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내분사태가 결국 한국IBM만 웃게 만들었다.
금융감독원은 3일 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진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이건호 국민은행장, 정병기 감사위원,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의 계좌를 추적했지만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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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금감원에 이례적으로 계좌추적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는가하면 지난달 30일까지 이사회에서 사태 해결을 종용했던 임 회장의 명령은 그 누구도 지키려 노력하지 않아 리더십까지 의심받게 됐다.
또 이 행장은 최후 이사회에서도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통합하는데도 실패해 임 회장과 이 행장 등 수뇌부는 서로 간의 신뢰가 무너졌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행 내외부의 시선도 따갑기만 하다.
가장 걱정인 부분은 그동안 쌓아 왔던 국내 1위 은행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는 것.
내분 사태 이전에도 KB국민카드 정보유출 및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 1조원대 가짜 확인서 발급 등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인해 추락한 이미지를 끌어 올리기 위해 수 많은 임직원들의 노력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심대한 타격을 입은 KB금융과는 달리 사태의 발단이 된 메일을 보낸 IBM은 이번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앞서 국민은행은 최근 수년간 주전산시스템을 IBM사의 메인프레임에서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유닉스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며 지난 4월 국민은행 이사회는 IBM 메인프레임 기반 주전산시스템을 유닉스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돌연 국민은행 정 감사가 "전산시스템을 교체할 경우 치명적 오류가 생긴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재검토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해달라고 요구했고 이건호 국민은행장도 여기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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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호 국민은행장/뉴시스 | ||
KB금융지주측과 이사회는 정 감사의 의견을 상정하는데 거부했고 정 감사는 금감원에 판단을 맡기는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여기에는 한국IBM측으로부터 이 행장에 보내진 메일 한통이 발단이 됐다.
이사회 승인에 앞서 국민은행 정보기술(IT)본부는 메인프레임 재계약시 비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한국IBM에 수차례 요구했으나 한국IBM은 수차례 요구에도 그동안 구체적인 답변을 미뤄오다 이사회가 변경안을 승인하자 CEO인 이 행장에게 사적으로 메일을 보낸 것이다. 메일은 금액을 절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한국IBM의 이같은 비절차적 행태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메일 한통에 휘둘린 이 행장의 행동도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 이 행장과 정 감사측은 기존 메인프레임에서 사용되던 소프트웨어에 번역기를 붙여서 기존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인 리호스팅시스템에 대한 벤치마크테스트(BMT) 테스트 결과,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IT 전문가는 "메인프레임에서 가동되던 뱅킹시스템을 유닉스로 리호스팅하게 되면 당연히 100% 똑같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며 "맞지않는 부분을 발견하고 오류와 원인을 찾아 고치는 것이 BMT를 실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당장 국민은행 이사회가 전산시스템 교체를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미뤄 오는 2015년으로 예정됐던 유닉스 기반 전산시스템 교체가 불발돼 현 IBM의 메인프레임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이로써 전산시스템 교체에 상관없이 IBM은 2015년까지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을 계속해서 국민은행에서 챙기게 됐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