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이건호 행장과 사외이사들의 의견 불일치가 여전히 진행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사회는 지난 23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벌어진 한국IBM과 IBM의 시장행태를 공정거래법의 위반으로 보고 이를 당국에 신고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국민은행 IT본부의 보고에 따르면 한국IBM은 국민은행이 수차례 요청하는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계약연장의 조건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으며 이사회는 이것이 당초의 계약이 정한 대로 현재의 매월사용료 26억원을 계약기간 만료(2015년 7월)이후 매월사용료(89억원)로 인상하겠다는 뜻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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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호 국민은행장/뉴시스 | ||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은 "공정위에 제소하면 이사회 결정에 대한 정당성을 충분히 부여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IBM은 금융시장에서 독점적 요소와 시장우월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외이사들과 뜻을 같이해 "이와 유사한 케이스가 유럽연합(EU)에도 많다"며 "제소를 계기로 불리했던 계약 조건이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 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위원, 박지우 부행장은 끝까지 반대의사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들은 주전산시스템 교체 선정은 충분한 검토와 검증을 거쳤고 이사회 결의까지 끝난 마당에 이 행장이 IBM측의 이메일 한통으로 1년여간의 의사결정을 뒤엎는 것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행장은 이사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사회에서 결론 난 것에 대해서 집행위원인 저는 의결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저는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경영진은 이번 사태가 공정위로 끌고갈 이슈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사외이사들이 법무법인의 의견을 수용해 결정했다.
한편 사외이사들이 이 행장을 위시한 경영진의 의견을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안건을 밀어붙여 결정을 내린 것에 이 행장과 사외이사들이 이제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이 행장은 취임 4개월 만에 발생한 도쿄지점 부당 대출 사건과 내부통제미흡 등으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통보받은 상태다.
오는 26일 열리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리더십에 큰 상처를 받은 이 행장측과 사외이사들의 징계에 따라 국민은행 경영진에 지각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진과 이사회가 대립하고 있는 조직이 제대로 운영될 리가 없다"며 "조직이 크게 바뀌지 않는 이상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