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이제는 A대표팀에서 뭔가 보여줄 때가 됐다. 국가대표팀 주축 공격수가 되려면 골 넣는 능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야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일 칠레와 평가전을 갖는다. 9월 A매치 2연전 가운데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에 이은 두번째 경기다. 한국은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의 데뷔전이 된 코스타리카전에서는 2-0으로 승리했다.

황의조는 A대표팀에 오랜만에 선발됐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9골이나 넣으며 대회 득점왕에 오르는 맹활약으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이 자연스럽게 대표팀 복귀로 이어졌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벤투호가 막 출범했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경쟁선상에 나란히 서 있는 상황이지만 황의조는 '뭔가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아시안게임 활약으로 그는 골 넣는 스트라이커에 대한 갈증이 심했던 대표팀에 새로은 희망으로 떠올랐다. 다만, 23세 이하 대표팀이 출전하는 아시안게임 무대와 달리 세계적 강호들을 상대해야 하는 A대표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황의조 스스로 증명하면서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앞선 코스타리카전에서 한국 승리의 주역은 남태희(27·알두하일)였다. 남태희는 선발 출전해 전반 페널티킥 유도로 한국의 선제골에 간접 기여했고, 후반에는 직접 두번째 골까지 시원하게 터뜨렸다.

남태희의 처지는 황의조가 비슷한 면이 있었다. '카타르의 메시'로 불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 선수지만 대표팀에 차출돼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에도 뽑히지 못했다. 그런 남태희가 코스타리카전을 통해 대표팀의 주요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황의조도 2015년 9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라오스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총 12게임 대표팀 멤버로 뛰었다. 그러나 2015년 10월 자메이카와 친선경기에서 1골을 넣은 것이 전부였다. 공격수로 선발돼 골을 잘 넣지 못했으니 대표팀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줬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 빠져 후반 22분 교체 투입됐다.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던데다 한국이 후반 중반 이후 많은 선수 교체를 하며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어서 황의조는 뚜렷한 활약을 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와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칠레전에서 벤투 감독이 어떻게 공격진을 구성할 것인지 지켜봐야겠지만, 황의조의 선발 기용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원톱으로 선발 기회를 얻었는데, 이번 칠레전은 황희조가 공격 최일선을 책임질 공산이 크다.

아시안게임을 보며 열광했던 많은 축구팬들이 황의조의 A매치 골을 보고 싶어한다. 황의조도 "A대표팀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고, A대표팀에서도 득점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칠레는 만만찮은 상대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2위인 칠레는 57위인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훨씬 앞선다. 러시아 월드컵에는 남미 예선에서의 부진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남미의 전통적인 강호다.

한 수 아래의 아시아권 팀들을 상대로 골을 펑펑 터뜨렸던 황의조가 칠레같은 강팀을 상대로도 골을 넣거나, 한국 공격의 핵심이 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앞으로 대표팀 내 그의 입지는 한층 탄탄해질 수 있다.

황의조가 대표팀 간판 골잡이가 될 수 있는지 본격적인 시험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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