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현직 임직원 200여명 징계 '업무 차질 우려', 당국의 공정한 제재 필요 시점

올해 초 고객정보유출 등 불거진 각종 금융사건 사고에 대한 당국의 대규모 징계 태풍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당국은 일벌백계해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그 징계 수위와 범위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국민은행 관련 모든 금융사고를 심의해 임영록 KB금융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한 당일 소명 절차를 거친 뒤 최소 주의적 경고 이상의 징계를 내릴 계획이다.

먼저 임 회장은 지난 1월 발생한 약5000만건의 국민카드 고객 정보 유출로 인한 징계를 받는다.

   
▲ 임영록 KB금융회장. KB금융은 임 회장과 이 행장과 함께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김재열 KB금융 전무, 박지우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 등 전현직 임원진이 징계 대상에 올랐다./뉴시스

당국은 임 회장이 고객 정보가 대량 유출된 2013년 6월 KB금융지주 사장으로 고객정보관리인이였고 국민카드 분사 추진도 총괄했다며 징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임 회장측은 지난 2011년 3월 2일 카드사 분사 당시 고객정보관리인은 전임회장 어윤대 회장이었으며 임영록 회장은 같은해 3월 26일부터 고객정보관리인 업무를 시작했다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2월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 카드 사태와 관련해 지주사의 고객정보관리인도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징계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행장은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실대출 사건과 주전산시스템 교체과정에서 내부통제 미흡으로 제재를 받는다. 이 행장은 도쿄지점 부실이 불거진 기간에 리스크 담당 부행장을 역임했다.

당시 국민은행 김모 도쿄지점장 등은 2007년 1월부터 2010년 1월까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조작하거나 담보 가치를 부풀려 잡는 등의 수법으로 62차례에 걸쳐 122억5200만엔(한화 약 1467억원)의 대출을 부당하게 내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4000억원대 불법 대출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된 이모 지점장 등을 합치면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불법대출 액수는 411억엔(5448억원)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수사를 받던 도쿄지점 직원이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관련자 모두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 행장은 도쿄지점 부당 대출이 있었을 때 조직의 건전성을 주로 담당하는 리스크 부문 부행장이었기 때문에 직접 책임이 없다는 내용으로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이 외에도 보증부대출 부당이자 환급액 허위 보고, 국민주택채권 90억원 횡령 등으로 전현직 임직원을 포함해 100여명이 징계나 내부 문책을 받을 것으로 보여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KB금융은 임 회장과 이 행장과 함께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김재열 KB금융 전무, 박지우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 등 전현직 임원진이 징계 대상에 올랐다.

일부는 '직무정지'의 중징계를 받아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이며 이들 외에 전략 및 IT 담당 부서 직원 상당수가 징계를 받아 정상적인 업무에 차질도 우려된다.  

   
▲ 26일 금융권에 불어닥칠 대규모 징계 태풍에 금융권은 폭풍전야를 보내고 있다. 좋던 싫던 중징계가 확정되면 회사를 떠나야할 판이다./최수현 금감원장/뉴시스

KB금융 기관 자체의 징계 수위도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LIG손해보험 인수우선협상자로 선정된 KB금융에 대해 징계 사항 등의 관련사항을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KB금융에 기관경고를 사전통보했다.

그러나 이같은 KB금융에 대한 초유의 대규모 문책에 대한 반감의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과 은행장 등 경영진을 동시에 중징계하는 것은 은행과 카드 등 금융지주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대외신뢰도를 추락시키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옥석도 제대로 구별하지 않은채 중징계부터 하려는 것은 금융지주사의 경영을 어렵게 할 뿐이다"라고 토로했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임 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내부비리를 털고 가자는 입장에서 자진 신고했는데 이것이 도리어 화살로 돌아오는 것은 가혹하다는 속내를 털어놓고 있다.

한편 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씨티캐피탈, IBK캐피탈, 롯데카드, 농협카드 등에 대한 징계도 이뤄진다. 이들 금융사는 올해 초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중징계가 예상된다.

또 우리은행도 최근 CJ그룹의 비자금 관련 차명계좌를 수백여개 개설해준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는다.

이 모든 징계 대상 직원들의 수는 200여명에 이른다. 사상 초유의 규모다.

26일 금융권에 불어닥칠 대규모 징계 태풍에 금융권은 폭풍전야를 보내고 있다. 좋던 싫던 중징계가 확정되면 회사를 떠나야할 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감독당국은 지배구조를 흔들지 않는 범위내에서 공정한 검사와 제재를 해야 부작용이 없다"며 당국의 현명한 처사를 기대했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