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1년 새 직원 감소 폭 가장 높아… 6.8%
5대 건설사 중 4곳 비정규직 감소 비율 커
"수주잔고 줄어들면서… 건설업계 자구책 마련"
   
▲ 각 건설사 CI./사진=각 사.

[미디어펜=손희연 기자]국내 주요 대형건설사들이 인력을 조정하면서 조직 슬림화를 진행 중이다. 국내 주요 대형건설사가 지난해 실적 호조를 이뤘지만 1년 사이 인력은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해외 플랜트 사업 부진의 탓으로 조직과 인력 조정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주택 시장 침체와 해외 수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주 곳간도 비어가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이 고정 비용 축소로 인건비를 줄이는 자구책 방안으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건설 수주 전망도 밝지는 않아 고용 감소와 인력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5위권 대형건설사들의 올해 1분기 말 직원은 3만901명으로 지난해 1분기 말(3만2754명)보다 5.1%가 감소했다. 1년 사이 1853명이 짐을 쌌다.

먼저 1년 사이 직원 수 감소폭 최대치를 보인 곳은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 직원은 올 1분기 총 6868명으로 지난해 1분기 7523명보다 655명(6.8%)이 감소했다. 대림산업의 정규직원은 올해 4308명으로 지난해 4374명 보다 66명이 줄었으며 비정규 직원은 지난해 3149명에서 올 1분기 2560명으로 589명이 줄었다. 회사를 떠난 655명 중 비정규 직원 감소 비율이 89.9%에 달한다. 90% 가까이 비정규 직원이 회사를 떠나게 된 셈이다.  평균 근속연수는 12년4개월로 지난해 1분기와 동일했다.

대림산업은 그동안 플랜트 사업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고전했지만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무급휴직을 단행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지난해 1분기 말 플랜트 본부 직원은 1801명이었지만 1년 사이 1374명으로 몸집이 줄었다. 

이어 대우건설의 직원은 올 1분기 말 기준 5333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5728명)보다 6.8%나 감소한 수치로 395명이 대우건설을 떠나게 됐다. 평균 근속연수는 지난해 13년에서 올 1분기 14년 1개월로 2개월이 늘었다. 대우건설의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1분기 3948명에서 올해 1분기 말 3811명으로 137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비정규 직원은 지난해 1780명에서 올 1분기 1522명으로 258명이 줄었다. 1년 사이 일자리를 잃은 직원 수 395명 중 비정규 직원 감소 비율은 65.1%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분기 말 직원 6754명에서 올 1분기 말 6315명으로 439명(6.4%)이 감소됐다. 지난해 정규직 직원 수는 4389명으로 올해 1분기 말 기준 4311명으로 78명이 감소했다. 비정규 직원은 올 1분기 2004명으로 지난해(2365명)보다 361명이 줄었다. 현대건설 역시 1년 사이 일자리를 잃은 직원 439명 중 비정규 직원 감소 비율이 82.2%를 보였다. 현대건설도 지난해 1분기보다 직원 평균 근속연수 기간이 늘었다. 지난해 10년 5개월에서 올해 12년 9개월로 증가했다. 

GS건설 직원은 올 1분기 말 4987명으로 지난해(5102명) 보다 291명(4.1%)가 감소됐다. 정규직 직원은 올해 4987명으로 지난해 5102명에서 115명이 감소됐다. 비정규 직원은 지난해 1925명에서 올 1분기 1749명으로 176명이 줄었다. 1년 사이 일자리를 잃은 직원 수 중 비정규 직원 감소 비율이 60%를 차지했다. GS건설은 12년 5개월에서 13년 3개월로 평균 근속 기간이 늘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1분기 말 총 직원 4803명에서 올 1분기 말 4566명으로 73명 감소, 5개 건설사 중에서 가장 낮은 감소폭(1.2%)을 보였다. 삼성물산은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비정규 직원을 오히려 늘렸고, 정규직 직원은 감소시켰다. 정규직 직원은 올해 4566명으로 지난해 4803명 보다 237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비정규 직원은 지난해 919명에서 올 1분기 1083명으로 1년 사이에 165명이 증가했다. 평균 근속 기간은 짧아졌다.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남직원은 10년, 여직원은 6년 9개월이었는데 올해 1분기 말 기준을 보면 남직원은 10년 6개월, 여직원은 7년 2개월로 단축됐다. 

이는 지난해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부실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업계의 신규 일감이 줄면서 수주 곳간도 비어가고 있다. 건설사 수주는 향후 건설경기의 지표이다. 건설사가 이를 토대로 조직과 인력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고정 비용인 인건비 절감을 위한 인력 감소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5대 건설사의 수주잔고 집계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총 141조451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기록한 158조1388억원보다 10.55%(16조6870억원) 감소한 수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주요 공사들이 마무리되면서 현장 근로자들이 자연스럽게 줄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건설사가 해외 플랜트 부실에 적잖은 타격을 받으면서 위축세가 심화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신규 일감 줄어들면서 고정 비용인 인건비 절감 등 건설사들이 자구책 마련을 위해 인력을 조정하거나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유급휴직과 희망퇴직자 신청을 받는 건설사가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건설수주가 지난해보다 6.2% 감소한 135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최근 5년 내 최저수준이다. 더구나 건설 업계 고용 현황도 썩 좋지 못하다.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9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3만 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일자리는 올해 들어 3년 9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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