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만화가 박재동(66)이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만화가 박재동은 2월 28일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 "이태경 작가에게 사과하고 이 작가의 아픔에 진작 공감하지 못한 점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아울러 수십 년 동안 남성으로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여성에 가했던 고통도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인 박재동은 지난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예종 학생들에게 한 부적절한 말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의 상처와 아픔에 용서를 구한다"라며 "제 잘못에 책임을 지고 피해자와 저를 믿어준 분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뒤 침묵을 지킨 이유에 대해서는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당시 기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줄곧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했지,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재동은 "저는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라면서 "우리 시대가 나아가야 할 당연한 길이며 여기에 제가 예외일 수는 없다"고 미투 운동 지지의 뜻도 밝혔다.


   
▲ 사진=SBS '8시 뉴스' 방송 캡처


앞서 지난달 26일 방송된 SBS '8시 뉴스'에서는 웹툰작가 이태경이 지난 2011년 박재동에게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러 갔다가 성추행당한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이태경은 "결혼식 주례를 부탁했는데 반갑다고 허벅지를 쓰다듬은 뒤 다리 사이로 손을 넣었다"며 "갑자기 턱 아래를 만지며 '처음 볼 때부터 맛있게 생겼다고 생각했다'는 말까지 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에 박재동은 '8시 뉴스' 측과의 인터뷰에서 "기억이 잘 안 난다"면서 "우리는 그때 다 친하게 지냈고 격의 없이 다 이야기했기 때문에 무엇을 얘기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해명, 대중의 질타를 받았다.

한편 만화가 박재동은 한겨레신문에서 시사만평 '한겨레 그림판' 등을 연재했으며, 한국만화 100주년 위원회 공동위원장과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