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소형차 판매율 두 자릿수 감소
그랜저 등 대형차 점유율 역대최고
[미디어펜=최주영 기자]국산 경차 판매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강세 등으로 줄어든 반면 그랜저 신차 효과를 등에 업은 대형차 판매는 최근 증가하고 있다. 최근 저유가로 유류비 부담이 낮아지면서 대형차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된 국산 경차는 전년 동기 1만6760대보다 17.7% 줄어든 1만3899대에 그쳤다. 

   
▲ 그랜저 IG /사진=현대차 제공


경차 판매는 지난해 11월 전년 동월 대비 12.9% 감소를 기록한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소형차 역시 지난해 12월 1만3282대가 팔려 전년 동기보다 18% 이상 줄어들었다. 

연간 판매량으로 집계했을 때도 경차와 소형차는 13만8895대와 15만7798대로 각각 전년 대비 19.7%, 14%씩 줄었다.

경차와 소형차 판매 감소는 국산 대표 경차인 모닝(기아차) 신차 출시에도 코나(현대차), 티볼리(쌍용차) 등 소형 SUV의 경쟁적 출시로 생애 첫 차 시장 주도권이 경차에서 소형 SUV로 넘어간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저유가 기조가 이어진 영향과 더불어 최근의 '친환경차 출시' 트렌드도 판매감소에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경차와 소형차 판매가 감소하는 반면 대형차 판매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대형차 판매량은 25만4016대로 2016년(21만6234대)보다 17.5% 급증했다. 전체 점유율도 2016년 16.1%에서 2017년 18.7%로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 기아차 '모닝' /사진=기아차 제공


세부적으로는 준대형차의 지난해 판매량(18만8206대)은 전년(14만3419대) 대비 31.2%나 증가했다. 점유율도 10.7%에서 14.5%로 높아졌다.

대형차 판매 증가는 지난해 출시 9개월만에 누적 판매 10만대를 달성하면서 국민차 반열에 오른 그랜저(현대차) 돌풍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G70(제네시스), G4렉스턴(쌍용차) 등 신차들이 대형차 시장에 쏟아진 것도 판매증가에 한몫했다. 

신형 그랜저(IG)는 전년 대비 92.2% 많은 13만 280대가 판매되며 10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연간 준대형차 판매량의 70%에 해당하는 숫자다. 

그랜저는 지난해 11월까지 8월과 10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1만 대 이상 판매됐다. 가장 많이 팔린 달은 3월로 1만3358대, 가장 적었던 달은 8월로 8204대로 그쳤다.

그랜저는 기존 중장년 세대에서 탈피해 젊은 층에게도 어필 할 수 있는 외관과 디자인으로 승부했다. 가솔린과 디젤,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엔진도 그랜저 열풍의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경차 외에도 올 들어 중형차 판매가 11.8% 감소한 반면 SUV 판매는 1.5% 증가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로 기름값 부담이 적어진 상황에서 구매자들이 중·소형차보다는 대형차를 선호하고 있고 대형차 및 SUV 차급에서 경쟁력 있는 신차들이 쏟아지면서 앞으로도 대형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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