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동안 한국일보에 몸담았던 기자 정재용(60)이 쓴 책 '니가 기자냐'는 기자 수난시대를 사는 후배 기자들, 기자가 되길 희망하는 지망생, 기자를 바라보는 국민들을 향한 기자 설명서다.

기자는 우리 사회의 '대접받는' 인기직종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기자들의 수난시대이자 동시에 기자들오 넘쳐 나는 융성시대이다.

여전히 인기직종이긴 하지만 급변하는 언론환경 속에 종이신문의 침체와 함께 기자도 구조조정의 대상의 되고 있고, 또한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 '기레기(기자 쓰레기)'라는 말로 조롱받기도 한다.

인터넷과 SNS의 확산으로 기자가 쓰는 글의 영향력은 곧바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기자들에게 기사를 쓰기 쉽게 만들어 "날로 먹는다"는 핀잔을 듣게 하기도 한다.

수많은 인터넷 매체의 등장으로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기자 수도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수적 팽창은 부작용을 빚기도 한다. 때문에 지금 우리 사회는 정확한 글을 쓰는 기자, 딸깍발이 기개를 가진 기자, 비리와 불의를 파헤치는 용기 있는 기자를 갈망하고 있다.

'니가 기자냐'라는 다소 도발적인 책 제목은 그래서 역설이며, 부정이 아니라 긍정의 화법이다.

기자가 누구이며 어떻게 취재하며,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내면과 이면에 대한 물음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의도된 오보다. 의도된 오보는 목적을 가지고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이는 불손한 의도만큼이나 부작용이 심대하다."(227쪽)

"요약하면 기자는 먼저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보고 읽고 들어, 그 변화가 사회에 어떤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분석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신문기자는 거리의 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270쪽)

책은 철저히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엮었다. 기자라면 가장 많은 추억이 있는 수습기자와 사건기자 시절의 경험들을 비롯해 특종과 낙종을 오가면서 마감 시간에 쫓기는 기자들의 애환과 보람, 기자들의 일상, 기사 심의로 본 글쓰기 요지경 등을 통해 바람직한 기자상을 제시한다.

한국일보를 나와 대학교 홍보실장으로 8년간 재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언론 밖에서 바라보는 기자들의 모습도 전한다.

저자는 "언론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조언도 하고, 충고도 하다 보니 일천한 경험이지만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언론계 후배들과 언론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