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응급 처치 시급한 상황, 헬기 부르지 않아 사망" 주장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부산 해경이 한국해양대 재학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유족의 요청으로 오는 17일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한국해양대와 부산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해양대 해양경찰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정모(21)씨는 해외 승선 실습 도중 열사병 증세를 보이다가 지난 10일 오전 2시6분께(현지 시각) 목숨을 잃었다.

유족 측은 "응급 처치가 시급한 상황에서 헬기를 부르지 않아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배에서 벌어진 일을 정확히 밝히고 사망 원인과 이에 따른 책임 여부를 반드시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7일 진행되는 정씨의 시신 부검에는 부산지검 외사부 수석 검사가 참여한다.

부산 해경 관계자는 "키 190cm의 건장한 20대 청년이 실습 도중 사망한 데다 유족 측에서 선사 측 과실을 주장하고 있어 수사가 엄중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 해경은 선사 측 관계자의 과실 여부가 입증되면 2월 말 입건할 방침이다.

해양대도 장례를 치른 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해양대 관계자는 "해경 수사 결과가 나오면 선사 관리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분석할 것"이라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외부 선사 실습 관리 매뉴얼을 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팬오션 사 선샤인호 실습생으로 선발된 정씨는 지난 5일 인천항에서 출항해 4일째인 지난 9일 오전 9시30분께 말레이시아반도 남부 말라카해협을 지나던 중 고열과 구토 등 열사병 의심 증세를 보였다.

팬오션 측은 4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48분에 정씨 어머니에게 "아들이 아파 병원으로 옮기겠다"고 연락했다.

그러나 다시 4시간여 지난 오후 6시께 선샤인호 선장은 정씨 아버지에게 "정씨 체온이 40도까지 왔다 갔다 하지만 혈압과 맥박이 정상 수치라 괜찮을 것"이라며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다.

정씨의 상태는 이후 호전되지 않아 13시간이 지난 9일 오후 10시30분께 보트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지난 10일 오전 1시30분 인도네시아 페르타미나 병원에 도착한지 30분만에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