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를 중심으로 정치 지도 다시 그려질 듯

한나라당 즉, 현 정권이 MBC에 무리수를 둔 것 같다. 운전면허증 실전 시험에서 위험변수로 출몰하는 ‘돌발상황’이 있다. 이러한 돌발상황처럼 김우룡 이사장 발언이 갑자기 멧돼지처럼 출몰해, 사태가 돌풍처럼 커지고 있다. 이 불길은 쉽게 잡힐 것으로 보이질 않는다.

최시중 위원장의 현모양처 발언,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교육 발언, 종교탄압 외압 의혹, MB의 ‘기다려달라 곤란하다’는 독도발언 등의 악재가 곳곳에서 터지면서, 돌풍의 불길이 활화산처럼 커져버린 것이다.


MBC 진상규명 특별위원회가 22일 구성됐고, 23일 긴급 기자회견이 있었다. 천정배 의원(좌측에서 두번째)가 위원장을 맡았다.
▲MBC 진상규명 특별위원회가 22일 구성됐고, 23일 긴급 기자회견이 있었다. 천정배 의원(좌측에서 두번째)가 위원장을 맡았다.




일찌감치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과 화합노선을 구축하면서, 방송 중계권을 비롯해 내부수습에 들어갈 준비를 갖추고 있었지만, 갑작스런 김우룡 이사장의 돌발변수가 모든 것을 헝크러뜨린 꼴이 된 것이다. 정말 멧돼지 같은 돌발변수다.

국민적 명분이 민주당 및 MBC 노조에게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22일 MBC 사태 특위를 구성하고, MBC 사태를 밀도있게 비판하고 나섰다. 전병헌 의원은 민주당 간사로서 고흥길 문방위 위원장을 22일 오전 10시부터 압박했다. 문방위 전체회의를 열어달라는 요청이었다.



묘한 엇갈림으로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21일 서울시장 경선출마를 갑자기 선언했다. 나경원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문방위에서 한나라당 간사 창구는 정지된 상태인 것이다. 22일 고흥길 위원장은 최구식 의원을 대타로 기용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정치적 주장이다며, 문방위를 열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MBC가 다시 민주당 및 시민단체에게 넘어간다면, 그 타격은 정권 창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된다. MBC 사태는 여당과 야당의 가장 치열한 접전지역이 될 것이다. 현재 상황은 김재철 사장 뒤에는 정권이 있는 것이고, 이근행 위원장 뒤에는 민주당 및 시민단체들이 포진해 있다. 이러한 해석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김우룡이 사퇴하지 않았다면, 신동아 4월호에 폭로하지 않았다면, 김재철 사장이 천막생활을 좀더 버티면서 김우룡 이사장을 압박하지 않았다면, 윤혁 및 황희만 이사를 통해 김우룡을 압박하지 않았다면, MBC 사태는 무감각한 국민들의 기억속에서 MB에게 가장 유리한 지점에서 덮어졌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우룡 이사장은 그만 뒀고, 또 김 이사장은 이미 폭로했고, 전국은 폭탄이 터지듯 이미 무방비 상태가 되고 말았다.

나경원 의원이 서울 시장 경선에 출마하는 것은 본인의 의사겠지만,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참으로 아쉬울 때, 방패막이 없는 상황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명분을 쥔 문방위를 통해, MBC 사태가 새로운 변수로서, 새로운 정치지도가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저렇든 현 정권이 혹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방송을 먹으려다, 급체한 것은 혹 아닌지, 생각이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