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 대한 특별 검사를 시작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9일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국민은행 감사가 제보성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곧바로 현장 특별검사를 시작했으며 지난 20일부터 KB금융지주에 대한 특검도 착수했다.

   
▲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뉴시스

앞서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은 은행 전산시스템을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는 결정과 관련한 사항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 왔다.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는 우선협상에 탈락했던 IBM코리아 대표의 이메일을 받은 후 교체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 의견을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 감사는 이같은 사항에 대해 금감원에 검사를 요청했다.

또 감사보고서에서 전산교체 비용과 보안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는 이사회 손을 들어줬다. 김재열 KB금융지주 최고정부관리책임자(CIO·전무)는 "정 감사가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은행·카드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항에 대해 자의적으로 감사권을 남용해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IT운영 효율화 차원에서 한 전략적 경영판단"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유닉스 시스템 공개 입찰에는 IBM 뿐만 아니라 HP, 오라클 등 IT업체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어 특혜 시비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 임영록 회장은 21일 출근길에서 기자들을 만나 "내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의결이 이뤄지면 존중돼야 한다"며 "은행을 책임지는 집행기구의 최고 책임자인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결정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그동안 일어났던 국민은행 금융사고와 관련 3~4건의 특별검사를 모두 마치고 다음달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려 제재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국민은행 검사를 모두 묶어 통합 제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민은행 금융사고와 관련 개별 특검을 마치고 현재 자료를 정리 중"이라면서 "내달 말께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제재 수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