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상의 워크아웃절차를 투명·명확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가 한국금융학회와 개최한 '기업구조조정 제도 개선방안' 심포지엄에서 구정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촉법 상 워크아웃 제도는 절차의 불투명성 때문에 분쟁 가능성을 안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기촉법은 지난 2001년 기업구조조정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제정된 한시법이다.

지난해 국회는 기촉법 만료시점을 내년까지로 연장한 데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기초법 상시화를 추진함에 따라 기촉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구 연구위원은 "최근 기업 재무구조의 안정성은 악화된데다 회사채시장의 금리 격차, 은행 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기업구조조정 수요는 증가할 것으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인수합병(M&A) 활성화, 사모펀드(PEF) 규제완화 등 자본시장을 통한 구조조정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실적은 부진하다.

따라서 시장에 의한 기업구조조정보다는 기촉법 등 법과 제도를 통한 기업구조조정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촉법 상 구조조정은 채권단 주도로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구 연구위원은 "기촉법상 협약채권자인 국내 금융기관은 부당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며 "채권재조정·신규 자금지원에 반대하는 채권금융기관도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찬성으로 간주된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관치금융 우려도 있다"며 "워크아웃 절차의 불투명성과 주채권은행이 구조조정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고 채권금융기관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촉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연구위원은 "기촉법을 상시화하기 위해서는 워크아웃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며 "절차의 투명성과 채권금융기관의 범위를 적절하게 조정하고, 법정회생절차와의 보완성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연구위원에 앞서 발표자로 나선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의 구회근 부장판사와 오세용 판사는 "현행 기촉법은 처음부터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됐다"며 "자본주의 시장질서와 사적자치의 원칙 위반, 평등권 침해, 적법절차의 원칙 위반 등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구조조정은 채권회수 외에도 사업구조조정 등 자구계획 마련이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며 "채권자에게 모든 주도권이 있는 게 적정한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