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 제보자ㆍ김영환, "진보당은 주사파...폭력혁명 추구"..."이정희는 NL" 증언
RO 제보자ㆍ김영환, "진보당은 주사파...폭력혁명 추구" 증언
일명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제보자'와 옛 '주사파 대부' 김영환(51)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통합진보당에 대해 한목소리로 '민족해방(NL) 계열이자 폭력혁명 추구세력'이라고 증언했다.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사건(주심 이정미 재판관) 16차 변론에 법무부 측 증인으로 출석한 RO 제보자 이모씨는 진보당을 "압도적인 혁명승리 보장을 위해 구성된 대중정당"이라고 정의했다.
이씨는 "(사회주의) 혁명의 승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령이다. 수령이 있어야 사상이 있고, 사상에 기초해 정책과 노선을 제시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씨는 이어 "정책과 노선을 수립하기 위해 당과 전위조직이 있어야 한다"며 "전위조직은 항상 합법적 활동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합법적인 대중정당을 갖춰 혁명의 압도적 승리를 보장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RO는 전위조직으로, 대중정당은 진보당으로 보면 된다"고 정의했다.
이씨는 진보당 내에서 NL 계열이 당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했다.
이씨는 "(정당은) 합법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당권을 어떻게 잡느냐가 (NL 계열에)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며 "당권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목적과 방향성이 있어서 당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민중민주(PD) 계열은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도 있었지만 NL 계열은 모두 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세팅선거'가 가능해 지도부를 장악했다"고 NL 계열의 선전 이유를 분석했다.
세팅선거의 의미는 "누가 누구를 찍어라 이런 거다. 대표가 누구, 사무총장이 누구, 경기도당 위원장 누구다 이렇게 나왔는데 기호 몇 번이다 이런 식으로 정해진다는 것"이라며 "번호대로 투표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세팅선거다"라고 정의했다.
한편 이씨는 이석기(52) 의원이 당내 비례대표 경선에서 유리한 입지를 잡을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했다.
이씨는 "이 의원이 '2012년이 중요하다. 북에서는 강성대국 원년해로 선포했고 한국에선 대선 총선이 있어 정치적 격동기다'라고 얘기하며 NL 계열의 집권 방향과 지향점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NL 계열 내에서) 2012년 선거가 국회 원내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많이들 썼다"며 "당권회복운동 등을 펼친 결과 이 의원이 비례대표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와 함께 NL 계열 내에서 이 의원의 비중에 대해 "홍순석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이 '이석기는 남측 수령', '남측의 지도자는 이석기' 등의 표현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이 의원이 설립한 선거광고 대행사 'CN커뮤니케이션즈(CNC·현 CNP)'가 이 의원의 비례대표 후보 확정을 비롯해 당권장악을 위해 NL 계열의 표를 모두 관리해왔다고도 말했다.
또 심상정(59) 정의당 의원이 당시 이 의원의 비례대표 후보 당선을 두고 '보이지 않는 권력'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보이지 않는 권력이란) 경기동부 지지세력으로, 조직된 표로 보면 된다"고 정리했다.
한편 이날 법무부 측은 이씨에게 진보당 소속 중앙위원들의 명단을 제시하며 특정 인물이 NL 계열인지 여부에 대해 판단을 요구했다.
이에 진보당 측 대리인은 "명단을 펼쳐놓고 '이 사람은 NL, 이 사람은 PD'라고 진술하는 것은 전형적인 십자가 밟기이자 딱지 붙이기"라며 "명단 제시를 막아달라"고 항의했다.
이에 헌재는 명단 대신 구두로 이름을 거론할 것을 명했다.
진보당 측 대리인은 이에 대해서도 "한사람 한사람의 성향을 결론만 갖고 얘기하고 있다"며 "신문방식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헌재는 "중앙위원회 구성원들의 성향은 'NL 계열이 진보당을 장악했는지와 직결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씨는 진보당 이상규·오병윤 의원, 김승교·민병렬·유선희·정희성·최영권 최고위원, 안동섭 사무처장 등을 NL 계열로 분류했다.
이정희(45) 진보당 당대표에 대해서도 "2012년 대선 출마 선언문을 보면 NL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이날 이씨의 증언이 길어지면서 헌재가 잠시 휴정을 선언하자 방청을 위해 찾아든 진보당 지지자들이 차폐막 뒤에서 증언을 한 이씨에게 "얼굴을 공개하라. 국정원 프락치다"라며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씨는 이에 휴정 후 이어진 변론에서 "저 때문에 구속되고 감옥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미안하다"면서도 "국정원과의 관계를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RO 재판에서도 국정원 프락치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재판에 섰던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씨는 이 의원이 연루된 일명 '내란선동 사건' 1,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40여차례에 걸쳐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법무부 측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도 진보당을 '민족민주혁명정당(민혁당) 주사파 세력이 유지된 조직이자 폭력혁명을 추구하는 단체'로 규정했다.
김 위원은 "민혁당은 북한의 지령을 수신하고 북한과의 협의를 거쳐 활동했다"며 "마르크스식 폭력혁명이 (북한식 사회주의로 가는) 기본적 경로라는 의식을 갖고 있엇다"고 진술했다.
이어 "(민혁당이 해체된 후) 이 의원 등이 당시 중앙위원회를 찾아 민혁당 활동을 계속했다고 설득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들이 중심이 된) 민혁당 경기남부위원회가 조직을 한 번도 해체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김 위원은 또 "1995년 지방선거 당시 북한 밀입북을 통해 지원받은 40만여달러가 (선거자금으로) 쓰였다"고도 말했다.
또 진보당 노선인 '자주민주통일'에 대해서는 "자주, 민주, 평등은 일반적 보편적 가치지만 '자주민주통일'이라는 집합적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것은 북한의 '구국의 소리' 등 대남방송 영향이 결정적이었다"고 평했다.
김 위원은 아울러 "진보당이 진보세력을 자임하는 것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법무부 측 질문에 "진보세력은 사회정치영역에서 창조적인 뭔가를 추구하는 입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주사파는 폐쇄적이고 고루한 옛날식 이념과 노선정책에 집착하고 있다. 진보세력이라기보다는 수구세력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진보당 정당해산심판에 관해 "형사적·사법적 처리를 할 경우 (진보당 지지자들이) 자신들이 탄압받는다는 식으로 받아들여 지하에서 다시 뭉치는 등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많다"고 견해를 밝혔다.
다만 "일단 (진보당이) 사법적 판단 대상이 된 이상 폭력혁명을 추구하고 종북노선을 추구하는 정당을 보편적인 정당으로 판결할 경우 국민들과 광범위한 주사파, 진보당 일반 당원들에 잘못된 사인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며 정당해산을 지지하는 취지로 말했다.
김 위원은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입학해 고전연구회에 가입하며 본격적인 학생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김일성 주체사상을 소개하는 책인 '강철서신' 시리즈를 펴내는 등 '주사파의 대부'로 자리 잡았다.
1991년 북한을 방문하고 합법적 진보정당 건설에 주력하며 1992년 민혁당 창당을 주도했지만 1997년 스스로 민혁당을 해체한 바 있다.
이날 이 의원 지지자들은 증인신문을 마치고 나오는 김 위원에게도 "북한 인권 말고 남한 인권에나 신경쓰라"며 질타했다.
김 위원은 이에 "시대가 바뀌었는데 아직도 과거의 고루한 이념인 북한식 사회주의와 폭력혁명을 추구하는 것은 진정한 진보와 사회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증언을 결심한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