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혈장 치료제 두 축으로 나뉘어 개발
셀트리온·GC녹십자 등 하반기 임상 돌입
렘데시비르 치료제로써 한계성 지적돼
   
▲ /사진=셀트리온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인체 면역반응 원리를 활용한 '항체 치료제'와 완치자의 혈액으로 제제를 만드는 '혈장 치료제' 두 축으로 이뤄지고 있다. 

항체 치료제 개발 선두엔 셀트리온이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중화 항체를 선별해 세포주 개발에 성공했으며 최근 페럿(족제비)을 대상으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바이러스 역가가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개발이 계획대로 순항 중이며, 7월 인체 임상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변함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달 중에는 인체 임상에 쓰일 물질 생산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앞선 기자 간담회를 통해 "항체 치료제는 코로나19 항원에 대한 항체이므로 즉각 중화하는 효과를 낼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했을 때도 항체 반감기인 2~3주 정도 외부에서 들어오는 바이러스를 막아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개발 속도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살짝 앞선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항체치료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현재 뉴욕대학교 의과대학병원 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세더스-시나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첫 투약을 마쳤다. 

혈장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제약사는 대표적으로 GC녹십자, SK플라즈마 두 곳이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 있는 단백질 성분을 원료로 만드는 혈액 제제이기 때문에 항체 치료제, 약물 재창출, 신약 등 다른 치료제 보다 개발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혈액제제를 다른 환자에게 수혈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더 잘 싸울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GC녹십자와 SK플라즈마는 혈액 속 면역 단백질만 분리해 치료제로 생산하는 면역글로불린제제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 속도는 더욱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는 다음달 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며 개발 된 혈장 치료제는 전면 무상으로 공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두 기업은 그간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최근 정부가 혈액 확보 지원에 나서면서 이 같은 고비는 넘길 것으로 보인다. SK플라즈마는 "그간 완치자 혈액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와서 개발 진척 정도를 밝힐 상황은 아니다"며 "혈액 기부자가 늘어나도 전부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렘데시비르'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진행한 임상연구결과를 두고 아시아인에게 효과가 있냐 없냐를 두고 설왕설래다.

해당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회복 기간을 단축한다고 보고됐으나 아시아 인종만 따로 보면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 신종플루 치료제 아비간 등은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렘데시비르는 지난달 미국의 긴급 승인 조치에 이어 국내에서도 특례수입 품목으로 허가되면서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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