들의 몸사리기로 진척이 안되고 있는 우리금융의 민영화에 대한 새로운 방식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대원칙만 지키려다가는 허송세월만 한다는 것이다. 보다 현실적이고 실사구시적인 방안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을 얻고 있다. 사실 우리금융은 2001년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현재까지 민영화 차질로 회수되지 못한 금액이 전체 투입자금의 절반을 넘고 있다. 공적자금을 거둬들이지 못해 본 이자손실도 5조~6조원에 이르고 있다.

우리금융을 어떻게 민영화해야 하는 가에 대한 토론회가 26일 은행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바람직한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 정책토론회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자는 주장이 주류를 이뤘다.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도 토론회에 앞서 "민영화 3대 원칙을 지키며 매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보다 유연한 방식을 동원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해법도 제시됐다. 이른바 희망수량 경쟁 입찰방식.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장은 발제에서 "민영화 3대 원칙은 상충된다"며 "다른 원칙들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조기민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기업가치 회복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진 박사가 제안한 방안은 '희망수량경쟁입찰'로 입찰참가자로부터 희망수량및 가격을 받아 예정가격 이상의 입찰자 중 최고가격으로 입찰한 자 순으로 매각수량에 도달할 때까지 낙찰하는 방식이다.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은 일괄매각을 추진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받으려했던 역대 정부의 입장과 다른 것이다. 이 방식은 민영화 원칙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재무적및 전략적 투자자 등 다양한 투자자들을 동시에 수용해 입찰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이는 일반경쟁입찰이나 블록세일 등 특정한 투자수요를 전제로 한 입찰방식과 다르다. 여러 투자자를 경쟁시켜 매각 성공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는  "정부내 누구도 비난을 받지 않도록 근사하고 매끈하게 매각을 하려는 보신적인 정부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김교수는  "민영화의 3대 원칙은 포기할 때가 됐다"며 "지금 파는 것이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좌파학자인 김상조 한성대교수도  "오늘 발표에서 가장 귀 담아 들을 부분이 희망수량경쟁입찰"이라고 조기민영화에 찬성했다. 반면 주재정 우리금융연구소장은 "우리금융의 조기민영화를 추진해야 하지만 민영화 이후 우리은행의 오너십은 굉장히 중요하며 금융산업의 발전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미디어펜=장원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