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보복인사' 주장 반박, 지상파 생존위기 타개 뉴미디어 개발 시급

   
 
MBC가 교양제작국을 해체하는 등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대신 뉴미디어와 신사업발굴을 위한 조직은 대폭 강화했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은 지상파 시청율 감소와 광고급감 등에 대처하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MBC는 지난달말 교양제작국을 없애고, 해당조직과 인력을 외주 제작물을 관리하는 콘텐츠 제작국과 예능 1국 산하 제작4부로 분산배치했다. 이와함께 미래방송연구실, 통일방송 연구소, 뉴미디어국 등에 배치된 일부기자들도 교육발령조치를 받았다.

MBC측은 “지상파가 절체절명의 심각한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발굴과 경쟁력있는 포맷을 개발하지 않으면 고사될 수밖에 없다”면서 “방송을 잘하는 인력을 중심으로 미래 수익향상에 도움이 되는 신사업발굴을 위한 전문조직을 확충했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밀실 보복인사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교양제작국 해체와 관련인력의 후속인사는 밀실 보복인사”라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이어 “조직개편으로 새로 만들어진 조직들은 사측 마음에 들지 않는 기자들과 PD들을 솎아내고 배제하려는 도구”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인사에서 2005년 ‘PD수첩’에서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을 방송했던 한학수 교양제작국 PD가 신사옥개발센터로, PD수첩 팀장을 지낸 김환균PD는 경인지사로 발령받은 것을 문제삼았다. ‘광우병’을 제작했던 조능희 PD는 비제작부서로 배치된 점도 부각시켰다. 노조측은 이들에 대한 인사는 회사에 미운털이 박힌 인사에 대한 찍어내기라는 것이다.

회사측은 노조의 주장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노조가 거명한 PD외에 대규모인력들이 신사업부서에 배치됐다는 것이다. 특정인들만 인사발령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대로가면 지상파 방송의 생존마저 불투명한 위기속에서 방송을 잘아는 인력들이 수익성있는 뉴미디어발굴과 플랫폼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신사업발굴을 해야 하는데, 기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할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보복및 밀실인사를 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교양제작국이 해체돼도, 시사제작국에서 'PD수첩' 등을 제작하고 있다”면서 “정통 사회비판 프로그램 제작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없어진 교양제작국에선 그동안 '불만제로' 등 소비자고발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MBC스페셜, 휴먼 다큐 등을 제작, 방송해왔다. '불만제로'의 경우 최근 시청률 저조로 폐지된 바 있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KBS2TV '생생 정보통'과 SBS의 '생방송 투데이'에 비해 비해 시청율이 가장 낮은 점이 문제가 됐다. 노조측은 공익성후퇴, 공영방송 포기운운하며 비판했다.

하지만 미디어평론가들은 수명이 다한 프로그램을 폐지한 것에 대해 공익성 포기라고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시청률 경쟁에서 패한 프로그램을 정리한 것은 회사경영차원에서 합리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지상파광고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10여년전 3조원에 달했던 지상파 3사 광고매출은 최근 1조7000억~8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실시간 뉴스시청율도 급격히 감소하고, 대신 네이버 등 포털과 웹에서 원하는 시간대에 시청하는 경향도 급증하고 있다. 지상파는 여전히 실시간 광고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서 신사업발굴과 뉴미디어 개발이 화급한 현안이 되고 있다.

MBC의 이번 교양제작국 해체와 신사업조직확충은 미디어환경변화에 맞게 조직을 재편하고, 뉴미디어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보복인사, 밀실인사등의 노조주장은 한쪽만 보는 편향된 주장이라는 게 미디어비평가들의 주장이다. MBC노조야말로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조에 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가 강성노조와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공익성 공영성을 파괴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미디어펜=이의춘기자 jungle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