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출 규제 효과 시장 과열 없을 전망
비규제 지역 부동산 풍선효과 불러올 수도
   
▲ 미국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한 데 이어 한국은행 역시 내달 기준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갈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미국이 기준 금리를 깜짝 인하한 데 이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금융·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내달 기준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낮춘지 5개월 만에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3일(현지 시간) 사전 예고 없이 기준 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한 데 따른 여파라는 분석이다. 

미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가 경제 활동에 점차 진화하는(evolving) 위험을 가하고 있다”면서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를 0.5%p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폭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금리 인하설에 부동산 시장 역시 동요하는 분위기다. 통상 금리 인하는 시중에 유동자금을 늘려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낮은 금리로 대출 이자 부담이 낮아지며 부동산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1.5%로 낮추자 한 달뒤인 8월부터 서울의 매매가격지수가 반등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미 저금리 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데다 정부가 이미 고강도 대출 규제 등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수요가 많은 주요 지역에는 이미 강력한 대출 규제를 시행하는 까닭에 금리 인하가 수요 견인및 집값 상승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와 부동산 시장은 반비례 관계”라면서 “코로나19 사태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든 데다, 서울 등 주요지역의 대출규제가 만만치 않고 자금출처조사 등도 강화된 상황에서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이 당장 달아오를 가능성은 낮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비규제 지역에선 금리 인하가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탓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미국 연준이 다음 주 최대 0.75%p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우리나라는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하게 되고, 그동안 덜 오른 곳이나 택지개발 지구, 교통호재 등이 있는 비규제 지역에 자금이 몰리며 국지적인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금리인하가 부동산 풍선효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세계 경제가 악화되면 결국 자산 형성 방법 중의 하나인 부동산 시장도 장기적으로는 구매 수요 위축, 거래시장 하방 압력 부담 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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