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부문 성과 리딩금융 탈환 가를 변수로 떠올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를 계기로 국내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신한과 KB금융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리딩금융’ 탈환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하는 가운데 그룹의 비(非)은행 부문 사업역량이 리딩금융 탈환을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각 사


13일 KB금융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체결 및 자회사 편입승인 안건’을 의결하고 푸르덴셜생명보험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최종 매매가액은 2조3400억으로 푸르덴셜생명 주가순자산비율(PBR) 0.78배 수준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은행 및 비은행을 아우르는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며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사들을 비교한 결과, 푸르덴셜생명의 내재가치는 국내 최상급 수준으로 최근 악화된 시장환경 속에서 타사 대비 더욱 안정적인 역량을 갖췄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계기로 리딩금융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경쟁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비은행 부문의 사업역량이 리딩금융을 수성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몇 년사이 비은행 부문의 성과가 업계 1위를 차지하는데 큰 변수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지난해 3조311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917억원 차이로 아쉽게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원인은 비은행 부문의 이익이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은 전년 대비 2.6%포인트 오른 34%인 반면, KB금융은 30.8%로 30%선을 겨우 넘었다. 

KB금융은 2017년 순이익 3조원을 달성하며 신한금융을 제치고 국내 1위 금융그룹에 올랐다. 그러나 신한금융이 2018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리딩금융 타이틀을 신한금융에 내주고 말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푸르덴셜생명이 거둔 순이익(1408억원)을 감안하면 KB금융이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신한금융도 올해부터 오렌지라이프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순이익을 반영하는 만큼 리딩금융 탈환을 둘러싼 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은행부문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비은행 부문 실적이 리딩금융 탈환을 가를 변수로 떠오른다. 지난해부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엄격해진 가운데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은행부문의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다.

한편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후 후에도 인위적 구조조정을 지양하고, KB금융과의 시너지 강화방안, 전산개발 등 주요과제를 선정해 이를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