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지혜·진리 고스란히…인생의 나침반 등대 역할 톡톡

<서울대 권장도서로 인문고전 100선 읽기>에서 배우는 독서경영-저자 : 최효찬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 전형구 전박사의 독서경영연구소장
“일리아스에서 당시선까지”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생각을 키우고 내일을 바꾸는 인문고전의 힘을 전하고자 한다. 인문학이 중요하다는 말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문학이 살아야 학문이 발전한다는 소리 역시 늘 들어왔던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은 인문학의 위기라 말하고 있다.

수험생, 대학생, 직장인 누구라 할 것 없이 입시나 취업, 직장에서 살아남기에 급급해 책 한 권을 읽을 여유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서울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엄선한 인문고전 100권을 선정해 발표하였다. 또한 2015년도부터 고등학교에서 ‘고전’을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이 신설되어 인문학 살리기에 일조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 시리즈는 오늘을 사는 젊은이라면 꼭 읽어야 할 인문고전 목록 100선을 선정해 발표한 것이다. 고대와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 순으로 목록을 소개해 인문고전이 발전한 역사의 흐름을 읽고 지적 전통과 계보를 통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은 시리즈 세 권 중 첫 번째 책으로 현재 <매경이코노미>에 매주 연재하는 글을 더욱 풍성하게 엮어서 정리하였다. 이 시리즈 1권은 바로 축의 시대를 이끈 고전들을 다룬다. 호메로스의 작품부터 『주역』이나 『우파니샤드』 등은 이른바 축의 시대를 뒷받침하는 위대한 고전들이자, 인류의 지혜요 진리의 원형을 담고 있는 책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은 인문고전을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길을 터주는 작은 오솔길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시리즈는 단순한 요약서나 해설서에 그치지 않고 원문에 충실한 책 소개와 함께 핵심 전달을 목적으로 기술되고 있다. 그렇기에 기본서로서 전통을 잃지 않으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를 잘 정리해 주고 있다.

각 작품마다 여러 번역서나 출판물 가운데 저자가 직접 읽고 가려 뽑은 ‘추천할 만할 책’을 별면에 제시하고 있어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어려움을 겪는 독자들에게 선책의 폭을 좁혀주고 있다. 또한 적절한 원문의 인용으로 시간이 부족해 100선을 모두 읽기에 버거운 독자에게도 원문 읽기의 맛을 제공해 주고 있다.

서구 문학의 원형으로 꼽히는 호메로스(기원전 800~750?)의 서사시 『일리아스(Ilias)』의 주제는 바로 분노이다. 인류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이나 정의 등과 같은 보편적인 가치를 주제로 삼지 않고 뜻밖에도 무시무시한 ‘분노로 인한 복수’를 주제로 삼았다. 어쩌면 여기서 서구 정복 역사의 정신적 기원이 비롯되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 <위기의 순간 분노하는 영웅이 필요하다 : 『일리아스』> 중에서

『일리아스』가 아킬레우스를 주인공으로 트로이 전쟁의 경과와 그리스군의 승리를 노래한다면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를 주인공으로 트로이 전쟁이 긑난 뒤 귀향하기가지 겪은 온갖 모험과 재회의 여정을 그린다. 즉 『오디세이아』는 『일리아스』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오디세이아』는 『일리아스』와 마찬가지로 24권의 서사시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의 귀향 소식을 찾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 <오디세우스, 지혜로운 사람의 원형이 되다 : 『오디세이아』> 중에서

『주역』은 점서에서 시작했지만 주희(중국 송나라의 유학자, 주자라고도 한다)의 표현을 빌면 경전 중의 경전으로 꼽힌다. 『주역』은 경(經)과 전(傳)으로 구분된다. 경은 괘사와 효사, 전은 경을 보총한 해설서로 「십익(十翼; 단전 상하, 상사 상하, 계사전 상하, 설괘전, 문언전, 서괘전, 잡괘전)」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64괘의 괘사와 384효의 효사가 담긴 경문을 비롯해 64괘사를 부연 설명하는 「단전」, 괘의 상과 효의 상을 부연하는 「상사」, 공자가 『주역』을 해석한 「계사전」 등이 핵심이다. - <나를 돌보고 나라를 살피는 동양 최초의 처세서 : 『주역』> 중에서

기원전 1000년경부터 기원전 500년 공자에 이르러 500년에 걸쳐 완성된 『주역』과 마찬가지로 『우파니새드』 도한 500년에 걸쳐 완성된 수많은 현자들의 공동 작품이다. 『우파니샤드』의 작자는 대부분 미상이나 일부는 아루니, 아즈나발키야, 발라키, 스베타케투, 산딜리야 같은 인도 현자의 작품으로 여겨진다. ‘우파니샤드’의 어원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비밀스러운 가르침’이라는 듯으로 책은 현자와 제자 사이의 대화가 주 내용을 이룬다. - <인도의 정신과 문화를 지배한 죽음의 서사시 : 『우파니샤드』> 중에서

그리스 신화는 인격화된 신들의 사랑 이야기가 주축이지만 그 기저에는 ‘복수와 저주’라는 주제를 다룬다. 또 다른 핵심은 신들과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다. 자유로운 성적 환상의 모든 원형은 그리스 신화에서 발견할 수 있다. 상상을 뛰어넘는 온갖 성적 금기가 거리낌 없이 묘사된다. 말하자면 그리스 신화는 신들과 인간들이 벌이는 복수와 저주에 얽인 ‘욕망의 판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 <잔혹한 신화에 감춰진 전쟁의 역사 : 『그리스 로마신화』> 중에서

그리스 비극은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전에서 승리한 그리스의 상황을 반영한다. 이때가 아테네 문화의 절정이면서 동시에 하락의 시기가 찾아온다. 이러한 시대의 조류 속에서 세 명의 위대한 비극작가가 탄생했다. 이들이 쓴 작품은 300여 편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가지 전해지는 것은 33편에 불과하다.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 이렇게 적었다.
 

“페르시아 전쟁을 수행했던 민족은 필요 불가결한 건강 회복의 음료수로서 비극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 <깊은 슬픔이 인간을 합리적인 삶으로 이끈다 : 『그리스 비극』> 중에서

『아함경』은 상담심리학자나 교육학자에게도 모범적인 텍스트로 통한다. 붓다는 실제로 상담을 잘했다. 「중아함경」에 나타난 붓다의 상담기법으로 먼저 지지와 격려를 꼽을 수 있다. 붓다는 “착하고 착하다. 그렇고 그렇다”를 반복해서 말해준다.

또 ‘이름 불러주기’도 자주 등장한다. 요즘에도 성공하려면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라는 말이 있는데 붓다는 그 방면에 선구자였다. 요즘으로 치면 심리상담의 대가이다. - <탁월한 설득 방법으로 제자를 만든 붓다 : 『아함경』> 중에서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목격한 플라톤은 철인에 의한 통치를 주창하며 그의 뒤를 이어 최고의 통치인 선의 이데아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마치 춘추전국시대의 공자나 그 이후 패도가 극심했던 전국시대에 맹자가 ‘인정(仁政)’을 펼쳐야 한다면 왕도정치를 유세하고 다닐 때와 비슷하다. 비슷한 시대를 산 플라톤과 맹자는 폭력과 악이 난무할 때 성선설과 왕도정치, 올바른 삶과 정의, 철인에 의한 이상국가를 주창했다. - <나는 그리고 우리는 무엇으로 기억될까? : 플라톤의 『국가론』> 중에서

부시언지(賦詩言志)라는 말이 있다. 중국인의 문화전통 가운데 『시경』의 시 한 구절을 읊어서 넌지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관행을 뜻한다. 여기에는 시를 통치의 보조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관념이 숨어 있다. 시를 짓는 것은 당대에 과거시험의 필수과목이며 관리와 교양인의 자질이자 덕목이었다. 시를 짓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면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여겼다. - <나라를 다스리려면 무릇 시인이 되어야 한다 : 『당시선』> 중에서 /전형구 독서경영연구소장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인문고전의 위기를 논하고 중요성을 역설하지만 막상 인문고전을 읽는 사람은 별로 없다. 책 읽기조차 일상에서 멀어지고 있는 현실이지만 반드시 전해져야 하는 가치만은 이어가야 할 것이다. 인문고전의 중요성은 수천 년 전에 기록되어진 내용이 오늘날에 와서도 적용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정치, 경제, 사회, 정신세계까지 인문고전의 내용이 법이 되고, 길이 되고, 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인문고전을 반드시 읽어야 된다고 강조되고 있다.

본인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문고전을 읽으려고 노력 중이며, 반드시 한 달에 한 권 정도는 인문고전을 읽어보도록 권하고 있다. 인생의 바른 길을 안내해 주는 인문고전이 자동차의 내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나긴 인생의 여정을 가야되는 우리의 삶 속에서 인문고전이 내비게이션이요, 나침반이요, 등대가 되어줄 것이다. 늘 손에 잡힐 수 있는 곳에 인문고전을 두고 틈틈이 삶의 지혜를 얻기 바란다.