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 베스트 의원엔 "뇌사국회, 의원 총사퇴" 양심선언 하태경

바른사회의 모니터단(단장: 조윤영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은 매달 가장 주목할 만한 법안, 발언, 의원을 뽑아 각각 이달의 법안, 이달의 의원, 이달의 발언으로 선정해 ‘이달의 국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해왔다.

또한 이달의 국회-“헐~”을 통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법안, 발언, 의원도 선정한다. ‘이달의 국회’는 모니터단 1차 심의와 바른사회의 최종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지난 9월 30일 바른사회시민사회(이하 바른사회)의 의정모니터단(이하 모니터단)은 지난 한달간 있었던 9월의 국회를 “비상식이 상식을 집어삼킨 한 달”이라고 평했다. 세월호가 침몰한지 5개월이 지나고 있음에도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합의는 진통을 계속하고 있는 국회 전반에 걸친 평이다.

5월 2일 이후 법안이 한 건도 처리되지 못 하는 초유의 장기 공전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 8월 분리국감이 무산되고 9월 정기국회가 열렸지만, 한 달 가까이 본회의가 열리지 못 한 채 경제민생관련 법안이 발목 잡혀 국회가 국정을 마비시키는 주범이 된 점에 대한 바른사회의 비판이었다.

   
▲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대리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조사 받고 있는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김현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회갈등을 봉합해야할 국회가 오히려 구설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9월 초에는 동료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데는 대동단결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불체포특권 남용으로 국민의 분노를 샀다.

그리고 최근에는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술자리를 함께 한 야당 의원이 “내가 누군지 알아?”라는 말로 권위주의와 특권의식을 나타냄으로써 국민의 대표가 아닌 특별권력계층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렇듯 그 존재 의미가 의심스러운 국회의 행태에 분노한 국민이 세비반납과 무노동무임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들려오고 있다.

신수호 바른사회의정모니터단 학생단장은 “비상식이 상식이 되고 법치주의와 의회민주주의를 의원들 스스로 내팽개친 한 달”이라고 평했다. 이어 신 단장은 “향후 국회 본회의 후 90건의 경제-민생법안에 대한 처리 여부, 10월 국정감사 등에 대하여 더욱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국민들의 개탄과 지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국회에서도 소수의 의원들은 국회의 자성을 촉구하고, 소신 있게 모범이 되는 의정활동을 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힘찬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1. Best 법안

모니터단이 Best법안으로 꼽은 법률안은 민병주 의원이 발의한 <국회법 일부개정안>이었다. 해당 법안은 “입법취지가 퇴색된 일명 국회 선진화법, 국회를 정상화 시키고 민생법안 살리는 방향으로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입법 취지로 삼고 있다.

국회가 5월 2일 이후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되지 못한 채 공전되고 있는 원인 중의 하나로 소수정당, 혹은 야당에게 의회의 책임마저 망각하게 말만큼 힘을 실어준 일명 ‘국회선진화법’이 화두에 오르고 있는 것이 현 국회의 실정이다.

소수의 의견이 다수 의견을 압도하여 하나의 쟁점에 묶여 오래 동안 국회가 파행되는 상황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한 시점에서 나온 법안이다.

법안은, 일명 국회선진화 법의 가장 핵심인 ‘신속처리 안건 지정동의’와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 부분의 의결정족수를 완화시킴으로서 ‘식물국회’가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을 막을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Best 법안으로 꼽힌 것은 최민희 의원이 발의한 <정치자금법 일부개정안>이다. 해당 법안은 “출판기념회, 정가판매-수입·지출 신고로 투명한 정치자금모금 문화행사로 거듭나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입법 취지로 삼고 있다.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는 수입과 지출의 내역이 불투명하여 불법 정치자금의 로비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출판기념회가 로비 창구로 이용되었다는 증거를 포착한 검찰이 국회의원을 상대로 대대적 수사까지 벌이는 사건까지 있었다.

최민희 의원의 <정치자금법 일부개정안>은, 출판기념회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시점에서 발의된 법안으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2. Best 의원

9월 국회의 Best 의원으로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꼽혔다. 하 의원은 “뇌사국회, 의원 총사퇴”라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현 국회 상태에 대한 양심선언을 한 바 있다.

하 의원은 “뇌사국회, 현 국회는 더 이상 존재 의미 없어, 국회의원 총사퇴해야”라는 발언으로 세월호에 묶여 4개월 이상 공전하고 있는 현재의 국회의 파행 사태를 정확하게 꼬집고 그에 대한 책임과 행동까지도 촉구함으로써 국회가 정상화 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했다.

하 의원은 “약자 층에 대한 공천을 확대하는 것은 고려해야 하지만 특수약자층 100% 공천은 원칙 없는 표풀리즘”이라는 발언을 통해 원칙 없는 공천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을 당당하게 지적하고, 정당이 왜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모니터단은 한 달 동안 국회의원으로서 현재 국회의 상태를 개탄하고, 잘 못 된 것에는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등의 행보를 했던 하 의원의 태도를 국회의원의 바른 자세라고 평가했다.

3. Best 발언

9월 국회 Best 발언으로는 심재철 의원의 “나라살림을 정확하게 밝히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증세의 정도(正道)이며 무상복지시리즈의 전면적 재검토도 필요하다”가 꼽혔다.

심재철 의원은 담뱃값 인상을 통해 드러난 증세에 대한 국민적 거부반응이 정부의 투명하지 못한 태도에 있음을 지적하는 한편, 팍팍한 나라살림과 세수부족 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솔직하고 명확한 태도를 주문했다.

특히 과도한 무상복지 시리즈가 재정 낭비와 재정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바, 무상복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일임을 알기에 심재철 의원이 선뜻 나서서 했던 발언은 용기있었다는 평가이다.

4. “헐~” 법안

Best의 반대되는 헐~ 법안으로는, 김광진 새민년 의원의 <국가정보원직원법 일부개정안>이 꼽혔다.

김광진 의원은 국정원 직원의 사상 기준에 대한 조항을 삭제하고자 해당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한반도 북반부에 자리한 불법 무장단체로 국가정보원은 대한민국의 정보기관, 방첩기관으로 제 1의 상대는 북한 노동당/보위부의 공작원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에 따라 국가정보원 직원은 국가에 대한 충성과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따른 철저한 사상 검증이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 모니터단은 국가정보원 직원의 사상기준을 삭제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국가는 대한민국을 구성한 모든 것들에 대한 통칭으로 ‘국가에 대한 충성’은 곧 그 구성원인 국민과 대한민국의 체제를 유지하는 ‘헌법’에 대한 충성이므로 수정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바른사회 모니터단은 “국가정보원은 국가와 국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첨병이므로 더 철저한 사상검증이 필요한 곳이다”라는 평을 덧붙였다.

5. “헐~” 의원

9월 국회에서 가장 안 좋은 평을 받았던 의원으로는 김현 새민년 의원이 꼽혔다. 모니터단은, 김 의원이 대리운전기사 폭행 사건에서 보여준 특권의식, 국민의 대표임을 망각한 언행은 그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평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리운전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가 누군지 몰라?”라는 발언은 평소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는 특권의식과 권위주의에 함몰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싸움을 뜯어말리고, 먼저 나서서 사과해야하는 지위에 있으면서도 오히려 경찰에 나와서 목격자 증언과 CCTV내용을 무시한 채 자기 잘 못을 부정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또한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 위원으로서 경찰조사를 받는 입장이라면 당연히 적극 조사에 임해야 함에도 현재까지 태도 변화가 없는 점은 이미 ‘국회의원의 자질-품위’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6. “헐~” 발언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국회의원 발언으로는 설훈 의원의 “청와대에서 7시간 동안 뭐했냐. 대통령이 연애를 하지 않았겠지마는 안했다면 더 큰 문제이다”가 꼽혔다.

모니터단은, 집요하게 청와대의 7시간을 물고 늘어지며, 대통령의 연애 운운하는 것 자체가 국회의원의 격에 맞지 않는 저급한 언행이라고 평했다. 국회의원의 언행은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짜 맞추고 꿰어 세간에 떠도는 소문을 마치 사실인 양 의혹을 확대 재생산시키며 물고 늘어짐으로써 ‘선량’으로서의 수준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또한 세월호 사건으로 국민의 상심이 큰 가운데,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부채질함은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바른사회 모니터단은, “정치인은 소문, 의혹을 던져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 검증하여 국민이 바른 것을 보고 듣게 하며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마지막 평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