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NG 1133대 중 53대서 동체 균열 발견
대한항공 5대·진에어 3대·제주항공 1대도 균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항공업계가 이번에는 ‘보잉 리스크’에 직면했다. 미국 보잉사의 737NG 기종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되면서, 동일 기종을 운영 중인 국내 항공사들도 운항 중단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보잉 737NG 1133대 중 53대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돼 운항이 중지됐다. 보잉 737NG는 전 세계에서 7000여대가 운항 중인 인기 소형기다. 국내에는 B737-800(189석) 150대가 들어와 있다.

국토교통부는 착륙 3만회 이상 항공기 42대 중 균열이 드러낸 9대를 지난 24일 운항 중지 시켰다. 균열이 드러난 항공기는 대한항공 5대, 진에어 3대, 제주항공 1대다. 

국토부는 또 지난달 30일 국내 9개 항공사 경영진과 운항·정비본부장과 함께 안정점검회의를 열고, 문제가 불거진 미국 보잉사의 737NG(넥스트 제너레이션)에 대한 조기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부는 나머지 108대 중 22대(2만2600회 비행 이상)의 점검을 이 달 안에 진행하고, 86대(2만2600회 비행 미만)에 대해서는 2만2600회 비행 도달 이전에 점검할 계획이다.

점검 결과에 따라 해당 기종의 운항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현재 737NG 기종을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는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이다. 이들은 각각 31대, 45대, 22대, 26대, 21대의 737NG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 국내 항공사들이 인천공항에서 대기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우, 해당 기종을 띄우지 못하게 될 경우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다수가 737NG를 주력 기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737NG 기종만 보유하고 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보잉 737 맥스 8’ 기종 2대의 운항이 중단돼 월 7억~8억의 고정비가 나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 25일 제주항공의 B737NG 기종이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중 기체 이상으로 불시착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보잉 리스크가 확산됐다. 

안 그래도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항공 업계에 ‘보잉 리스크’가 추가되면서 바람 잘 날이 없게 됐다. 앞서 국내 항공사들은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일본 여행객 급감을 비롯, 유가와 환율 변동 등으로 고충을 겪어야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악재가 지속된다면 도태되는 항공사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한다면 존폐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한편, 보잉 기술진은 다음 달 초 한국에 들어와 동체 결함이 발견된 항공기의 부품 전체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수리할 예정이다. 점검과 부품 교체에 최소 2∼3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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